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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이정희와 손수조의 눈물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정치판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술렁이고 있습니다. 20년만에 돌아왔다는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루어지는 2012년 선거는 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까지도 이야기하게 만드는 대단한 이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411 총선은 더욱더 재미를 더해가고 있으며, 쇄신이라는 이름 하에 한나라당에서 이름을 바꾼 새누리당과 야권 연대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통합민주당의 빅매치가 어떻게 흘러갈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총선 정국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두명의 여성 정치인이 있으니 바로 통합진보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희 의원과 27세의 어린 나이에 3,000만원 선거 공약을 걸고 나왔던 손수조 후보입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이정희 대표는 27일 오후 관악구 삼성동 시장에서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의 선거를 지원하는 자리에서 동네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거듭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죄송합니다" "단일 후보를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는 가운데 상인들이 손을 붙잡고 위로의 말을 건네자 울음을 보였다고 합니다. 


아침에 헤드라인으로 뜨는 이 사진을 보며 저도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보수에게는 느슨한 도적적 잣대가 진보 진영에게는 엄격한 눈금으로 변하여 보수진영 후보였다면 '사퇴'까지 해야될 사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야권연대의 잡음을 없애기 위해 '희생'을 선택한 이정희 대표에게 위로와 동정의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녀가 흘리는 눈물은 한명의 여성 정치인이 흘리는 연약함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에 대해 시민들이 알아주고, 위로해 주는 고마움에 흘리는 의로운 눈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안스러운과 동시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정희 대표의 어려운 선택이 있었기에 야권 연대는 이후 잡음과 갈등이 봉합되었고, 바로 칩거나 방관이 아니라 자신의 정당 후보의 선거 유세에 뛰어들고 있는 능동성은 여타 남성 정치인보다 나은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27일에는 또한명의 여성 정치인이 눈물을 흘렸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는데 바로 새누리당의 손수조 후보입니다. 앞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지만 손수조 후보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제 생각인데 아침에 두명의 여성 정치인이 극명한 눈물을 보며 언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사진 출처 : 뉴시스]


손수조 후보는 3,000만원으로 선거 뽀개기를 내걸고 총선 정치판에 새로운 바람과 신선함을 주며 정치신인답지 않게 놀라운 속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물론 보수 언론의 격양된 관심과 새누리당의 집중 관심(?) 대상으로 본인의 실제 가치보다 많이 포장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상대가 야권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문재인 이사장인 것을 보면 27세 정치 신인 손수조 후보가 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였습니다. 


그런데 손수조 후보는 선거운동 하기도 전에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 관련글 참조 : 새누리당은 총선 후보로 캔디를 뽑았던가? ) 


먼저 박근혜 대표와 카퍼레이드를 펼치다가 선거법 위반 논란에 쌓였고, 무궁화 박근혜 의원 사진으로 젊은 사람 맞냐는 의심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중심 가치였던 3,000만원 선거운동이 불가능하다는 선언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도 되기 전에 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3,000만원도 자신의 전세자금이라고 해놓고서는 그 전셋집은 여전히 자신의 명의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더 황당하게 하는 것은 이런 비판에 대한 그녀의 반응 입니다. 자신의 트위터에서 '어둠'과 '빛'으로 세상을 구분하며,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더니 급기야는 기자간담회에서 '선거를 잘 몰라서 이렇게 자객이 많은지 몰랐다'고 하더군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니 반성이 없는 것이고, 잘못을 안했는데 자신한테 뭐라하니 그들은 모두 자객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리고 자객한테 애꿋은 비판의 칼날을 받으니 아프고 억울하여 눈물이 흘렀을 것입니다. 


뭐 이쯤되면 그녀가 흘리고 있는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습니다. 눈물은 진실한 감정에서  흘릴 때 본인도 치유받고, 보는 이도 감동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때는 한미다로 '별로'지요.



우연히도 같은 27일날 두명의 여성 정치인이 눈물을 흘렸는데 한사람의 눈물에서는 저랑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해주는 못해 미안한 마음까지 드는 위로의 마음이 생기는가 하면, 또한명의 눈물에서는 '대체 왜 우는 걸까?' 의문만이 생기며 참으로 값없는 눈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똑같은 여성 정치인의 눈물에 대해 이렇게 상반된 마음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