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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안철수 힐링캠프, 자살율과 출산율에서 세상을 읽다

안철수 원장님의 책은 빠짐없이 읽는 1인 입니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사람이 진실하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었고, 행간에 스며있는 삶에 대한 진지함과 겸손함이 저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랬던 분이 작년에는 갑자기 서울 시장에 출마한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고, 서울 시장 선거 이후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대선으로 옮겨져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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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BS 힐링캠프]




▲힐링캠프 대선 주자 신고식?


저번 주에는 사실상의 대권 도전이라는 '안철수의 생각' 출판을 하면서 정치권을 긴장하게 하였고, 어제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까지 하였습니다. 힐링캠프는 이전에 문재인, 박근혜 등 여야의 유력 대권 후보들이 이미 출연했던 프로그램으로 상징하는 바가 클 것 같습니다.


마침 어제는 '안철수의 생각'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이라 방송에서 안 원장님이 출연한다고 하니 채널을 고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안철수 원장에 대한 궁금증은 결국 '대선 출마'를 할 것이냐 아니냐에 있었습니다. 초반의 모든 질문과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대선 출마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한 수순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 의도가 있다면 의도도 밝힌다


안철수 원장님은 초반에 요즘 자신을 둘러싼 항간의 의혹에 대해 멋진 문장을 통해 명쾌하게 밝힙니다. 그것은 본인은 '의도가 있으면 의도도 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치인들은 많은 복선과 뒤끝을 남기는 알송달송한 이야기를 하지만 자신은 그런 식의 대화법이 아니라 의도가 있다면 그 의도까지도 소상히 밝힌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가 밝힌 한마디 말이 언론에 의해 각색되고 과장되어 서울 시장 후보에 출마가 임박한 것처럼 보도되었던 작년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의도와 언론의 보도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음을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자신은 10% 정도 서울 시장 출마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언론이 이것을 출마로 받아들였고, 청춘 콘서트가 끝나고 나오면서 던졌던  '서울 시장은 바꿀 게 많다'는 문장은 확실한 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두가지 지표, 자살율과 출산율 


안철수 원장님은 이날,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와 공공성에 대해서 많은 언급을 하였는데 여기서 두가지 지표를 바라봐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는 자살율이고 둘째는 출산율인데 자살율은 현재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이고 출산율은 앞으로 미래에 우리 삶이 어떨지에 대한 예측이 들어가 있는 지표라고 합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이 두가지 지표에서 매우 나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자살율은 OECD 국가 중에 1등이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고 합니다. 이런 객관적인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좋아졌다는 TV 장미빛 공익광고들은 무엇에 근거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현 정부의 경쟁 지상주의 정책들이 몰고 온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삶의 질 저하 문제는 안철수 원장님이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문제 의식을 갖게된 이유라고 합니다. 그는 학창 시절 봉사 활동을 통해 가난이 어느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아무도 도울 수 없는 비참함을 배웠다고 합니다. 




▲ 극심한 가난은 개인이 책임질 수 없다


할머니를 봉양하다가 너무나 힘들어 집을 나가버린 중학생 소녀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인데, 소녀의 가출 이후 할머니는 집에서 아사했다고 합니다. 안 원장님은 소설보다 현실이 더 참혹하다는 것을 학창시절 봉사 활동을 통해 깨달았다고 합니다.  


안철수 원장은 현재의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한 방법으로 복지, 정의, 평화 라는 가치를 제시하였습니다. 복지는 서민의 불안을 해결해 주는 방법이고, 정의는 공정한 출발선에서 스타트 하여 봐주거나 반칙을 하지 않고 목적지로 뛰는 것이고 목표를 못 이루었을 경우 다시 뛸 수 있는 기회까지 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평화는 복지와 정의가 이루어지면 당연히 따라오는 것으로 한반도의 통일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언급하였습니다. 





▲ 안철수의 복지, 정의, 평화


그리고 복지, 정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소통과 합의를 이야기 하였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고 거기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화하는 것이 소통이며, 이것을 통해 합의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방송 끝 무렵에 안철수 원장은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합니다. '문제가 생겨나면 해결하기는 쉽다'는 문장인데 처음에 저는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했습니다. 요즘처럼 이념의 대립, 상식이 혼란한 시대에서 문제가 생겨나면 해결하기 쉽다는주장은 바로 수긍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안철수 원장의 생각은 남다른 데가 분명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는 문제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문제에 대해 너무 다른 견해가 있어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결하기 힘든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간인 사찰, 선관위 디도스, 4대강 사업 등 심각한 문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져야할 기관과 사람들이 이것을 문제라고 여기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해결할 것도, 개선할 것도 없이 그냥 시간에 묻혀가는 것입니다.   

 



▲ 보수?  진보? 상식파 안철수 


안철수 원장은 진보냐 보수냐의 질문에 자신은 상식파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진보와 보수 이전에 상식과 비상식의 사이에서 비상식을 저지른 사람은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고 상식적인 사회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세 출연자의 집요한 질문 공세에 안철수 원장은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내놓았다고 대답합니다. 


현재 자신의 지지율이 대통령이 되라는 지지가 아닐 수 있기에 먼저 자신의 생각을 소상히 밝히고 지지자들의 기대와 부합하는 지 검증의 시간을 갖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민의 기대와 열망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한다면 출마할 수도 있다는 뉴앙스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 안철수 원장, 현 시대의 멘토, 고마운 분


힐링캠프를 보고 안철수 원장님, 그가 한국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여야 정치인들이 긴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역할이 여기까지 인지, 아니면 대선에 출마하여 직접 행동과 정책으로 대한민국을 행복한 사회로 변화시킬 것인지 결단의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제 젊은 시절에 바이러스 먹은 컴퓨터를 고쳐주었고, 세상이 미워졌을 때, 책으로 다독거려준 안철수 원장님에 대한 고마움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