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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거룩한빛 광성교회, 밥 주는 교회가 좋다

어릴 적, 교회하면 떠오르는 것이 크리스마스 때 주는 선물이었습니다. 사실 어린 나이에  죄 사함, 구원, 부활 이렇게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고 믿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들려주는 과자와 선물, 친절하신 주일학교 선생님이 저를 교회로 이끄는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나이가 들면 과자와 선물로도 시큰둥해집니다. 예수님이 '사람이 떡으로만 살 수 있겠느냐'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가 주는 각종 편의보다 정신적 평안과 구원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때가 찾아옵니다. 그것이 빠르면 사춘기 또는 청년 시절 일수도 있고 보통 중년이 될 때까지 한 번쯤 '인간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자기 성찰이 죽을 때까지 한번도 찾아오지 않는 사람은 처음부터 해탈했거나 아니면 극단의 삶을 살 가능성이 큽니다.





▲ 믿을만한 교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제 나이가 40을 넘었고 새롭게 이사한 곳에 적응하려다 보니 교회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서울에서 다니던 교회는 어릴 때부터 다니던 곳이라 미우나 고우나 애착이 많은 교회였습니다. 담임 목사님은 확실히 보수적이었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가 처절하리만큼 종교적이었기 때문에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커다란 만족은 아니지만 어디가서 내가 다니는 교회가 창피하지는 않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사는 곳이 서울을 벗어나게 되니 주일마다 장거리 이동이 만만치 않아졌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교회 투어를 다녔지요. 몇 달여를 이 교회 저 교회를 떠돌며 목사님의 설교와 교회 분위기를 둘러보았습니다. 염탐꾼처럼 두리번 거리고 다녔으니 우리가 '신천지'가 아닌가 의심한 곳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소중한 것은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파랑새의 교훈과도 같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 가정이 정착할만한 좋은 교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교회, 거룩한빛 광성교회]



▲ 거룩한빛광성교회


우리가 작년에 이 교회를 찾을 수 있었던 계기는 교회 앞에 세월호 추모 플랭카드를 달고 있어서 였습니다. 그리고 주일 예배를 참석해 보니 이 교회가 추구하는 바가 '상식적인 교회' 였다는 것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한국의 많은 교회가 상식을 초월해서 뭔가 해보려는 과정에서 타락하고 왜곡되었다고 보는 저에게 '상식'을 내세우는 교회는 참으로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담임 목사님의 임기를 65세로 정하고 7년마다 신임투표를 묻는 것 또한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을 추진한 것이 교인 또는 장로들이 아니라 담임 목사님 스스로의 결정이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세습에 대해 아무런 문제 제기 또는 가책이 없는 한국 교단에 이와같은 '결정'은 참으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외에 거룩한빛광성교회는 교회 생활 전반에 기존 교회들과는 다른 개혁과 매력을 주는 교회였습니다. 앞으로 시간 날때마다 거룩한빛광성교회의 개혁 모델을 하나씩 다뤄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주일마다 우리 가정이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점심 식사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위 음식은 얼마나 할까요? 메뉴는 소고기 무국에 김치입니다. 밥과 반찬은 자기가 먹을 수 있을 만큼 자율적으로 담을 수 있으니 모자라지 않게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시중에서 이런 밥을 사먹으려면 최소 4~5천원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는 단돈 천원에 먹을 수 있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주일날 예배보고 외식하려고 한다면 적어도 2만원 이상은 듭니다. 그러데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는 단돈 4천원이면 훌륭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밥이 천원이라고 음식의 양과 질이 떨어지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금방 나온 밥은 윤기가 흐르고 김치는 신선하고 국물은 오래 끓여 깊은 맛까지 납니다. 보통 단체 급식에서 먹는 오래된 쌀, 중국산 김치, 스프로 끓인 국물 맛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거룩한 빛 광성교회, 점심 식사 비용 천원]




저는 거룩한빛광성교회를 다니면서부터 지금까지 주일에는 언제나 아내와 함께 교회에서 점심 식사를 마칩니다. 아내도 무척 만족스러워 합니다. 그것은 비용적인 면에서도 훌륭하고 교회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식사를 준비를 해야하는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광성교회는 성경 말씀처럼 주일은 예배보고 오후시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을 갖춘 것입니다.


예전에 교회하면 오소도손 모여앉아 식사를 하는 것이 미담이었습니다. 지금도 해외에 나가있는 한인교회에서는 이와같은 식사 나눔이 지속되고 있는 줄 압니다. 하지만 교회가 대형화 하면서 교인을 위한 식사 배려는 사라졌습니다. 물론 대형교회마다 식당이 있기는 하지만 규모나 시스템으로 보았을 때 예배를 마친 교인들을 위한 식사 장소가 아니라 교회 직원을 위한 식당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식사 비용 역시 3000원 이상 씩 받고 있으므로 교인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경제 논리로 운영되고 있는 줄 압니다.     


그런데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받는 1000원은 재료비 원가에도 못 미칩니다. 그리고 지하에 대형 식당 공간에서 많은 인원이 함께 할 수 있어 먹고 싶어도 못 먹고 가는 일이 없습니다. 




[남긴 없는 깨끗이 먹는 그릇]




저는 교회의 이와같은 '배려'가 사소한 것 같지만 매우 중요한 관계 맺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한국의 대형 교회를 보면 너무나 경제적입니다. 원하면 오고 오기 싫으면 가라, 교인이 되어 출석도 잘,하고 헌금 잘 내면 맴버로 기억해주고 배려해 주겠다. 하지만 그 외에 어중이 떠중이들을 위한 배려는 없다, 이것이 요즘 한국 교회의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거기에 속한 교인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대형교회의 태생적 한계와 목회자들의 보수화가 한국교회의 삭막함을 키우고 있는듯 합니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님]




▲ 교회 개혁 모델, 거룩한빛광성교회

예수님이 이 땅에 계셨을 때 관심 갖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사실 핵심의 사람들이 아니라 '어중이 떠중이'들이었습니다. 대형교회는 태생적으로 어중이 떠중이들을 배려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것을 깨닫는다면 교회 개혁의 깃발을 올려야 할 텐데 개혁은 커녕 더욱더 독불장군화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일부는 독불장군도 모자라 정치기업꾼으로 변질된 곳도 있습니다. 


저는 거룩한빛광성교회를 다니면서부터 교회에 대한 비판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 다니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럽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일마다 나오는 식사를 맛있게 하면 교회가 정신적 위안 뿐만 아니라 배를 든든하게 해주는 실질적 도움을 주는 곳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밥을 주는 교회가 좋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것 외에도 거룩한빛광성교회가 너무나 좋은 이유는 충분히 많습니다. 다음부터 조금씩 우리 교회가 좋은 이유를 여러분들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