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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9호선 요금인상 강행, 서울시메트로 이름부터 꼼수다

전임 시장이 잘못한 일 때문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가끔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9호선에 이렇게 많은 꼼수와 황당함이 숨어 있는 줄은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저는 지하철을 자주 이용합니다. 세계 어디를 가보아도 서울의 지하철 만큼 깨끗하고 저렴하고 잘 연결되어 있는 지하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여러 민자 철도가 혼재되어 있는 일본 지하철은 노선 분포는 잘 되어 있지만 환승할 때마다 회사가 달라지면 요금이 올라가는 아주 복잡하고 비싼 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서울 지하철은 1,2,3,4호선의 서울메트로와 5,6,7,8 호선의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을 맡고 있어서 모두 공공기관이므로 환승을 해도 문제가 없는 단일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 9호선이 민자였던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저는 당연히 9호선 역시 서울메트로나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내용인 즉슨 이명박 서울 시장 재임시절에 서울시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민자 지하철을 추진하였고,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상득 전의원의 아들이 있는 맥쿼리한국인프라가 대주주인 서울시메트로 9호선(주) 라는 곳이 소유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왼쪽 부터 서울시메트로9호선(주), 서울도시철도, 서울메트로]



벌써 이름에서부터 꼼수가 풍겨나옵니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서울시메트로 9호선(주) 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아는 서울메트로나 서울시의 공공기관 중에 하나라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공공기관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반 기업이며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는 주식회사입니다. 



▲ 주식회사 이름에 '서울시'를 붙일 수 있다는 것이 꼼수


이것은 마치 서울경찰청 1구역(주식회사) 라고 회사 이름을 정한 다음에 마치 경찰인 것 마냥 행사하고 다니는 것과 흡사합니다. 공공기관을 사칭할 수 있는 회사 이름을 허가해준 해당 관청도 문제이고 이런 이름으로 회사를 운영하려는 사람들의 의도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왜 주식회사의 명칭 앞에 앞에 '서울시' 라는 명칭을 달아 주었는지와 공공기관인 서울메트로가 엄연히 존재하는 데 중간에 '시'하나 첨가하고서는 마치 서울메트로와 같은 회사인 것 마냥 이름을 짓게 했는지 아주 미스터리입니다.  


제가 무지한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저도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인데 이것이 민간 기업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럽고 그렇게 때문에 세상에는 좀더 꼼꼼히 살펴보고 알아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 대한민국 민영화의 아이콘 : 맥쿼리


이런 민간 기업이 서울 시민의 발인 지하철의 한 노선을 소유하고 있고, 언제나 민영화 하면 빠지지 않고 튀어나왔던 메퀘한 의혹 휘날리는 맥쿼리인프라라는 회사가 대주주라니 무슨 외국 영화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잘 짜여지고 치밀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서울시메트로9호선이라는 회사 하는 짓이 어디서 많이 본 듯 합니다. 어제 한겨례 신문 보도 내용을 보면 9호선 요금 인상을 강행하겠다고 서울시에 맞섰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운영하면서 돈을 버는 회사가 서울시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이렇게 대드는 것을 보면 믿는 구석이 많거나 돈이나 많거나 베짱이 좋거나 하여튼 막하자는 것 같아 보입니다. (관련기사)


불과 얼마전에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여 지하철 요금 네자리 시대를 열었는데 불과 두달만에 무려 500원이나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선포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고 인상 예정일은 6월 15일부터라고 합니다.  



▲ 힘내라 ! 서울시, 잘한다!  박원순 시장


서울시는 이런 후한무치한 행동에 대해 정중히 서울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사과가 없으면 협상도 없다고 못 박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서울시의 요구에 대해 서울시메트로9호선 측은 '사과할 수 없고, 예정대로 운임을 6월 15일부터 500원 인상하겠다'고 맞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자신들의 행동은 아주 적법하다고 조목조목 반박을 했다고 하더군요.


이쯤되면 밀어붙이기식의 불도저 업무 능력이라고 보입니다. 한국의 수도이며, 핵안보회의, G20정상회의 등(이것이 다 누구의 은공인지?) 세계 속의 도시로 부상하는 서울시를 상대로 이정도 맞서는 것을 보면 대단한 추진력을 가진 회사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말로만 떠들어대고, 눈물 연기로 세상을 기만했던 전임 시장들이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당선시킨 박원순시장이 있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9호선 지하철 요금 인상 저지에 대한 의지는 강해 보입니다. 서울시는 일단 메트로 9호선 역사에 붙인 요금 인상 공고문을 떼라는 서울시의 행정명령을 어긴 데 대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합니다. 너무나 시원한 행정처리이시구요


더 나아가 민간사업자 도시철도 사업면허 취소도 검토할 수 있고 말을 안들으면 9호선을 매입해 버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속 시원한 대응이며 반박입니다. 아마도 전임 시장들이 있었으면 모로쇠로 일관했거나 언제나 말하는 '어쩔수 없다'라며 500원 인상안을 그냥 시민들에게 떠 안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구요?, 전임 시장들이 속했던 정당이 대학 등록금 반값을 공약했지만 그들은 그것을 지키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핑계대거나 회피하지 않았고 서울시 내에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공약대로 반값 실현하였습니다 이것이 전임 시장과 시민의 힘으로 탄생시킨 박원순 시장의 차이입니다. 



▲ 9호선 요금 인상, 민영화라는 허실을 적나라하게 밝히는 계기


9호선 요금 인상은 현시점에서 몇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지 않았다면 이들이 자랑스럽게 요금 인상하겠다고 설쳐댔을지 의문이고, 또하나는 현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민영화'의 허울이 온세상에 적나라하게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말이지 투표했는지 여부를 교통카드에 인식하여 투표 안한 사람은 인상된 요금으로 지하철 타고 투표한 사람은 기존 요금으로 이용하게 하는 법안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투표 안한 사람과 한 사람의 구분과 혜택이 전혀 없고, 투표 안한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투표한 사람들이 손해보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단지 지하철 요금 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민영화와 KTX 민영화, 인천공항 민영화 등 모든 민영화에 이런 원칙을 적용했으면 합니다. 


정부는 '효율성'을 이야기 하면서 민영화를 이야기 했고, 민영화 되어 가격이 오른다는 주장을 '괴담'이라고 치부하며 자신들의 주장만이 옳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민영화의 시발탄, 지하철 9호선에서 바로 그 본색은 들어났습니다. 올려도 상식적인 수준이 아니라 화끈하게 50% 정도 인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실제 예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민영화와 공공요금 인상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은 더이상 하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 총선 패배의 미풍? 아니 후폭풍이 몰려온다


2012년 4월 총선 패배의 후폭풍은 서서히 불어오고 있습니다.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 의료보험 민영화의 전철인 영리병원 법안을 꼼수로 통과시키려 하고 있으며, 알짜배기 KTX도 다시 민영화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투표 안한 여러분 덕분입니다. 이제는 어디가서 하소연 할 데도 없습니다. 이래도 투표 안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