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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 인기, 언제까지 가능할까?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한국화장품 회사가 아니라 Made in Korea를 의미) 인기가 대박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반영하여 국내 증시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화장품제조, 코리아나 등의 주가는 기업 가치 대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국화장품 제조 2015년 주가 변동 상황 출처 : 다음증권]




위의 자료는 '한국화장품제조'라는 회사의 주식 그래프입니다. 2015년 7,500원 하던 주가가 불과 2개월만에 4배 가까이 치솟았던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보통 단기간에 30%의 수익율만 올려도 전문가 소리를 듣는 주식판에서 단기 4배 폭등은 대단한 상승세입니다)


주식은 현재 기업 가치가 아니라 미래의 기업 가치를 반영한다고 보았을 때 국내 화장품 제조사들의 주가는 상당히 오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산 화장품이 잘 팔린 것을 반영했다고 본다면 적정 주가를 판가름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시진핑 주석 부인이 사용한다고 소문이 나면서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후' 출처 : 홈페이지 캡처]





▲ 한국제 화장품 대박의 진원지, 중국

이와같은 화장품 관련 주가 폭등의 진원지는 바로 중국입니다. 5~6년 전부터 한국 화장품 제품들은 중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중국 백화점 1층 매장에 한국 브랜드 제품이 랑콤, SK2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해왔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화장품 주가까지 몇 배수 폭등을 하며 한국제 화장품 열풍을 실감하게 된 것은 중국 사람들이 한국의 화장품을 직접 사러 나선 시점부터입니다. 요우커들이 (중국 관광객) 이 한국에 와서 화장품 매장을 싹쓸이 해 간다는 것은 이미 작년 TV 뉴스 등에 자주 등장했던 메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장에서 화장품 중국 대박을 느끼는 것은 보따리 장수 (일명 따이공)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무차별적으로 화장품을 대량 구매해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국내 화장품 대기업 에피소드인데 국내는 대부분 대리점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제품을 지역 또는 채널별 대리점을 두고 그들에게 판매를 일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한 대리점의 매출이 갑자기 급성장 했더라는 것입니다. 하도 신기해서 본사 차원의 조사가 있었는데 그 대리점이 자기 관할 지역이 아닌 중국 개인 상인들한테 제품을 팔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판매량이 너무나 거대해서 해당 대기업은 대리점에게 해외 판매를 중지시키고 직접 중국 진출 영업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국 그 대기업은 중국에서 대박이 났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불과 일이년 새의 일입니다. 그 이후에 수 많은 중국 상인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구미에 맞는 한국 화장품 제품을 구매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유통 기한 지난 것까지 싹쓸이해가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니 인기가 대단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





[중국에서 제품이 없어 못 판다는 오르시아 앰플 출처 티몰]





▲ 화장품 회사 모두 돈 벌고 있을까? 

그렇다면 한국 화장품 제조사들이 모두 돈을 벌고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대답은 YES 또는 NO 모두 맞다고 합니다. 한국 화장품 중국 수출에 있어서도 양극화는 심하다고 합니다. 결국 소수의 몇몇 기업들은 대단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대부분은 중국 시장에 진출조차 못하거나 진출했다고 해도 그냥 손가락 빨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히트 한국 브랜드는 설화수가 가장 대표적이고, 중국 국가 주석에서 선물하여 유명해진 '후'브랜드 제품도 강세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마유 크림은 중국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대박 상품 대열에 올랐고 리더스, 잇츠스킨, SNP, 오르시아 등의 제품은 여전히 제품만 있으면 언제든지 중국 사람이 현금 주고 바로 사가는 대표 브랜드라고 합니다 .





[중국 인터넷몰에서 고가에 팔리고 있는 한방 화장품 설화수 제품 출처 : 티몰]





중국에서의 한국 화장품 대박 행진은 언제까지 갈까요? 사실 지금이 꼭지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예전 우리네 어머니 세대가 일본에 가서 '보온밥통' 사오는 것이 유행이었던 것처럼 현재 중국은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한국 주부들이 일본 여행가서 밥통 사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도리어 지금은 한국이 보온밥통 강국이 되어있는 것이구요. 어쩌면 지금의 한국 화장품 강세는 일본의 보온밥통처럼 언젠가는 사그러들 것입니다. 그것이 앞으로 5년이 가느냐 1년 만에 끝나느냐는 화장품 회사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고 보구요.


중국은 생각보다 규제가 많은 나라입니다. 또한 광고비가 우리나라 대비 10배 넘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의 연예인들이 왜 기를 쓰고 중국에 가려는가 하면 한국에서 받는 출연효보다 몇 배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노력으로 더 많은 수익을 누릴 수 있다면 당연히 중국행을 노리는 것이 맞을 테니까요.  


그리고 중국에서 화장품을 팔려면 위생부 허가라는 것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이것 없이 그냥 보따리(따이공) 상인이 사가서 파는 제품은 모두 중국 내에서는 불법 제품입니다. 그래서 국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입니다. 규제와 고비용이 이라는 장벽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레드와 황금빛 디자인의 코리아나 가연수 한방 화장품]




▲ 가장 한국적인 화장품으로 살아남는다

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화장품은 중국도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금세 한국 제품을 따라잡을 확율이 높습니다. 그러나 한방 화장품 류는 한국이 독보적이기 때문에 한국 화장품 열풍이 사그러든 후에도 생존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중국 내에서 가장 인기 높은 화장품은 '설화수' 브랜드입니다. 설화수는 이름에서 아시겠지만 한방 화장품을 표방한 제품이고 특정 단품이 중국 돈 3,000위안(우리 돈 54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합니다. 


그 외에 시진핑 주석 부인이 사용하여 인기가 높아지 '후' 제품도 한방 화장품 입니다. 또한 코리아나 화장품도 '가연수'라는 한방 화장품을 출시하였는데 레드와 황금 빛을 배합한 중국인이 좋아하는 디자인에 홍삼 녹용 등 국내산 약제만을 사용하여 중국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지정학적으로 대한민국은 대륙과 대양을 잇는 매우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좋은 위치란 우리가 힘이 있을 때에만 그런 것이고 힘이 약해지면 매우 불리한 위치로 변하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우리는 중국과 인접하여 좋은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어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이른 바 대박이 나서 회생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한국 제품의 대박 행진이 계속되어지길 희망하며 한국적 특성을 잘 담아내어 장수하는 브랜드가 여럿 생겨나길 바래 봅니다. 듣던대로 한국제 화장품이 중국에서 대박인 것은 맞지만 앞으로는 정말로 한국적인 제품만 살아날 것 같다는 예상을 덧붙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