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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메르스 바이러스, 산후조리원 면회도 금지시켰다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습니다. 신생아의 위생 때문에 하루 15분 밖에 외부인 면회가 되지 않았는데 오늘 갑자기 공지사항이 나왔습니다. 메르스 바이러스(MERS, 중동호흡기중후군) 때문에 당분간 외부인 면회를 전면 금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면회 금지 산후조리원]




인터넷과 방송에서 연일, 구멍 뚫린 방역망,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등의 기사를 접하면서 이것 뭔가 큰일이 생기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내가 아이 출산 후 일주일 정도 세상과 격리된 삶을 살았는데(?) 제 생활에까지 '메르스'의 불편함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신생아의 아버지로서 산후조리원의 외부인 면회 금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제가 아내와 함께 머물고 있는 산후조리원은 아기를 직접 대면시키는 것이 아니라 격리된 유리창으로 보게 되어 있고 산모만 접견실에서 15분 친인척을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 산후조리원 외부인 면회 금지, 찬성

신생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위생조건을 갖춘다는 것은 부모로서 찬성입니다. 당연히 그 결정을 존중하지요. 그리고선 다시 인터넷을 보았는데 상당히 재미있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메르스 바이러스/바이두 사진 캡처




한국에 상륙한 지 10일만에 메르스 감염자가 13명이 되었다는 사실은 간과할만 하지 않습니다. 메르스는 치사율(40%)이 사스(SARS, 10%)에 비해 4배 높은 매우 무서운 전염병입니다. (관련기사) 그런데 10일 동안 감염자가 13명이나 되었고 더욱 황당한 것은 우리나라 보균자가 중국 출장가서 발병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것입니다.






▲ 메르스 바이러스 초기대응 실패, 괴담이 문제였나?

한마디로 초기대응에 완전히 실패하였고 정부는 방역 체계 부실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제대로된 대응을 해야하는 시점인 것입니다. 그런데 메르스 바이러스 관련 메인 이슈는 사과와 반성이 아니라 '괴담 처벌'이 정부의 대응 기조라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DB]




이명박 정부 때부터 국민 안전에 위험 요소를 논하면 '괴담'으로 치부하는 아주 못된 버릇이 생겨났습니다. 미국 광우병이 그랬고 신종플루, 살인진드기, 세월호,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국민들이 공포에 떨고 혼자 공부한 사실, 또는 지인들이 한 이야기를 퍼다 나르면 정부는 '괴담'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이 '아니다 맞다'를 신속히 구별해주는 역할은 정부가 하는 것이지 국민 스스로 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대응도 늦고 진위에 대한 발표 역시 언제나 늦었습니다. 그 가운데 국민은 공포에 떨 수 밖에 없는 것이구요.


그런데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 역시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과 이전에 '괴담'부터 때려잡겠다는 이상한 대응 논리를 펴고 있는 것입니다. 




▲ 국민 안전을 정부가 제대로 책임져야 괴담이 사라질 듯

먼저 메르스 바이러스 관련 사실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산후조리원이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에 면회를 전면 금지한다는 것은 '허위사실'이 아닙니다.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제가 있는 곳은 실제 상황입니다. 


제가 이와같은 언급을 하는 것은 '메르스 바이러스' 공포가 국민 생활 속까지 파고들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정부는 정신 차리고 제대로된 대응을 하라는 주문일 수도 있습니다. 산모와 아이 데리고 병원에 자주 가야 하는데 메르스 바이러스 공포 때문에 불안해서 가겠느냔 말입니다. 


중요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작 본질에는 미흡하면서 주변에만 집중하는 태도 , 이것이 어쩌면 정부 스스로 허위와 사실을 구분 못해서 생기는 오류 아닐까요?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정부가 제대로 챙겨왔다면 '괴담' 같은 것은 처음부터 생겨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성의 몫은 국민에게 넘기고 '괴담' 타령이나 하는 정부, 언제나 국민을 위한 정부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