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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스포츠의 엄청난 인기가 눈물나는 이유




요즘 스포츠가 인기다. 년초부터 비인기 종목이었던 동계올림픽은 김연아의 금메달과 상위권 성적으로 놀라운 인기를 구가했고 야구장은 연일 매진사태를 이루며 시즌 최고의 운동경기가 되었으며, 더불어 남아공에서는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까지 개최되니 스포츠팬들에게 더 없는 즐거운 시기인 것 같다. 

요즘같이 주의를 둘러보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와 반대로 꿈쩍도 않는 월급, 역시 하늘높이 올라가 버린 부동산 가격 등등 살맛 없는 세상에 스포츠만큼 흥분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이 또 있을까?

                  [이런 행사가 많을 수록 서민경제가 위태롭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출처 : 청와대사진기자단]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은  스포츠 그 자체가 주는 '정직성'에 있는 것 같다. 세상은 노력하는 자가 성공하기 힘든 구조이며,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 이야기를 했다가는 손해보고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현실태이다. 그리고 최근들어 그런 현상들은 더욱더 기형적으로 세상을 잠식해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런데 스포츠는 그나마 노력한 자가 최고의 기록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 팀이 경기에서 멋진 승리를 거두는 각본없는 드라마가 가끔씩 연출되기 때문에 우리는 희열과 기쁨을 맛보는 것 같다. 
물론 스포츠의 프로화는 철저히 계산된 자본주의 마케팅에 의해서 관리되고 포장되지만 자본이 주는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인간의 진실함이 때론 승리를 뒤엎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이 스포츠의 '정직성'이 주는 감동인 것이다. 

사실 자본의 논리대로 한다면 월드컵에서는 당연히 '미국' 또는 유럽의 선진국이 우승하는 것이 맞지만 남미와 아프리카가 돌풍과 우승의 주역이 될 때가 많았다. 

국내 프로야구 역시 선수의 연봉과 풍부한 후원으로 볼 때 당연 '삼성'이 우승하는 것이 순리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이런 '통쾌함'의 매력이 스포츠를 보게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미국 프로야구의 흥행과 경기지표의 역비례 관계는 항상 유효했고 대공황 때의 프로야구가 준 감동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였다. 

   [1930년 대공황 당시 프로야구 영웅 베이브 루스(Babe Ruth),불황은 스포츠에 열광하게 하고 영웅을 발굴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에서 일고 있는 스포츠의 인기는...
불행하지만 '살기 힘들다'는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정부와 언론이 경제지표가 좋아진다고 통계의 착시현상을 믿으라고 강요해도 우리가 느끼는 삶의 고통지수는 이미 스포츠라는 다른 대상을 보고 즐기며 망각해야 할 정도로 극에 달해 있다는 이야기다. 

                           
[5월 30일 프로야구 관중 1억명 돌파, 1억명째 행운의 주인공 출처 : 마이데일리] 


스포츠는 3S(Sex, Screen, Sports)정치라고 비난받기도 하지만 주머니 가벼운 서민이 딱히 즐길만 여가와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 치맥(치킨과 맥주)과 함께 즐기는 스포츠 경기를 추악한 정치수법이라고 비난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이제 주말이 되면 대한민국의 월드컵 경기가 시작된다. 자본은 돈벌이가 된다면 어디든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속성이 있다. 자발적이었던 2002년 '오~ 필승 코리아' 응원송은 들을 수 없을 것 같고, 월드컵 응원의 성지라고 할 수 있었던 시청광장은 강남시장님의 당선을 축하라도 하듯 강남의 코엑스 앞 봉은사 앞에서 한다니 이 또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피파(FIFA)'라는 축구마피아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지만 월드컵을 독점하는 국내방송사나 거기에 숟가락 얹고 빨대를 꼽는 국내 대기업의 저급한 자본주의 정신에 4년을 기다려온 월드컵의 기쁨과 기대는 반감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요즘 우리사회에 일고 있는 스포츠에 대한 애착과 인기가 눈물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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