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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박카스 할머니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84세 할머니가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되었습니다. 우리는 박카스 아줌마를 떠올리며 노친네가 해괴망측하게 몸이나 팔고 다녔나 하고 비난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심각하고 처절합니다.






▲ 박카스아줌마가 아니라 박카스할머니

자양강장제를 팔며 노인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한 사람은 84세 할머니 한명이 아닙니다. 함께 송치된 할머니의 수가 무려 37명이고 대부분은 60대 였지만 그 중에 70~80대도 섞여 있었던 것입니다. 이쯤되면 박카스 할머니의 문제가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커다란 문제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기사)


특히 84세 할머니가 회자되는 이유는 이 분은 이미 3월에 적발된 적이 있는데 다시 단속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이 박카스 할머니의 경우는 돌봐주는 사람도 없고 한글도 몰라 취업도 어렵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40은 불혹이요, 50 지천명, 60 이순, 70 고희라 부르며 나이에 따른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불혹은 헛갈리는 일이 없음을 말하고 지천명은 하늘의 뜻을 안다. 이순은 들어서 거칠것이 없이 관대해짐을 말하고 고희는 그 나이에 이르기가 어려울 정도로 드문 사람이라는 뜻이었습니다. 









▲ 고령화 시대 우리들의 자화상 : 박카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현대사회는 고령화가 진행되어 70세 이상 사는 것은 기본이 된 듯 합니다. 그러다보니 은퇴 후 살아야할 날이 일한 날보다 길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또한 인구 피라미스에서 노인층은 두터워지고 청년 층이 줄어들면서 젊은 세대가 부양해야 하는 노인 세대 복지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된 것입니다 .


이러한 현실에서 80세 넘는 할머니가 생계를 위해 가장 밑바닥 인생을 살았다는 것이 비난할 일이 아니라 지금이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할 중요한 시점에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들 노인들은 복지 사각 지대가 아니라 삶의 사각 지대에 놓인 분들로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진 것입니다. 


장발장이 훔친 빵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미를 두고 이해하려고 하면서 정작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카스 할머니의 성매매에 대해서는 비난과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 우리 미래는 매우 어두워질 것입니다. 


일자리도 없고 생계가 막막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팔려고 했던 것이 어디 박카스 뿐이었겠습니까? 자존심과 양심과 도덕과 모든 것을 내던지려고 마음 먹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장에 입에 풀칠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대 누가 박카스 할머니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