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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국정원 통진당 이석기 의원실 압수수색, 공안정국 신호탄?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오늘(28일) 오전 6시 30분부터 진보당 이석기 의원실을 포함하여 김홍열 경기도당위원장 등 현역 및 당직자 자택 또는 사무실에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착수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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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압수수색이 벌어지고 있는 통진당 이석기 의원 사무실 앞 출처 연합뉴스]




이석기 의원은 이미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의혹 때 큰 홍역을 치뤘고 진보당 김재연 의원과 함께 자진 사퇴 압박을 받았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이석기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이고 최근 국정원 국기문란 정국에서 통합진보당의 활약을 등에 업고 이미지가 쇄신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의 느닷없는 이석기 의원 압수수색에 아침부터 의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국정원은 스스로가 범죄 혐의를 가지고 있고 개혁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애국과 종북을 구분 못하는 '매카시즘'의 쪄든 인사였다는 것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고 있으며 그를 따랐던 직원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또한 국정원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보여주었던 국정원 직원들의 안하무인격 태도와 짜맞춘듯한 거짓말을 보면서 이들이 하는 활동에 대해서 신뢰를 가질 수 없게되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국정원장이 교체되었지만 이전이나 이후나 국정원은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국정조사 청문회였던 것입니다. 





[국회에서 질문 중인 이석기 의원 출처 : 오마이뉴스]





▲ 이석기 의원 내란죄 국보법 위반 혐의

이와같은 시점에 국정원이 현역 국회의원의 국회 사무실까지 들어가 압수수색을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압수수색의 이유가 통합진보당,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관련자들의 내란죄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가 사람들이 우려했던 '공안정국'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현재 국정원은 지탄의 대상입니다. 그리고 수사기관이 현역 국회의원 국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왜냐하면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권력으로 불체포면책특권까지 주어진 자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현역 국회의원의 국회 사무실이 국가기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압수수색의 주체가 경찰 또는 검찰이 아니라 매우 이례적으로 '국정원' 이 전면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압수수색의 당위가 매우 확실하거나 논란거리가 되어도 손해 볼게 없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국가에 대한 이적 행위를 하는 경우는 압수수색보다 더한 조치를 취하여서라도 발본색원하는 것이 맞습니다. 





[국정원 진상조사 청문회 출처 팩트티비]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정보기관은 과거 여러차례 공안정국을 유도하면서 간첩단 사건을 조작한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 군사독재 시대 때, 유신에 반대한 민청학련을 간첩단으로 몰아 대대적인 공안정국을 유도했던 것은 당시 중앙정보부였습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민청학련의 배후에 공산단체인 인혁당과 조총련계 일본 공산당, 국내 좌파 혁신계가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소설같은 거짓말을 국민을 상대로 발표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정부의 악행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간첩의 꼬리표를 붙였고 국민의 교육 수준이 높아져 '간첩'의 약발이 다하자 이제는 '종북'이라는 신조어를 개발하여 대통령부터 일베 초등까지 합창을 하듯 써먹게 되었습니다.    




[이석기 의원 국회 사무실]





▲ 공안정국의 신호탄인가?

국정원의 이번 통합진보당 이석기, 민주노총, 시민단체에 대한 압수수색은 매우 우려스러워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석기 의원은 이미 작년 총선 과정을 거치면서 사상과 과거 행적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있었습니다. 당시 수사기관과 언론의 통합진보당 죽이기는 몇달에 걸쳐 진행되었고 당시 5% 이상의 지지도를 유지했던 통진당은 후에 소수점자리 지지 정당으로 추락했습니다. 연일 통진당 부정선거 사건은 소상하게 전파를 탔고 이정희, 이석기, 김재연 등에 대한 관심은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그때도 수사기관과 언론은 이석기 의원에게서 사법적인 문제를 밝혀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현재까지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고 나름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느닷없는 국정원 압수수색이 우려스럽다는 것입니다. 전임 국정원장이 국내 정치 개입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소속 직원 역시 혐의가 주어진 상태에서 국정원의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은 대단히 무리스러워 보입니다. 스스로가 개혁 대상인 국정원이 자중하지 않고 논란의 중심에 서서 현재의 꼬인 정국을 스스로 풀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이 사건이 매우 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보통 경찰이나 검찰이 압수수색을 할 수도 있는데 국정원이 직접 나섰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정원 게이트가 장기전으로 치닫고 촛불민심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공안사건으로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과거의 패러다임과 흡사해 보입니다.  


시간은 흐르고 발전은 역사의 당위라고 생각했건만 요즘에는 과거의 신문을 많이 찾아보게됩니다. 혹시나 우리가 어디서엔가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때가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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