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가 15일 저녁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위해 건국대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한국대학생포럼이 주최하는 '박근혜 대선 후보 초청, 그녀에게 직접 묻고 직접 듣는다'라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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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알리는 홍보포스터, 출처 : 한국대학생포럼]
▲ 젊은이들과 소통을 꿰하는 박근혜 후보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게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박 후보에게 대학생들과의 만남은 이미지 만회를 위해서 중요한 자리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나라의 대통령을 꿈꾸는 자로서 이 땅의 젊은이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세상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보도 듣고 느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행사는 시작 전 부터 '반대' 의견을 가진 대학생들과 해고 노동자들 때문에 시끄러웠다고 합니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건국대 모임 학생들은 박근혜 후보가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노동이 빠진 경제민주화는 거짓", "투표시간 연장거부, MBC 김재철 옹호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는 지금도 목마르다" 등의 푯말을 들고 반대 표시를 하였고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역시 "쌍용차 문제 국정 조사 수용하라" 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오기 전에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건국대 학생들 출처 : 아시아경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고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말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가는 길에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항의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반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이기 때문에 답변 안 할 자유도 있습니다. 누가 묻는다 해서 불만이 있다고 해서 친절하게 다 답변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유민주주의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유'를 남용해서는 안되는 사람들이 있으니 나라의 녹을 먹고 있는 정치인과 관료들입니다.
그들은 국민의 질문에 성실히 답해야할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구요 ? 국민들이 뽑아 주었고,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
▲ 박근혜 후보가 답해야할 질문들
건국대 학생들의 피켓 시위 내용과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국정 조사 요구, 이 모든 것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성실한 답변을 해 주어야 하는 자리에 있는 분입니다. 그런데 이날 과연 토크 콘서트에서 이와 같이 의미있는 질문들을 직접 묻고 직접 대답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을까요?
먼저 행사를 주최한 '한국대학생포럼' 대해서 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다른 세대는 몰라도 젊은이들이 보수화 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나이들면 시대에 순응하며 어느 정도 보수라는 가치를 삶에 적용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창 세상을 경험하고 도전해 나아가할 나이에 '보수'의 가치를 내걸게 된다면 인생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덧없이 보내버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노파심에서 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가 보수화 되는 이유는 모두가 비뚫어진 어른들의 탐욕과 비양심에 의한 것입니다.
▲ 한국대학생포럼이란?
한국대학생포럼, 저는 그냥 대학생 모임 정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언론기사를 살펴보니 '보수를 지향하는' 단체라고 하는 군요. 이들이 어떤 성격을 갖는 지는 아래의 자료를 보시고 직접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
[한국대학포럼 홈페이지 캡처]
▲ 직접 묻고 직접 대답하지 않는다면 ?
보수를 가치를 지향한다고 하면서 대단히 '정치적'인 대학생 모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에 말했지만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입니다. 이것에 대한 비판하거나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보수 성향의 대학생 모임에서 주최한 대선 후보 토크 콘서트가 젊은이들의 패기와 진정성이 담겨져 있었냐는 것입니다. 현장을 취재한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날 박 후보에게 던져진 질문은 딱 다섯 개, "어머니가 그립지 않느냐" "독도 문제에 대한 입장", "낮아지는 청년 취업률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여성고용 40%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등 젊은이들이 할 수 있는 패기있고 도전적인 질문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황당한 것은 '현장 질문' 허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토크 콘서트 제목이 '박근혜 대선 후보 초청, 그녀에게 직접 묻고 직접 듣는다' 였는데 앞에 붙는 '직접' 이라는 단어는 빼버려야 더 정확한 이름인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청중을 모아놓고 교과서적인 질문만 받고 답한다면 진정한 '토크콘서트'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토크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에 건국대생들과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피켓 시위가 무모한 것이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토크 콘서트 장면, 출처 : 오마이뉴스]
▲ 우리 삶과 관계있는 '의미'있는 질문에 답해주는 대통령 후보는 누구일까?
현재 망가져 가는 언론, 이름 뿐인 경제 민주화, 인격까지 짓밟힌 쌍용차 해고 노동자, 어느 것 하나 우리 삶과 무관한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질문 없이 공약집에 나와 있는 교과서적인 질문에나 답하면서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가진다면 후보에게나 학생들에게도 '함께 찍은 사진' 밖에는 남지 않는 선전과 홍보의 시간일 뿐입니다.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 한다면 조금은 진정성을 가지고 선거 운동에 임했으면 합니다. 자기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더 많은 국정운영의 교훈과 지식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피한다면 어디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철학과 지혜"를 구할 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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