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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마리온 크레페 먹으려다 엔젤하트 먹은 사연

출장 차 일본에 갔을 때 사람들이 마리온 크레페는 꼭 먹어보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여행 수첩에 적어 놓고 반드시 먹으러 가리라 다짐했었습니다. 제가 원래 크레페류의 음식을 좋아라 하거든요. 

크레페는 얇은 전병에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 과일 등을 얹고 돌돌돌 말아서 먹는 음식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어떤 음식인지 바로 떠오르실 것입니다. 


특히 일본 여행 책자에 대표적인 크레페집으로 소개된 곳이 있으니 하라쥬쿠역 케시타 도오리 거리에 있는 '마리온 크레페'입니다. 

마리온 크레페는 1976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고 하니 36년 전통의 크레페 가게입니다.  


일본 출장 일정이 빡빡하여 하라쥬쿠역에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도착했습니다. 패션의 거리라고 알고 있는 하라쥬쿠에 내려서  케시타 도오리 거리로 들어섰습니다. 우리나라의 이대 골목하고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녁 풍경의 다케시타 도오리 입니다. 무척 추운 날씨 탓인지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구요. 


거리를 걷다 보니 일본의 소녀시대 AKB48 샵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골목길을 조금 걷다 보면 하라쥬쿠역을 등지고 왼편에 조그만 샛길로 마리온 크레페 간판이 보입니다. 


명소답게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다양한 크레페가 있지만 진열되어 있는 샘플의 번호로 주문을 하면 됩니다.  크레페를 지금 먹을까 말까 하다가 다 둘러 본 다음에 먹어야지 하고 사진만 찍고 다케시타 도오리를 더 구경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거리가 생각보다 너무 짧더군요 한 15분 정도 걸으니 대로가 나오면서 길이 끊겼습니다. 다케시타 도오리가 끝난 지점의 도로 모습니다. 

다케시타 도오리가 생각보다 너무 작다는 생각에 더 앞으로 나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길을 건너 헤매다가 뜻밖에 동경 고급 패션의 거리 오모테산도의 야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운이 좋게도 이날 오모테산도 거리에 처음으로 나무들이 빛을 발한 날이었습니다. 나무들이 저 네온에 무척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던데 여행객의 눈에는 마냥 아름답게만 보였습니다. '나무야 미안해~'
 

돌아볼 만큼 돌아보고 다시 뒤에 기약하고 왔던 마리온 크레페를 먹으로 하라쥬쿠역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교통비가 상상을 초월하는 일본에서 여행객 최고의 교통 수단은 멀쩡한 두다리입니다. 얼마나 걸었던지 많이 출출하더군요.
마리온 크레페 골목길에 다왔을 때 무척 가슴이 설렜습니다. 이제야 말로만 듣던 마리온 크레페를 먹게 되는 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헉~
다시 돌아와 보니 마리온 크레페는 문을 닫고 영업이 끝나버렸습니다

1976년 전통의 마리온 크레페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일정상 크레페 먹으로 하라쥬쿠를 다시 올 수도 없는 일이고, 그 얼마 안되는 시간에 이렇게 기회를 놓치다니 아쉬움이 많이 남더군요. 


그러나 꿩 대신 닭이라고 
건너편에 자리잡은 엔젤하트 크레페를 먹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여기는 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온통 마리온 크레페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가 듣도 보도 못한 
'엔젤하트'크레페를 먹으려니 맛의 강도가 떨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에 여기도 맛있는 곳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생크림딸기 크레페를 주문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도 많이 오는지, 띄어쓰기 외에 특별히 지적할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왠지 어색한 한국어 안내문도 적혀 있더군요.


손에 쥐어든 엔젤하트 크레페 

시식 결과는 '맛있다' 였습니다. 생크림이 전혀 느끼하지 않고 즉석에서 익혀진 따뜻한 밀가루 전병에 쿨한 생크림에 딸기의 조합은 베리 굿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리온을 못 먹어 보았기 때문에 비교의 대상이 없어서 이게 '최선'인지 아닌지 애매한 만족감을 느끼며 맛집 탐방은 접어야 했습니다. 


여행지에서 이날 뼈저리게 배운 것은 관광 책자에 나오는 유명 음식점은 일찍 문을 닫을 수도 있으니 눈에 보일 때 먹어라 라는 교훈이었습니다. 제가 또 언제 마리온 크레페를 먹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