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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착한 젊은이가 어떻게 보수 청년이 되었을까?

오늘은 무척 마음이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너무나 아끼고 좋아하는 후배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후배가 이 글을 꼭 읽고 정말로 자신과 가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삶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제 후배는 지금 삼십대 초반입니다. 심성이 너무나 착해서 어디가서 손해를 보면 봤지 남의 것을 공짜로 취하거나 덤을 얻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것을 제가 아는 것은, 잠깐 동안 이 후배를 데리고 일을 해봤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잠도 못자고 자기 돈 써가면서 항상 힘들게 일하는 후배가 안스럽기도 했고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본인이 모든 손해를 감수하는 스타일인 것이죠.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항상 후배를 착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후배가 얼마 전부터 갑자기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스마트폰형 싸이월드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에 이상한 글과 사진을 올리는 것입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처음에 이것을 보고서 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평소 사회에 대해서는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던 후배가 요즘 선거판에서  네거티브의 정점을 달리는 고 노무현 정부, 종북세력, 북한인권과 같은 매우 정치적이고 민감한 사항을 친구들과 나누어 보는 공간에 떡하니 올린 것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하고 후배한테 물었지만 별다른 대답이 없더군요. 그래서 답글을 확인해 보니 교회 친구들사이에서 돌려보는 동영상 같았습니다. "가려졌던 눈이 띄어질 것이다", "아멘" 등의 댓글이 달리는 것으로 봐서는 교회 친구들의 공유하는 콘텐츠인 듯 했습니다. 사실 이 후배는 사회 친구보다 교회 친구가 더 많은 신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일주일에 2번 이상 교회를 나가고 모든 생활이 교회에 중심이 맞추어진 아이였습니다. 종교적 입장에서 보면 매우 훌륭한 신앙을 가진 신자였고 사회적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나쁜 일을 행하는 아이는 절대로 아니였습니다. 도리어 봉사와 구제의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는 매우 착한 젊은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착하디 착한 후배가 갑자기 골수 보수층이나 하는 노무현 정부를 헐뜯고, 종북이라는 단어를 말하고, 북한 인권을 운운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뭔가 이게 사단이 났구나 싶었습니다. 온통 교회 사람들로만 둘러쌓여 있고 다니는 교회가 매우 믿음 중심의 보수적 색채가 강한 교회라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지만 교회 친구들끼리 저런 동영상이나 돌려보면서 사회를 이해하고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는 물어봤습니다. "너는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 것이냐"라고 말입니다. 평소 제 앞에서 자기 주장을 잘 펴지 못하던 후배가 바로 답을 하더군요. 그 대답을 듣고 깜짝 놀랐고, 저는 모든 것이 선명해짐을 느꼈습니다. 




▲ 이번 대선에서 교회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한국 교회는 이전 대통령 선거에서 믿는 자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간접적으로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었습니다. 그때 보여주었던 목사들의 모습은 참으로 추악하고 가증스러웠지요. 마치 자신들이 하나님의 뜻을 받들고 나라와 세상을 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탐욕은 본인 스스로만 모를 것입니다. 


그랫던 그들이 이번 대선에서는 특별히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잘 느끼지 못했더랬습니다. 단지 대형 교회에서 기도의 제목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도자가 나오게 해달라'고만 말할 뿐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설교 시간에 '복지를 강조하는 것이 좋은 것 만은 아니다'식의 정치적 발언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는 해도 예전처럼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는 줄로만 알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심성 착한 후배의 카카오스토리를 보면서 교회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네거티브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추측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평소에 잠잠하던 교회 청년들이 대선 때가 되어 노무현, 종북, 북한 인권이라는 보수층의 단골 메뉴를 서로 돌려가면서 본다는 것은 너무나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종북세력의 실체를 보고 '아멘'을 외치는 착한 청년들


그리고 그런 동영상을 감동 깊게(?) 본 착한 청년들은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찍어야 하는지는 안 봐도 뻔하게 선명해지는 것입니다. 목사들이 교단에 서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힘드니 이제는 교회 친구끼리 이런 동영상이나 돌려보면서 젊은 친구들의 세상을 보는 눈을 편협하게 만드는 문화가 개탄스러울 따름이었습니다. 


다시 후배 이야기로 돌아가서 제가 후배한테 화가나고 안타까왔던 것은 후배가 행사하는 한표가 절대로 자신을 위한 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후배한테 이야기 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이기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철저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투표하라고 말입니다. 


제 후배는 대학을 졸업한지 5년이 넘어가는데도 아직도 학자금 대출금을 갚아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처음 들어갔던 직장에서는 황당한 사장을 만나서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퇴사하였고,지금은 자영업으로 매우 불규칙한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트럭으로 과일 장사를 하시면서 생계를 유지하셨는데 대형마트가 상권을 장악한 이후로는 그나마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서민으로 살면서 어디 힘들지 않은 집이 있겠습니까만은 후배의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는 것을 보고 저는 항상 마음이 안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 착하고 열심히 사는 후배가 그깟 노무현 정부, 종북, 북한 인권 동영상을 돌려보고는 보수에게 한표를 던져야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을 보고는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부자에게는 감세와 혜택을, 서민에게는 고통 분담만을 요구해오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익과는 정반대의 투표를 하겠다는 후배가 너무나 안타까왔던 것입니다. 




▲ 이번 대선은 노무현도 아니고 종북도 아닌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


이번 대통령 선거는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이지 이미 고인이 된 노무현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가 아닙니다. 노무현 정부가 심판을 받아서 이명박 대통령이 되었다면 이제 노무현 정부 이야기는 그만하는 것이 상식인 것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입만 열면 노무현 대통령을 들먹이며 죽은 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선거전을 치루고 있고, 서울시 교육감 후보 선거에서는 전교조 출신이라는 이유 만으로 이수호 진보 단일 후보를 종북주의자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공약이 사라지고 네거티브가 된 것은 색깔론으로 떡칠을 하는 '종북'이 그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습니다.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종북입니까? 헐벗고 굶주리고 낙후한 부자 세습이 이루어지는 한심한 북한을 찬양하고 따라는 자들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정말로 정신 상태가 안 좋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고 그런 자들은 모두 북한으로 보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자기들에게 반대하면 모두를 종북으로 모는지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해도 종북, 전교조도 종북, 북한에 식량 지원하자고 하면 종북, 복지하자고 해도 종북으로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이런 무식이 판을 치는 세상이 만들어지니 착하고 착한 제 후배까지 물들어서 종북이 자신의 신앙에 대단한 위협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과는 무관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19대 국회의원선거 사진 공모작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해맑고 착한 청년이 어떻게 보수에게 표를 던지게 되었을까?


해맑은 제 후배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후배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서 사탄의 무리가 배후에 있는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을 없애려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한표를 행사할 것입니다. 그리고서는 생각하겠죠. 자신의 한표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한표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이 후배를 정말 사랑한다면 후배가 가장 행복해지는 한표를 행사하길 바랄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등록금을 갚기 위해 새벽까지 일을 해야하고, 가족의 수입이 줄어들어 집을 줄여가야 하는 무거운 현실 속에서 그가 좌절하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오직 종교의 힘만으로 가능할까요? 하나님은은 우리에게 마음의 행복뿐만 아니라 세상을 누릴 수 있는 기쁨도 허락하셨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가 성경에 나오는 말씀 중에 하나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려면 기본적인 경제적 조건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금 한국 사회는 양극화가 너무나 심해졌고, '번성'은 커녕 '생육'도 힘든 상황에 빠져들었습니다. 





▲ 자신에게 가장 이기적인 투표를 해야 삶이 개선된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젊은 청년들이 자신들에게 매우 이기적인 투표를 해야 삶이 개선이 되지, 종북이니 북한 인권을 따진다면 헛다리 집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투표가 시작된 이래로 언제 북한이 위협이 되지 않은 적이 있었나요? 그렇게 위험하다는 북한은 현재 자급자족도 힘든 약골 나라로 추락하였습니다. 


저는 제 후배가 모아둔 재산이 한 100억 정도 있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100억 가진 사람은 당연히 보수 후보를 찍어야지요. 세금도 깎아주고 온갖 혜택을 마련해주는 지도자를 뽑아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부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철저히 이기적으로 투표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잘먹고 잘사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렇지도 않은 사람들이 마치 100억 이상 가진 사람 마냥 애국자인 척하고 개신교의 전사라도 된 것 마냥 투표를 지르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 투표한 만큼의 삶의 무게는 본인이 감당해야 


저는 조만간 후배를 만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 줄 것입니다. '선거가 무슨 장난이냐'고 말입니다. 너의 한표가 너의 삶만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 가족도 힘들게 할 수 있고 너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한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중한 한표라고 말입니다. 그래도 생각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찾아올 삶의 고통은 그 후배의 몫이겠지요


저는 이번 대선에서의 한표가 자신의 삶에서 행복과 고통의 촘촘한 경계 지점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투표를 잘 한만큼 행복 지수로 다가올 수 있고 못하거나 안한다면 고통의 지수는 가늠하기 힘들 것입니다. 삶은 모두 자신의 선택의 몫인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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