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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기사로 읽어보는 하반기 서민경제 전망


이제 2010년이 반하고도 한달이 지났습니다. 여름 휴가 보내고 8월 한달 보내면 9월에는 이른 추석연휴가 있고 그러다 보면 아듀 2010 년의 구세군 종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 서민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던 본격적인 하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래 기사를 보면 일단 분위기 아주 좋습니다.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말은 반복학습의 효과가 커서 작년인지 올해인지 구분조차 안되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기사를 검색해 보면 분명히 작년 말에 전망 아니 약속을 하셨더군요. 결국 올해 하반기는 반드시 서민경제를 회복 시키고 서민들도 웃는 날이 오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올 12월 2010년을 보내면서 다시 내년 하반기를 말씀하시면 서민들이 많이 힘들어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연일 '친서민' 발언 들이 쏟아지고 있고, 관련 정치인들의 서민경제 회복에 대한 약속과 정책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나아질 지에 대해서는 몇가지 의문들이 생깁니다. 



1. 고물가 문제입니다. 

현 정부는 집권하면서 부터 환율정책을 통해 대기업들의 수출을 도왔습니다. 달러값이 비싸지는 바람에 수출은 기본 이익에 더하여 환율 수익까지 챙겼지만 수입 물가는 급등하여 대부분 생필품의 원자재를 수입해 오는 국내 소비자 물가는 급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때 나온 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이 '하반기' 발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좀 힘들어도 대기업이 해외 나가서 돈 많이 벌어오면 결국 서민들에게도 그 파이가 골고루 나누어질 것이라는 순수한 생각을 주입한 것이죠. 사업 하면서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은 첫째, 명함 많이 가지고 다니는 사람, 둘재 핸드폰 여러대인 사람, 세번째가 나중에 돈 벌면 잘해주겠다는 사람입니다. 명심하세요! 



2. 부동산 가격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고질병이죠. 집값이 너무 비쌉니다. 그러하기에 집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엥겔지수라는 것이 있죠. 전체 소득에서 식비를 비율에 따라 빈부를 따지는 수치인데 우리나라는 엥겔지수가 아니라 '주거비용지수'라는 새로운 경제지표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계속 거래 없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집 없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일이나 집으로 투기를 한 사람들과 대출로 집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힘겨운 시간인 것 같습니다. 투기꾼들은 보호할 필요도 동정할 생각도 없습니다. 어떻하다 부동산을 가지고 돈 놀이하는 것을 투자라고 인정해주는 나라에 태어나서 자신들의 실력 발휘를 한자들이니 용서의 가치도 없습니다.  

[1980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복부인' 그때는 부동산 투기를 하는 주부를 복부인이라고 부르고 지탄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쉽지 않은 것은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이러다가 평생 집을 못 가지면 어쩌나 하고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중산층에게 있습니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340조원에 달하고 있다니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이자 비용이 만만치 않고 담보 가격 하락으로 대출 비율이 떨어지니 원금상환에 대한 압박까지 받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각종 정책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행동입니다. 서민경제의 안정은 집값 상승이나 유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락에 있습니다. 앞으로 떨어져도 한참 더 떨어져야 합니다. 

서민들이 집을 사려면, 서민들의 주거 비용을 낮추려면, 집값이 낮아야 하는 것이 자명합니다. 요즘 아무리 논리의 유희로 선과 악의 구분이 흐리멍텅 해졌다고 해도 이 사실 만은 자명한 일입니다. 

거품과 프리미엄으로 모래 위에 지어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그것을 인위적인 정책으로 붙잡아 놓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행동입니다. 결국 '서민'과 '중산층'과 '부유층'을 구분 못하는 정부의 망원경 시각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민을 위한 최저생계비는 계속하여 하락하고 있습니다]

'집 있는 가난한 자'라는 말같지도 않은 언어의 유희로 보호받고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할 계층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흐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강남에 집이 한채 있는데 생활비가 없다면 그 집을 팔아서 은행에 넣고 이자로 생활비를 쓰세요 라고 말하는 경제 장관이 없었기에 우리나라의 서민경제는 보장받거나 배려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집 가진 사람들의 불쌍한 현실을 알고 있냐고 버럭하던 그 분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3. 정책은 양보와 혜택을 서로 나누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없습니다. 한쪽이 손해를 보고 다른 쪽이 빼앗아 가는 정책이 아니라, 한쪽이 이번에는 양보를 하고 다른 쪽이 혜택을 보는 상생과 소통의 정책을 펼쳤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정책들은 설명과 배려 없이 무조건 빼앗고 포기시킨 다음에 나중에 잘해줄게 라고만 해 온 것입니다. 

그리고 뒤늦게 자신들이 한 약속의 일부분을 지키려고 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듭니다.

4. 문제는 현재에 있습니다. 

물가는 이미 올랐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오를 것입니다.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이미 중소기업은 그 설곳을 잃었고 대기업의 가격 정책과 판매 방식에 도전할 세력이 없습니다. 대형마트의 동네 슈퍼 진출에 이어, 도매물류업까지 
진출을 허용하면 서민들의 일자리와 장바구니 물가는 보장 받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평상 시에는 자존심을 내세우면 서로 으르렁 거리지만 이익이 동일할 때는 각종 담합으로 기가막힌 단결의식을 가집니다. 가진 자의 생존 방식이라고 할까요. 체면은 순간이고 이익을 영원하다라는 표어를 자진하여 실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물가 혜택을 보았던 주된 이유는 거대 공장 중국과 인접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급격한 경제 발전을 이루어 굳이 우리나라에 수출하지 않아도 내수로만 나라경제가 운영될 정도이면 그것도 모잘라 진공청소기처럼 원자재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전세계 생필품의 40%를 담당하고 있다는 중국의 이우시장은 이제 노동집약적인 상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한국의 제조상과 가격이 비슷해졌다고 합니다. 이제 저가 중국 제품으로 국내 소비자 물가지수 평균을 끌어내리기는 
힘들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