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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럼 빌리지

Waves Are Water. -Thich Nhat Hanh-



[워킹메디테이션 중에 잠시 쉬는 시간 - 좌측 맨 앞쪽에 틱낫한 스님이 계신다]


틱낫한 스님의 책 중에서 제목으로 가장 가슴에 와 닿은 것은

아마도  No Death, No Fear 였던것 같다.

 

요즘 내가 공을 들이는 생명이 있다.

우리집에서 기르는 금붕어.

 

내가 산 것도 아니고 아주 오래 전부터 거실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낯설던 금붕어에게 이름도 지어주고 먹이도 주다보니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리고 뜻모를 대화도 나누고..

물론 이 녀석은 먹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지만 가끔씩 그 생명을 통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요즘 이 녀석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마음 한구석에 두려움이 싹트기 시작했다. 나는 우리집 어항에서 속절없이 죽어간 많은 물고기들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의 금붕어 역시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공포와 그 순간에 내가 들인 애정만큼 내가 슬퍼해야만 한다는 고민이었다. 그리고 그 고민이 시간이 갈수록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그래서 결국 나는 금붕어를 보면서 자그만 생명을 느끼며 죽음의 그림자 또한 같이 보아야 했다..

 

그러한 때에 틱낫한 스님의 No Death, No Fear 를 다시금 펼쳐보게 되었다.

[휴식 시간에 담소를 나누는 여자스님] 



파도는 곧 물이다.

 

힘차게 일어서는 파도들, 파도는 사그러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그것을 보는 우리의 생각일 뿐이다. 파도는 곧 물이며, 물은 곧 파도인 것이다. 우리가 파도라는 생각에 갇혀 파도만을 쳐다보면 파도는 사멸하는 것이고 한번 지나간 파도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파도는 언제나 물이었고 그 물이 다시 파도가 되는 것이다.

-틱낫한 No Fear, No Death 중에서- 

 

우리의 존재도 이와같지 않을까?. 금붕어의 생명만이 생명이 아니며 우리는 물보라처럼 일어나는 한낱 신기루와 같거늘 왜 그토록 많은 생각 때문에 힘들어하고 기뻐하는 것을까?

그리고 이러한 것을 알고 느끼면서도 바로 내가 다가서는 오늘과 내일의 삶은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일까? ....

 

명상적인 언어와 휴식같은 사유를 갖추고서도 다시금 앞의 명상과 휴식은 빼버린체 언어와 사유에 빠져 다시금 세상적인 고민에 사로잡히는 우리 정신의 매커니즘에는 무엇이 문제일까.

 

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 같은데 잡을 수 없기에 생기는 공포와 두려움을 잘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