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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육군 5163부대' 사칭한 자들을 수사하라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것 같다. 어느 사회 단체를 갔는데 그곳 담당자가 내 이메일 주소를 보더니 지메일(Gmail : 미국 구글사의 이메일)로 바꿔야한다고 설득을 하려 했다. 당시에는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설마 누군가 내 정보를 해킹 하겠냐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 사회단체라는 곳도 종북세력 이런 곳이 아니라 사회 협동조합으로 우리나라 농산물을 싸게파는 조직이었다. 


2012년 대선을 보면서 국정원이라는 곳이 트위터를 통해 야당 후보를 비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국가 기관이 뭔가 국민을 상대로 나쁜 짓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오늘 이탈리아 업체로 부터 한국 육군 5163부대가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했다는 의혹 기사를 보고는 예전의 그들의 경계가 허풍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그 이후에 국내 계정 이메일에서 구글 지메일로 바꾸긴 했었다. 그러나 바꾼 이유가 설마 내 인터넷 정보를 누군가 했을할 것이라는 의심보다는 구글 이메일이 내 스마트폰 환경에서 더 유용했기 때문이었다. 




▲ 한국 육군 5613부대, 이탈리아로부터 해킹 프로그램 구입

문제의 발단은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제작업체가 도리어 외부 해킹을 당하면서 시작되었다. 해외 국가를 상대로 은밀한 해킹 프로그램을 팔아오던 이태리 업체는 이것으로서 자기 고객 정보를 세상에 알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그 곳 리스트에는 대한민국 육군 5163 부대가 있었고 소재지는 서초동으로 나왔다고 한다. 



          세계 각국 정부에 도·감청 프로그램을 판매하던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방대한 내부자료에는 국가정보원의 위장 이름으로 알려진 ‘대한민국 육군 5163 부대’가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과 거래한 영수증이 포함돼 있다. 사진은 문제의 영수증. ( 출처 , 인용 : 한계레신문)




5163부대는 국정원의 위장 이름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가 보도하였다. 여기에 대해 국정원은 확인조차 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언제나 국정원의 논리는 국가를 위한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사로운 언론의 질문에 답변할 가치가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탈리아 업체로부터 백신 프로그램에도 걸리지 않고 소리 소문 없이 개인 PC로 침투하여 내 컴퓨터 보듯이 개인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다면 문제는 정말 심각해진다. 




▲ 2012년 대선 때의 국정원과 지금 국정원은 다른가"?

2012년 대선 때는 트위터에서 위장 이름으로 활동하며 야당 인사를 비방했던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까지 갖고 있었다면 그것을 장식용으로 남겨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그들이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면 그리고 그 사용대상이 국내를 향했더라면 이것은 국정원이 개인의 인권을 무시한 매우 중차대한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수사 기관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이기보다는 매우 소극적으로 활동하여 그 결과를 기억조차 할 수 없게된 경우가 꽤 있었던 것 같다.  그러한 가운데 국민적 관심은 사라지고 수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 조차 가물가물 해지면 처음의 문제 제기는 어느 덧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이것을 어디에 사용했느냐가 밝혀지지 않으면 이 사건은 그냥 헤프닝을 끝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구입한 곳이 국정원이냐 아니냐로 이 사건을 바라보면 손 댈 수 없는 미궁의 사건이지만 만약 한국의 나쁜 집단이 대한민국 육군을 사칭하여 그런 장비를 구입하고 다닌 것이라면 반드시 범인을 색출해야 할 것이다. 




▲ 국정원이 아니라면 범인이 누구인지 수사하라

왜냐하면 감히 나라를 지키는 국군을 사칭하여 해킹 장비를 구입했다면 이것은 우리나라를 깔보는 행위로서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 따끔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군을 사칭한 곳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한겨레의 보도처럼 국정원의 위장 이름이었다면 참으로 암담해지는 현실이다. 








▲ 의혹을 의혹으로 방치하면 확신이 된다

그러니 이번 사안은 반드시 수가 기관이 나서서 국군 5613 부대가 누구인지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사 기관이 의지가 없고 그냥 어물적 넘어간다면 역시나 하면서 의혹은 점점 확신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의혹이 점점 확신으로 변해가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중립 기관으로서 정부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번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구입 건 부터 좀더 투명한 사회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