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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9시 뉴스에서 상품 광고를 버젓이?


뉴스는 사실을 다루는 방송이기 때문에 신뢰가 생명입니다. 그런만큼 사회적 파급력도 큽니다. 일단 9시 뉴스에 방송이 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드라마에는 PPL(Product Placement)이라는 간접광고를 많이 합니다. 기업이 광고비용을 제공하고 방송 내용 중에 자신들의 상품을 노출시키는 방식입니다. 주로 돈 많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 자신들의 상품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방식입니다. 


KBS 9시 뉴스 튼튼생생 365일이라는 소식이었습니다. 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 같은데 겨울철 '집먼지 진드기'에 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마지막에 여러가지 집먼지 진드기 퇴치 방법을 설명하면서 한가지 방법으로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멀리서 한 시연자가 스프레이를 침대에 뿌리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방송은 여기까지 보여주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장면을 보시죠


갑자기 화면을 땡겨 잡으면서 스프레이 뒷면을 화면에 노출시킵니다. 위 화면 캡쳐화면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실제 TV 화면상으로 충분히 어떤 제품인지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스프레이 뒷면을 저렇게 가깝게 보여줄 필요는 전혀 없었습니다. 저 제품을 알리고 싶다면 말이죠 

                                   [이것은 시중에 나와 있는 헨켈 제품의 뒷면 사진입니다] 

워낙 유명한 다국적 회사 제품이라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좋은 건강 정보를 전달하는 자리였고, 보는 시청자가 저 제품이 무엇인지 알고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객관적 정보를 다루는 뉴스가 그 제품을 저런식으로 노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럴리야 없지만, 이것이 의도된 것이라면 이런 노출광고에 기업은 댓가를 지불해야 하고, 그 광고비는 고스란히 상품 가격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돈을 받고 뉴스에 광고를 한다면 시청자들은 오직 저 제품만이 가장 신뢰하고 좋은 제품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고, 그렇다면 돈많은 세계적인 기업만들만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왜곡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주말에 뉴스를 보다가 느낀 것이지만,실수인지 일부러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9시 뉴스에서 이런 불필요한 장면을 내보내는 것이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사회가 평등하다는 것은 돈 많고 강한 집단이 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그것을 제어하고 방어하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졌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한국의 사회 평등 지수가 낮아지고 있다고 하던데 방송에서나마 평등한 뉴스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