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의 스케치북 만지다 코너에서 김연우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에 도전하였습니다.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국에서 금지곡으로 분류어있다가 1990년대에 풀린 곡으로 영국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곡으로 손꼽히는 명곡입니다.
[김연우와 퀸의 프레디 머큐리 출처 : KBS 스케치북]
하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는 너무나 좋습니다. 단순하게 사랑 노래의 애절한 멜로디로 청중을 사로잡는 것이 아니라 한편의 오페라와 같이 형식미와 음악성을 두루 갖춘 최고의 명곡인 것입니다. 초등학교 때 이 곡을 처음 들었던 것 같은데 가사를 모르는 저에게는 이런 훌륭한 곳이 또 있을까 하며 카셋트 테이프가 늘어져라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퀸의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역을 담당했던 함춘호 출처 : KBS 스케치북]
그런 명곡을 가창력의 신 '김연우' 와 기타의 명장 '함춘호', 피아노의 귀재 (? 유희열은 '국민변태'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더군요) 유희열과 서울대 합창단의 코러스로 완벽하게 재연하였습니다.
[건반은 담당한 유희열 그는 이날 '국민변태'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음 출처 : KBS스케치북]
처음 김연우가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른다고 하여 아~ 이거 오버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너무나 위대한 보컬리스트라는 기본적인 생각과 보헤미안 랩소디가 가지는 다채로운 곡 진행과 오페라풍의 전개, 그리고 코러스의 웅장함 등이 원곡을 훼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선입견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연우가 엄청난 고음처리와 노래를 맛갈지게 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 곡과 같이 깊이가 있는 음악을 얼마나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낼 수 있겠냐라는 의문이었지요
하지만 결론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워낙 함께 연주하는 사람들이 대가여서 그런지 몰라도 함춘호의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적이며 굵은 기타 선율과 나이스한 유희열의 건반 연주가 곡 중간의 연결을 아주 매끄럽게 진행해 나갔습니다.
이날 김연우는 6분 완창을 뽐내며 오페라 소품을 보는 듯한 보헤미안 랩소디를 원곡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잘 마무리 지었습니다. 아직도 어렸을 때 들었던 '보헤미안 랩소디는 패륜 아들의 나쁜 노래지만 음악은 좋아'라는 생각을, 해맑은 청년(?) 김연우가 맑은 고음으로 잘 떨쳐버릴 수 있게 해 주었지요. 물론 프레디 머큐리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풍부한 음량을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김연우만의 보컬 처리로 굵은 부분은 더 높게, 아주 높은 부분은 미성으로 잘 처리해낸 것 같습니다.
[코러스까지 등장시키며 보헤미안 랩소디를 열창하고 있음 출처 : KBS 스케치북]
그리고 규모에서는 약간 딸렸지만 서울대 합창단의 코러스도 아마츄어 치고는 열심히 하는 신선함으로 음악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했습니다 .
'나는 가수다' 이후에 한국 음악의 질이 한층 높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무리 악기와 전자 기술이 발달해도 60년대 비틀즈가 완성했다는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4가지 악기로만 완성되었던 과거의 명곡을 리메이크할 때 과거의 것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악기와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에 대한 깊이와 능력의 문제였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김연우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으며 이제 한국의 명곡들이 만들어지고 과거의 것이 재해석되어야 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간만에 귀가 호강하여 참 즐거웠습니다. 김연우 포에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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