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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친절한 KBS, MB 라디오연설 TV로 중계한다

조금 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TV에 나온다고합니다. 그가 임기 초부터 꾸준히 해왔던 방송, 대통령 주례연설이 오늘로서 100회가 되었고,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 KBS가 라디오연설을 TV로 녹화 중계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방송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출연하였던 대통령이 또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어릴 적 기억으로 뉴스만 켜면 대통령 동정 소식이 메인으로 걸렸던 국사독재만큼은 아니지만 직접 자신의 육성을 전파를 통해 정기적으로 방송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기념하여 TV 정규 방송 시간에 100회 특집을 하고 심지어는 여자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민과의 대화까지 나눈다고 하니 KBS에서 무척이나 공을 많이 들인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KBS 새노조]




▲ 라디오주례연설 100회가 기념할 만한 것인가?


100 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상징성은 큽니다. 사람도 백살이 넘으면 존경이 대상이 되곤 합니다. 왜냐하면 삶이 어찌했던 간에 천수를 누리는 사람은 최소한 자기 몸과 마음을 잘 관리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연인 사이에도 만난 지 '100일'하여 선물을 주고 받고 특별한 날로 보내곤 합니다. 


그런데 오늘 한다는 '제100회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연설-희망,국민과의 대화'는 다소 벌쭘한 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KBS 라디오로 방송되어왔던 이 방송을 지금까지 몇명이나 들었을 것이냐는 것과 100회를 하면서 우여곡절과 어려움이 있었냐는 점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청취율은 높지 않았고, 우여곡절과 어려움은 이 방송 자체가 합당한 지에 대한 논란과 411 총선을 앞두고 집권당의 대통령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례연설을 하는 것이 선거법에 위반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질의

(중략)

2. KBS 1라디오가 자체적으로 편성하고 있는 대통령 주례연설은 선거기간 중 「공직선거법」의 어떠한 적용을 받게 되고 공식선거운동기간 중에 편성될 경우 「공직선거법」이 적용되는지 여부

※현행 대통령 방송연설편성계획에 따르면선거운동기간인 5.31()에도 편성될 예정임 (2010.3.17. 한국방송공사 사장 질의)

답변

2. 문 2에 대하여

귀문의 경우 정부의 정책이 정당 후보자간 선거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기간에 대통령이 정부정책에 대한 방송연설을 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자제되어야 할 것임. (2010.3.25.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회답)

[출처 : KBS 새노조]






▲ 선관위의 방송 자제 권고는?


이에 대해 선관위는 대통령의 주례연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방송 자제를 권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100회까지 달여온 것입니다. 이것이 대통령 주례연설이 100회까지 온 것에 대한 특별히 기념할만한 명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 KBS 새노조의 주장은


이것말고도 또 있습니다 올해 있었던 김인규 사장 퇴진과 언론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싸웠던 KBS 새노조가 파업을 종료하면서 사측과 나누었던 협의 중에는 대통령 주례연설 폐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 대선 당시 방송전략실장으로 있었던 김인규 사장은 언론의 중립성 측면에서 KBS 사장으로 부적절하다는 판단과 현 정부 들어 KBS의 공정성은 심하게 후퇴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입니다. 


KBS 새노조는 대통령주례연설이 방송의 공정성에 있어서 걸림돌이라 생각하였고, 폐지를 주장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성대한 100회 특집 TV를 중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과는 어떠한 반대와 폐지 주장에도 꿋꿋하게 지켜왔다는 것입니다. 





▲ 친절함 또는 충성심? 


대통령 주례연설과 같이 공적인 보도 영역을 가지고 100회를 기념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고정 뉴스나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100회를 맞았다고 하여 라디오 영역에서 TV로 넘어와 방송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예외적인 일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친절하거나 충성스러운 KBS의 과잉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 대통령이 100회 특집에 나와 무슨 말을 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목만으로 봐서는 '희망'을 이야기할 것 같은데 이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 '희망'의 가짓 수가 몇개나 될 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언론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우리나라에는 양대 방송사가 있었습니다. MBC와 KBS, 언론의 공정성 문제로 올해 들어 최고의 이슈가 거리가 되고 있는 MBC는 논란과 화제(?) 속에 망가져가고 있고, 조용한 KBS는 대통령주례연설 100회 특집이나 준비하면서 국가 기간 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송은 정권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할 때 그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언론은 정권의 잘못한 부분을 가감없이 비판하고 공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언론의 사회 감시 기능이 온전해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것입니다. 


요즘 통합과 화해를 이야기하며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이 만연한 것 같은데 언론과 정권은 사이가 나뻐야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국민들이 깨달을 때, 제대로된 언론의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