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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노동절'은 사라지고 '근로자의 날'만 남았네

오늘은 세계 노동절입니다. '노동절'이라고 말하면 잘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있어서 얼른 "근로자의 날' 이라고 수정해서 말말해주면 잘 알아듣습니다. 우리에게 노동절은 무슨 의미일까요? 오늘 아침 구글 메인 화면에 들어가보니 재미있는 구글로고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재고 조이고 닦고 두드리고


구글이 생각하는 노동은 공장 노동자를 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마음 속에 노동하면 무엇이 떠오를까요? 오랜 군사독재를 겪어오면서 우리는 '노동의 의미를 불온시하게 되었고 민주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멀리하는 단어로 자리잡은 것은 아닌지요?


근로자의 날이라고 말하면 모범적인 사람이고 '노동절'하면 왠지 어색하고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요즘의 풍조입니다. 물론 이러한 어휘 정리(노동절 --> 근로자의날)에는 정부가 앞장서왔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압니다. 우리 스스로의 권리와 자부심을 폄하하는 것이 착하고 모범적인 시민이라는 인식을 벗어버려야 할 텐데 여전히 사람들은 해맑게 '근로자의 날' 휴무만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나마 작은 단위 사업장은 '노동절' 휴무는 남의 나라 이야기 입니다. 


2013년 5월 1일에 올렸던 '근로자의날'에 생각하는 '노동절'의 의미 포스팅 일부를 다시 올립니다. 






▲ 근로자의날 X,  노동절 0

근로자의 삶은 고단한 것입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찌질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루 더 쉴 수 있고, 50%의 추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민감한 것이 우리 근로자의 삶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근로자'는 매우 수동적 의미의 노동이고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의미를 찾는 참된 일꾼은 '노동자'입니다. 


그래서 5월 1일은 전 세계 노동자가 함께 노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휴식을 취하는 '노동절'이지 한국에서 통용되는 '근로자의날'이 아닌 것입니다. 


다음은 노동절의 원래 의미입니다. 작년 5월1일에 올렸던 글을 다시 인용합니다. 



'May Day"(메이 데이), "세계노동절'  등으로도 불리는 근로자의 날은 어쩌면 '노동절'이라고 불리는 것이 더 합당할 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노동절이 생겨난 이유가 처음에 말한 것처럼 수고하는 근로자에서 휴식을 주기 위한 반듯하고 착한 이유에서가 아니라 '피를 흘리고', '잘못된 자본가 권력'에 맞서 싸운 투쟁의 역사에서 생겨난 진지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노동절의 의미 


노동절(勞動節)은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하고 안정된 삶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과시한다. 1886년 5월 1일 미국의 총파업을 노동절의 시초로 본다. 2차 인터내셔널에서 5월 1일을 미국 노동운동을 기념하는 날로 정하였고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메이 데이(영어: May Day)'나 '근로자의 날'로도 불린다.



노동절의 역사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는 8만 명의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미시건 거리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집회를 연 이유는 노동력 착취에 대항하여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서였지만, 경찰의 발포로 노동자 여섯 명이 사망했다. 이후 노동자들의 파업이 얼마나 영향력이 강한지 깨달은 자본가들은 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들어주었다.

당시 시카고 데일리 뉴스에서는 공산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들을 공산주의자 취급했으나 사실 이들의 노동운동은 사회주의와 무관했다. 단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시위를 가진 것뿐이었으나 미국 노동운동은 자본가, 정부, 우익 언론들의 탄압과 색깔론을 주장하는 왜곡보도로 주저앉고 말았다.

21세기 초부터 미국 정부가 매년 5월 1일이 사회주의의 냄새를 풍긴다는 이유로 엉뚱하게도 9월 첫 번째 월요일로 노동절을 바꿔 놓았다.

                                

- 위키백과-

 

노동절의 의미와 역사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내용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어쩌면 노동절은 하루 놀자고 있는 날이기보다는, 8시간 노동권 보장을 위해 미국 시카고에서 있었던 파업 집회에서 죽음을 당한 6명의 노동자를 추모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죽음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하루 8시간 노동이 기본적인 권리로 정해졌고, 그들이 있었기에 5월 1일이 휴일이 된 것입니다.     



'노동'이라는 단어에 반감을 가지는 세력은 '노동절' 이라는 순수한 명칭마저 빼앗아버리면서 '근로자의 날'로 바꿔치기 했습니다. 예전에는 5월 1일 노동절 조차도 3월 10일 한국노총 창립일로 변경하면서까지 노동절의 원래 의미를 무력화시켰지만 이것은 세계적 흐름에 반하는 것이었고 한마디로 창피한 짓이었습니다.  




▲ 근로와 노동의 차이점

'근로'와 '노동'은 국어사전을 찾아보아도 묘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근로'는 힘을 들여 부지런히 일하는 것이고, 노동은 육체와 정신을 써서 일하는 의식적 행위를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근로'는 관리 감독하는 입장에서 나온 단어이고, '노동'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단어로 보입니다. 물론 일은 열심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일만 하는 것은 기계와 다름 없고 의식하며 움직이는 주체로서의 인간의 노동이 중요한 것입니다. 





오늘 하루 충만한 휴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