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 은폐가 벌어졌으면 최소한 내각 총사퇴감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단지 청와대에서 한다는 말이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라는 말 밖에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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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KBS뉴스9 , 캡처]
그런데 대한민국의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이고,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 수사가 있었던 내용입니다. 그때 최선을 다했지만 별다른 것을 밝혀지 못했던 검찰에게 장진수씨의 폭로가 있었다 하여 다시 수사를 맡기고 그들의 조사 결과는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이번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하여서는 청와대의 많은 부서들이 언급되고 있고, 정권의 실세들이 관련되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누가 이것을 공정하게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을지가 무엇보다 의문입니다. 결국 4,11 총선에서 올바른 투표로 입법부의 정부 견제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처음부터 현 정권은 도덕 불감증이 만연하였던 것 같습니다. 잘못한 일에 대해서 사과보다는 뭉게버리고 교묘하게 돌려막기식의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잠든 척 한 사람은 잠을 깨울 수 없다고, 잘못을 잘못이라 여기지 못하는 사람은 진정한 사과도 반성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정권에 대해서 아직도 일부 점잖은 원로라는 사람들은 국민들이 뽑아놓고 왜 그렇게 욕을 하냐고 가만 놔두라는 주문을 하는 경우를 봅니다. 우리는 나라의 지도자를 뽑은 것이지 불법을 용인하는 정권을 뽑은 것은 아닙니다.
[포옹하는 김종익씨와 장진수씨 출처 : 이털남 트위터]
사건을 되돌리면 처음 2008년도 민간인 김종익씨에 대한 사찰이 이루어지고, 2010년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이 모든 사건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수 있었던 사건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증거를 은폐하고 해당자를 회유하면서 이것을 덮으려 한 것이었죠. 그리고 거기에는 검찰의 부실 수사도 한 몫을 한 것입니다.
결국 민간인 불법사찰이라는 큰 죄를 짓고서 그것을 은폐까지 하더니 2012년 장진수씨의 폭로가 시작되면서 이 사건은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슈 털어주는 남자 김종배의 이털남을 통해 들은 녹취록은 정말로 방대하고 치밀할 정도 였습니다. 잘 모르는 저같은 사람이 듣기에도 이것은 보통일이 아니며 커다란 파장을 가져오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청와대는 무대응, 무관심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래도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진정한 언론인들은 모두 파업 중에 있습니다.
제대로된 기자가 빠져나간 현재의 언론사의 기사는 그야말로 관영 방송의 찌라시 수준에 있습니다. 그것을 국민의 여론이라고 착각하는 자만에다가 태생적 도덕 불감증이 더해지면서 현실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흐려졌던 것 같습니다. 자신들이 통제하고 억압하는 세상이 진짜 세상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방송3사의 파업에다가 국민일보 연합뉴스 등 언론사가 사상 초유의 파업을 벌이고 있는데도, 또한 수수방관하던 정권이었습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방송사 파업은 정권에게 잃을 것이 없는 게임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까칠한 기자들이 남아서 공정방송한다고 들이대는 것보다 파업을 선언하고 회사 밖에 있는 것이 정권의 눈에는 훨씬 보기 편했을 지 모릅니다.
[KBS Reset 9뉴스 캡처]
그러나 꼼수가 이제는 그 수명을 다한 것 같습니다. 파업 중인 MBC 노동조합의 제대로 뉴스데스크에 이어 KBS 새노조의 'Reset KBS 뉴스9' 에서는 총리실 사건 문건 2,619건을 입수하여 자체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이것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질 것 같습니다. 여기에 나온 사찰 대상은 정,관,재계 전방위에 걸쳐 있고, 치외법권으로 독립을 보장해야 하는 언론사마져 사찰하고 심사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옵니다.
이쯤 되면 막해왔던 것이고, 이렇게 막해 왔던 배경은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처음부터 도적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불감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법과 적법을 잘 구분하지 못하였고, 사람들이 불법이다라고 들끓으면 그때 슬며시 은폐하여 버렸고, 그 은폐를 지속하기 위해 꼼수로 일관하다가 결국은 심판의 국면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괜히 한국판 워터게이트라고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명백한 진실 규명으로 관련자들에게 엄정한 법의 심판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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