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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17 어느 노인의 슬픈 밥그릇 (21)

요즘 샐러리맨들에게는 자율배식 식당이 인기랍니다. 훌쩍 올라버린 물가에 직장인들 점심가격 역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습니다. 소위 잘나가는 동네들은 만원 안팎이고 다른 곳도 최소한 6,000원 이상의 점심 한끼값을 지불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칠팔천원의 점심값을 써도 그다지 훌륭한 밥을 먹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양도 적고 맛도 그다지 내세울만 하지 못하다는 것이죠. 




<손가락 꾹><추천 꾹>






▲ 얇아진 주머니, 자율배식 식당으로 몰린다

그래서 구내 또는 대형 자율식당을 찾게되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가격이 착하고 음식 양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기밥 하나 추가하면 1,000원을 더 받는데 자율배식 식당의 원하는 만큼 담을 수 있는 제도는 매력인 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사람을 신뢰할 수 없는 시대에는 청결상태도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이 하는 조그만 식당의 경우 주방에서 어떻게 음식을 만드는지 알길이 없지만 자율식당의 경우 조리사가 배치되어 있고 위생조건을 지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양심적인 식당의 주방은 대형조리시설보다 더 깨끗할 수도 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식당에서 폭탄(?)을 맞기 보다 맛은 평범하지만 자율배식 식당의 가격과 양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율배식 식당의 강세는 무엇보다도 샐러리맨들의 얇아진 주머니 사정 탓이 주된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자율식당에는 샐러리맨 뿐만 아니라 주변에 사시는 분들 역시 와서 드시는 듯 합니다. 소규모 가정의 경우 집에서 밥과 반찬을 차리는 경우보다 매식을 하는 것이 훨씬 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대형화 되고 자본에 종속되다 보니 한두개 구입하는 가격은 비싸고 프렌차이즈 식당처럼 재료를 대량 구매했을 경우에만 가격 경쟁력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출처 : 서울경제]




▲ 시장 바구니의 낮아진 가격 경쟁력

대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주장했던 대통령이 있었는데 그가 주장했던 이른 바 '낙수효과'라는 경제용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차츰 드러나고 있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을 믿고 대통령을 시켰으니 국민 살림살이가 나아질 리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제가 시내에 갔다가 점심 시간을 놓쳐서 건물 안에 있던 자율배식 식당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공공기관의 자율식당이라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도 상당히 훌륭하였습니다. 점심 시간이 지나가고 1시 30분 정도 입장하게 되었는데 자율식당은 보통 11시~2시까지 영업을 하더군요.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생각하며 열심히 점심 식사를 즐겼습니다. 약속시간이 2시라서 기달릴 필요없이 제가 음식을 담아서 먹으니 시간도 충분하였습니다. 식당이 거의 파장 분위기가 손님은 몇명 없었습니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식당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과 남자직원이 어떤 할아버지가 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 앞에서 서서 언성이 높아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돈을 안내고 식사를 하시나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남는 음식을 담아가려고 집에서 '반찬통'을 가져왔던 것입니다. 




▲ 남는 반찬을 담아가려는 노인

부페 식당에서 간혹 비닐봉투에 음식을 싸가는 아줌마는 보았어도 할아버지가 자율배식 식당의 반찬을 싸가려는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난감하고 창피한 모습이었고 식당 관리자는 '반찬통'을 빼앗아 주방에 가져다가 안에 들어 있던 음식을 처리한 다음에 빈 용기를 할아버지에게 갖다주더군요.


식당 구석에 앉아서 혼자 식사를 하던 할아버지는 빈 반찬통을 받아들고 사라졌습니다. 점심 식사나 제대로 하고 자리를 떳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보는 사람도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먹을 만큼만 자기 식판에 음식을 담아서 식사를 하는 자율식당 입장에서 보면 음식을 담아 집으로 가져가는 행위는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얼마나 할아버지의 삶이 여유롭지 못하면 남는 반찬을 싸가려고 했을까라는 측은지심이 더 앞섰습니다. 


이러한 경우 식당을 욕할 수도 없고 할아버지를 비난만 할 수는 없습니다. 배가 고파서 빵을 훔친 장발장을 우리는 도둑놈이라고 무조건 욕하진 않습니다. '3일만 굶으면 성인이 없다'고 사람에게 기본적인 '밥'이 해결되지 않으면 멀쩡한 사람도 도둑이 될 수 있습니다. 







▲ 복지는 자본주의 최소한의 보험이다

그래서 최약계층에 대한 기본적인 '복지'제도가 안정되어 있어야 정상적인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자율배식 식당의 할아버지는 본인 생각에 남는 음식으로 생각되어지는 반찬을 몰래 담아가려는 것이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면 남의 것을 빼앗을 수도 있고 그렇게되면 빼앗긴 '남'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질서'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복지'는 사회를 지키는 최소한의 보험이라고 합니다. 경쟁에 촛점을 맞춤 자본주의는 낙오자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도리어 100개 가진 사람이 1개 가진 사람의 마지막 남은 것까지 빼앗아야 경쟁이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복지'를 불순한 생각이라고 매도하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애국자도 아니고 반공주의자도 아닌 그저 나쁘거나 멍청한 사람들입니다. 


MB 정부에서 노인 및 취약계층에 대한 예산은 삭감되었습니다. 



오늘도 어쩌면 어디선가 빈 반찬통을 가방에 숨기고서 자율배식 식당에서 남는 반찬을 담으려는 노인 분들 계실 듯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런 분들은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Posted by 나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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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 2013.10.17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못본척 놔두지... 참 매정하다 싶네요.
    사람 사는 세상은 순환의 연속 같아요. 내가 언제 그럴 처지가 될지... 어찌 알겠어요.

  2. 수미 2013.10.17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아픕니다..그분들의 삶이..그리고 안타까운 분들의 마음을 공감하지못하는 비정한 사람들이..
    얼마나 무안하고..살아온 삶이 한스러우셨을까요..
    무턱대고 돕자는것이 아니라..정말 최소한의 복지..인간다운삶을 영위할수있도록 하는 복지는 꼭 필요한거같습니다

  3. 나비 2013.10.17 1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기 아파트도 있고, 거지가 아닌데도, 나이드신 분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다양성을 고려해본다면, 윗글은 너무 글쓴이의 감상에만 치우친 글이 될 수 있습니다.

  4. 데이지 2013.10.17 1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매정하네요ㅠ새로퍼가서 싸가는것고아니고 드시다남은것을싸가는건데 어차피버릴음식 식당에서도남은음식은 포장해갈수잇는데말이예요ㅠ 할아버지 그날 식사나 제대로 하셨을지ㅠ 일부러 조금만 드시고 남겨두었다 저녁식사하시려고한것은 아니였는지 에휴ㅠㅠ

  5. 미니미니 2013.10.17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부턴그러지마시라하고좋게말씀하시지 ..굳이그걸빼앗아음식물쓰레기로만드는식당관계자분..좀너무하시다는생각이드네요..오죽하셨으면그랬을까..2시까지영업이라면서남은음식들은어차피폐기하실것아닙니까?남은음식가져가려고마음껏드시지도못하셨을텐데..더싸줘도모자랄판에..마음이아프네요

  6. 도롤 2013.10.17 2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요즘 힘드신 분들이 많긴하지만 글쓴이는 너무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혼자 추측하시는건 아닌가요? 감정이 개입되면 상황을 치우쳐서 생각하기 쉽죠. 글쓴이분이 30분만 보고 모든 사실을 다 알 수는 없어요. 아무튼 밥 굶는 분은 없었으면 합니다.

  7. 은정 2013.10.17 2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그분이 어떤 의도에서ㅇ그러셨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음식이 필요해서일거라 생각됩니다. 내 세금.. 다 그런 어려운 분들을 위해 내는건데, 쓰잘데기없는 땅파기, 물막이, 새당 월급등에 사용됐다고 생각하니 속쓰리기 그지없습니다.

  8. 제이 2013.10.17 2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따위 세상을 만든 이명박 개호로 색히~!!!

    너는 꼭 지옥에 갈꺼다.

  9. agajuju 2013.10.18 0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걍두지. 꼭 나이드신분을 창피를 줘야 했을까요?? 그분들이라고 왜 모르겠어요. 너무 마음이 착찹하네요

  10. ;; 2013.10.18 04: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아버지는 남은 음식?을 싸가면 요긴하게 쓰겠지만 업주입장에서 한 번 봐주면 또 하게 되고 다른 사람 부추기는 꼴도 되고 업장 밖으로 가지고 나간 음식에 대한 위생 문제도 있고 해서 제재를 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학교같은 단체급식 장소에서도 원칙적으로는 남는 음식 외부반출 못하게 되어 있잖아요.
    각자의 처지가 있으니 그런 일이 생기나 봅니다.

  11. BlogIcon 글쎄요 2013.10.18 0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먹을 만큼 먹고 일어서는 자율배식 식당에서 남는 반찬을 싸가려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절도 비슷한 행위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 노인분이 정말 반찬 약간이 아쉬운 분이었는지 사는 만큼 사는 분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가 됐든 정해진 룰과 양식을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온정 찾고 온정 기대하느라 여기저기서 볼썽사나운 모습 많이 봅니다. 배고프면 다 용서됩니까.

  12. Favicon of http://blog.s1.co.kr BlogIcon 호호양 2013.10.18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사연을 접하게 되면 참 마음이 아프네요.
    할아버지도 안 되셨고, 가게 입장도 이해가 되고 말이죠.
    이런 할아버지들이 생기지 않도록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야할 것 같아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13. Favicon of https://npsp.tistory.com BlogIcon 갈_라 2013.10.18 0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식당가서 밥먹고 싶지는 않네요.

  14. 2013.10.18 2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5. 연습장 2013.10.18 2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쩌면 상습범일지도 모르죠.

  16. ㅅㅇㅅ 2013.10.19 1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업주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당연히 제한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첨부터 빈용기를 챙기셨다는건 이미 가져가시려고 생각하고 오신건데 소란스러워졌다는거 자체가 할아버지도 안된다고 말씀드렸을때 바로 수긍하지않으셨던거 같네요 이런분들이 많아지면 자율배식이 어려워지지않을까요

  17. ㄱㄴㄷ 2013.10.28 2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부모님도 오랜기간 조리사로 학교식당과 회사구내식당 등에서 일해오셨는데요 음식 싸가는거... 여러가지 문제가 있죠 하지만 분명한건 자율배식이나 급식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잔반이 언제나 일정량 이상 남거든요 여러가지 이유로 이런 잔반을 외부로 반출하는건 금지되어있어서 무조건 음식물 소각장으로 보내진대요 전에는 고아원이나 기타 시설에 보내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엔 그쪽에서도 이런 류의 기부?가 워낙 넘쳐나서 받아주는 곳을 찾기도 힘들다네요 어차피 누군가의 일용할 양식이 아니라면 그저 처치곤란 쓰레기인데 이 업주분이 마음을 좀더 좋게 쓰셨다면 그자리에서 멀쩡한 음식 뺏어다 쓰레기로 만들 것이 아니라 조용히 다음번에 오실때엔 영업시간 끝트머리 쯔음 맞춰서 오시라 일러드리고 그 시간대에 남은 음식을 좀 챙겨주셨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할아버지의 형편이 어떻고 형평성은 어떻고 이런걸 떠나서 더 좋은 방법도 있었을텐데 이 글의 업주분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18. 2013.11.14 0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이네요.. 저도 길에서 폐지주우시고.. 추운날거리장사에.. 아픈몸을이끌고 다니시는 노인분들보면.. 넘 마음이아픕니다. 정말 복지또한 부자들의 사치일뿐인듯..

  19. 워시번 2013.11.17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아프네요 이런현실 이런세상에 살고있는 것이 나만행복한게 진정행복일까요?

  20. BlogIcon 현재 수리중 2014.11.17 0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율 식당 많아지는 거 좋은 현상이죠. 원하는 음식만 먹을 만큼 먹고 지불하는 거 합리적이죠. 저 할아버지 경우엔 주인이 좀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네요. 다른 사람들도 빈통 들고 오는거 염려되시면 주의만 몇번 드리지 사람 무안하게 통에 든 걸 도로 비우는 건 야박하게 보이네요. 아파 누워계신 할머니 드리려고 혹은 다음 끼니 챙기사려고 그럴수도 있고. 사회 약자들에겐 좀 너그럽게 처신할 필요가 있어요. 이건 어떡해 된건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 모두 언젠가는 노인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