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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방송사 파업을 해결하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

솔로몬의 지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말못하는 갓난 아기를 가지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두명의 어머니에게 솔로몬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아이를 반으로 갈라 둘이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라고 말입니다. 여기서 진짜와 가짜가 확연히 구분이 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솔로몬의 테스트를 통과하는 사람은 진짜가 아니라 가짜였다는 사실입니다. 진짜 어머니는 솔로몬의 제안을 거부하며 자신의 아기가 아니니 제발 아기를 다치게 하지 말라고 하고, 가짜는 솔로몬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솔로몬은 자신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이 그 아기의 진짜 어머니임을 밝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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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이미지]



▲ 방송사 파업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는다


현재 MBC 89일째, KBS 52일째 방송사 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은 이제 언제 봤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이고, 뉴스는 축소되고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방송사의 이런 위축되고 파행 프로그램이 생겨남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이것을 개선하려고도, 책임지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방송사 파업 기간 중에 치루어진 총선에서는 놀랍게도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가 나왔고, 정권 말기에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권력형 비리에 대해 파업 중인 뉴스는 제대로 다루지도,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 방송사 파업으로 득을 보는 곳은 어디인가?


분명 방송사 파업을 통해 득을 보는 곳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고, 실제로 득실에서 득이 앞서기에 그 누구도 파업을 해결하거나 중재하려하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이런 추측이 맞다면 이번 방송사 파업은 12월 대선까지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거 철새인 정치인들이 방송사 파업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방송사가 1년 정도 파업 상태로 간다한들 눈하나 깜짝 안할 정도로 권력에 대한 욕구가 넘쳐난다는 것을 우리는 선거때마다 터져나오는 탐욕과 비리에서 알 수 있습니다.



▲ 방송사 사측, 노측 모두 자신들이 진짜라고 주장


파업을 통해 방송사에 대한 경영진과 노동조합의 극한 대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다 재미있는 것은 솔로몬의 재판에 등장하는 아기의 어머니들처럼 서로 자신들이 진짜 방송의 주인이며 방송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자신들이 방송사를 일으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은 사측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방송사 본래 기능과 명예가 실추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대립하고 있지만 서로 자신들이 더 방송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주장만은 동일합니다. 그러면 서로 대립되는 양자가 본래의 출발점이 같다고 하니 하나는 거짓고 다른 하나는 참일 것입니다. 마치 솔로몬의 어머니도 진짜와 가짜로 나뉘어지듯이 말입니다. 





▲ MBC의 경우는?


오늘은 MBC에 대해서만 이 문제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MBC 경영진은 누구보다도 MBC를 사랑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장이 들어오고서는 경영 실적도 좋아졌고, 방송의 질도 좋아졌다 등등 많은 주장을 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실적보다 방송 전반의 내용이 더 중요한데 저는 눈에 보이는 몇가지는 좋아졌을지 모르나 방송 본연의 책임과 업무에서는 예전에 비해 많이 퇴보했다고 생각합니다. 


현 경영진이 들어오고, PD수첩과 같은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수난을 당하였고, 현 사장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금액에 있어서 많은 의혹을 사고 있으며, 특정 무용인을 MBC가 밀어준 정황이 포착되고 있으며, 구설수에 올랐던 직원을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저항을 불러오는 인사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 MBC 경영진은 그 누구보다도 MBC를 사랑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의 행동들을 통해서 MBC는 시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고, 시청율은 떨어지고 있으며, 국민의 방송, MBC 문화방송이라는 이미지를 너무 쉬운 심심풀이 땅콩처럼 만들어 버린 것 같습니다. 예전에 MBC하면 PD수첩으로 대표되는 시사와 보도의 강점과 무한도전과 같은 탄탄한 매니아층이 형성되는 예능 프로그램이 주는 고유의 좋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이미지는 없어진지 오래고 그냥 무미건조한 MBC만 남아버린 것 같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광우병 괴담하며 PD수첩을 공격하였지만 며칠전 발표된 광우병 소 발견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PD수첩만한 프로그램이 또 있겠냐라는 판단이 다시금 확고해집니다. 



▲ '시청자 거부'라는 테스트에 MBC를 걱정하는 노동조합 


그러면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동조합이 정말로 MBC를 사랑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한가지 저의 경험담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파업에 관한 포스팅을 많이 올리다보니 몇몇 주변 블로거들이 MBC 파업에 대해 '시청자 거부' 운동으로 발전시켜야한다는 의견을 주시곤 합니다. 저 역시 끝도 없고 지루한 이 싸움을 빨리 끝내는 길은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어 MBC 노동조합에 높은 분(?)께 이런 의견들이 있는데 어떠냐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이것이었습니다. 


[김민식PD는 현재 mbc 노동조합 부위원장이며, '공짜로 즐기는 세상' 블로그를 운영중이십니다]



▲ 솔로몬 재판의 진짜 어머니의 마음을 가진 자가 정답이다


저는 이 답변을 보면서 솔로몬 재판의 진짜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MBC 노동조합이 사리사욕에 빠지고, 진정으로 자신의 직장이며 삶의 터전인 MBC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답변은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순수하지 않았다면  '얼씨구 좋다! 그래요 우리만의 힘으로는 어려운 것 같아요, 밖에서 시민들이 mbc 시청 거부 운동을 통해 우리 파업의 대의를 알리고 사측을 좀 압박해 주세요' 이렇게 이야기 했을 가능성이 큰데 '회사가 망가질까봐 걱정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합니다' 이런 노동조합에 대해 MBC 사측은 회사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자 이제 여러분이 솔로몬이십니다. MBC에 대해 사측과 노동조합 모두 자신들이 더 많이 사랑하니 자기가 MBC의 주인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결정을 내리시겠습니까? 진실의 종이 빨리 울려퍼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