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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쏟아지는 연예특종, 묻혀버린 진실?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요즘 시간이 참 빠른 것이, 월요일이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금요일이고, 하루만 보내면 즐거운 주말이 오는 것입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막기위해 공항에서 지키고 있는 시민들, 출처 : 오마이뉴스]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출국을 막았던 시민들 

저번 주말은 원세훈 국정원장이 도피성 해외 출국을 한다고 하여 시민들이 공항에서 지키는 진풍경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맞이했던 월요일, 아침부터 국정원과 원세훈 전 원장을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왔고 검색어에 '원세훈'이라는 이름 석자가 뜨기도 했습니다. 




[출처 : 네이버 검색]




이 정도로 세상에 알려졌으면 경찰과 검찰이 원세훈 국정원장을 조사하고 진실을 밝혀내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난데없는 연예특종이 하나 떳습니다. 샤이니의 맴버 온유과 조경아 열애설이었습니다. 어려운 경제, 지저분한 정치 이야기보다는 심심풀이 연애 기사에 더 열광하는 것이 여론의 생리입니다. 그리고 특히 누가 누구와 사귄다는 기사는 특종 중에 특종으로 순간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출처 : 네이버 검색]




월요일,, 온유 조경아 열애설에 묻힌 원세훈 

그리고 결국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이름은 사라지고 온유, 조경아가 상위권에 랭크되었고, 아울러 이번 주 최고의 연예 특종 한혜진, 기성용 검색어가 월요일 오후부터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합니다. 


한혜진 기성용 열애설은 정확하게 이번주 월요일 아침 7시, 일간스포츠의 단독보도로 시작됩니다. 기성용 선수가 자신의 축구화에 HJ-SY 이니셜을 새기고 나왔다는 것이 실마리가 되어 특종 보도를 날린 것이지요. 그런데 이 기사가 나오고 네티즌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둘이 사귀고 있다는 확인보도는 당일 후속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간스포츠 열애설 단독 보도 관련기사]



[스타투데이 열애 확인 단독 보도 관련기사]




▲ 서태지 이지아 이후 최고의 연애 특종 한혜진 기성용 열애 

이틀 동안 한헤진 기성용 관련 설과 축측만이 난무하다가 이틀이 지난 3월 27일(수요일)에 스타투데이 단독보도로 둘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발표됩니다. 이 후에는 마치 봇물터지듯 한헤진 기성용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이번 주에만 이들 연예 커플 관련 기사만 2,000여건 넘었습니다. 


한헤진 기성용 연애 보도는 제 기억으로 '서태지 이지아 결혼 사건' 이후 최대의 연예 특종이 아닌가 싶습니다. 축구 스타 기성용과 깨끗하고 바른 이미지의 한혜진이 힐링캠프라는 방송을 매개로 만났고 이후 연인사이로 발전되었다는 스토리가 기사쓰기에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헤진은 불과 얼마 전에 가수 나얼과 교제를 정리하였기 때문에 연예계 뉴스로는 정말로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었습니다. 




[3월 27일 검색어 순위, 출처 : 다음 검색]




▲ 한 주일 내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한혜진 기성용 그리고 나얼

그래서 인터넷 포털에서 기성용 한혜진 뿐만 아니라 '나얼'까지 검색어 1등에 오르며 한주간의 모든 이슈를 빨아드렸습니다.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저번 주말, 시민들이 공항까지 찾아가며 막아섰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관심은 매우 빠르게 식어버렸습니다. 월요일 하루 반짝 이후, 원세훈 이름 석자는 인터넷 포털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만! 혹시 나꼼수 1회에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는지 아십니까? 요즘 팟캐스트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가 우연히 나꼼수 1회를 다시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꼼수다 1회에는 놀랍게도 서태지 이지아 사건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꼼수의 주장은 BBK 사건에 대한 시사인의 보도가 정당했다는 볍원 판결이 나온 지 30분만에 서태지 이지아 사건이 터져나오면서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였던 BBK 사건은 그냥 묻혀버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서태지 이지아 결혼, 출처 : 스포츠한국]



▲ 나꼼수 1회, 서태지 이지아에 묻힌 BBK 

이것 역시 우연인지 의도적이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단지 서태지 이지아 같이 당대 최고 연예 특종이 어느 매체가 단독으로 보도했는지와 후속 자화자찬이 없다는 것을 근거 삼고 있습니다. 매우 타당한 근거 제시라고 보여지지만  아쉽게도 심증은 가지만 증거를 제시하기 힘든 사건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럼 한혜진 기성용 연애 보도는 어떤가요? 다른 것은 몰라도 시기만큼은 기가막히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 둘의 연예보도 덕분에 이번 한주 언론의 질타를 받았어야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관심에서 비껴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한헤진 기성용 교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 왜 하필 이때

그런데 한헤진 기성용 열애설 보도에서 몇가지 이상한 점은 있습니다. 지금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이 둘이 사귄 시점이 최근이 아니라 이미 몇달 전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축구계 사람들은 이미 둘의 교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축구계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면 당연히 연예부 기자들은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고 이것을 언제 어떻게 무슨 증거를 가지고 터트릴 것인지만 남아있었을 것입니다. 


즉 언론이 한헤진 기성용의 데이트 장면을 어제 목격하고 오늘 현장 사진을 뿌리면서 폭로했던 특종이 아니라 차분히 준비되어 오다가 시점을 정해 터트린 것입니다. 즉 이 둘의 연애보도 사진에는 모두 과거의 사진들 뿐, 둘이 데이트한 현장 사진이나 파파라치 자료는 없다는 것입니다. 




[출처 : 스타투데이]




▲ HJ-SY 이니셜 때문에 둘 사이 인정?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 둘이 사귄다고 제시한 증거자료는 기성용 선수의 축구화에 새겨진 HJ- SY 밖에는 없습니다. 대부분 연예인들의 열애설은 추측에 머물다가 둘이 사귀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을 때, 마지못해 소속사에서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연예인들이 누구와 교제한다는 사실은 소속사 입장에서는 별로 탐탁치않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


특히 한혜진씨의 경우는 오랜 연인인 나얼과 결별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자칫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간이 너무 짧은 것 아니냐는 비난과 상당한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나얼측 사람들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평소 바르고 깨끗한 이미지의 한헤진씨에게 결코 도움이 되는 보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화에 새겨진 이니셜 때문에 몇 달 동안 비밀로 잘 간직해오던 둘의 관계를 순순히 인정했다는 것이 다소 의외인 것입니다. 




▲ 한헤진 기성용 열애 보도 최대의 수혜자, 원세훈

하여튼 한혜진 기성용 커플은 이제 배우-스포츠스타 공식 연인이 되었고 덕분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관심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매우 운이 좋게도 여론의 화살은 피할 수 있었고 이렇게 잘만 가면 '국정원 여직원' 사건과 같이 몇달을 끌 수도 있어 보입니다.


세상이 너무 혼탁하다 보니 저의 의심이 '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예전의 사건(최근 장준하, 민청학련 사건등)이 조작 왜곡되었고 시간이 지나 사실로 밝혀지는 것을 보면서 의심의 화살을 쏴야할지 내려놔야 할지 고민되는 하루입니다. 


<나비오의 COOL한 무위도식>이 2013년 코리아블로그 어워드 후보에 올랐습니다. 

잠시 시간 내셔서 추천 부탁드립니다. 멋진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