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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C파업 프리허그를 바라보는 두가지 관점

예전에 잠시 틱낫한 스님이 계시는 플럼빌리지에 머물던 적이 있었습니다. 플럼빌리지는 걷기 명상과 얼굴의 미소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는 친근한 수행법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베트남 스님이 프랑스에 세운 공동체 마을 이름입니다. 
 

[플럼 빌리지 걷기 명상 후 담소를 나누는 장면] 
 
여기서는 밥을 먹으면서, 일을 하면서도, 그리고 주기적인 걷기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호흡에 집중을 하며 수행을 합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상처 입었던 자아를 발견하고 통곡을 하는 경우도 있고 기쁨에 들떠하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덴마트에서 온 대학원 청년이 갑자기 저에게 다가와 '허그' '허그'하는 것입니다. 평소 아주 내성적인 청년이었는데 뭔가에 약간 들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서양의 청년이 껴안자고 하니 어색하기는 했지만 안해주면 금방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 같아 꼭 안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몸을 통해 전달되는 기운이, 내 안에 있는 좋은 것이 그 청년에게로 가서, 그 청년에게 있던 슬픔과 상처를 품어주어 세상 밖으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람 인] 
한문 사람 인도 '사람과 사람이 기대고 있는 것'이라는 상형 문자 뜻 풀이처럼 '사람을 안는 행위'는 치유이며 사랑이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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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을 벌이고 있는 MBC노동조합이 시민들과 함께 '프리허그' 행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MBC를 안아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과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프리허그를 하는 것이랍니다. 이 행사는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노동조합이 파업을 한다고 하면 빨간 띠와 불끈 쥔 주먹으로 운동가요을 불렀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이것이 '투쟁'이구나' 하며  의미심장하게 보였을 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거부감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그 시대는 너무나 얼어 붙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 MBC노동조합 카페]
 
그래서 이번 MBC노동조합의 '안아주세요' 거리 선전을 더 따뜻하고 훈훈하게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런 훈훈하고 따뜻한 프리허그 행사를 MBC 사측이 보기에는 불쾌했던 것 같습니다.

“‘프리허그 당사자가 누구냐, 왜 했느냐, 중하게 사안을 바라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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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MBC의 프리허그 행사는 노동조합이 많은 생각 끝에 결심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처음 파업에 돌입할 때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국민들에게 미안했던 것은 진실을 알려야 하는 언론이 제 기능을 못 한 것이었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사람들이 너무 늦었다고 말할 때 '파업'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언론인으로서 스스로의 자괴감과  직업 양심으로서 '국민'에게 용서받고 싶은 두가지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사랑'과 '용서'의 의미를 담고 있는 '안아주세요' 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MBC노동조합의 프리허그 행사를 MBC 사측은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로 보고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단지 두명의 인간이 서로 합의하에 공공의 장소에서 가볍게 포옹을 나누는 것이 왜 중대한 사안 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MBC의 중대한 사안은 뉴스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프로그램이 파행을 겪고 있다는 것인데 노동조합의 이런 행사를 중하게 바라보는 사측의 관점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MBC파업과 노동조합의 프리허그 행사를 바라보는 두가지 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MBC노동조합 스스로 국민에 대한 사죄의 마음과 힘들었던 언론인으로서의 자괴감을 치유 받을 수 있는 따뜻한 행동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파업을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되구요.

둘째는 이것이 성숙한 성인으로서 체면이 떨어지는 일이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관점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것이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2012/02/15 - [까칠한] - 나꼼수 비키니 시위만도 못한 MBC파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