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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최시중 수술하러 구치소 들어간다?

일반적인 정서로는 아픈 사람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모진 일로 간주됩니다. 더구나 자신보다 연장자에 대해 비난하거나 무례하게 구는 것은 더욱더 예의범절에서 벗어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제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심장 수술 소식은 그런 예법 따위는 염두에 두고 싶지 않을 정도의 뻔뻔함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구속 이야기만 나오면 등장하는 휠체어 하지만 이들도 하수였다 그냥 수술한다고 병원가면 될 것을]


▲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강의 행정 부서?


최시중 전 위원장은 현 정권의 실세 중에 실세로, IT 강국의 위상을 일깨우는 정보통신부를 없애버리고 방송통신위원회라는 이상한 조직에게 그 권한을 일임하더니, 장관보다 더 큰 위세와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당연히 장관보다 더 권한이 막강하고, 위세등등한 위원장이라는 자리를 통해 여러가지 시대 착오적인 악법을 만들어내고 비리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결국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시중(75) 위원장은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해놓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받아 또한번 사람들은 황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결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우습다는 식으로 구속집행정지 심문날인 23일 오전 7시쯤 심혈관 질환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뭐 이쯤되면 막하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죄를 짓고 구치소에 있는 사람이 갑작스러운 질병도 아니고 이미 예전부터 예고되어있던 질병의 수술을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떨어지기도 전에 입원을 하고 수술을 받았다는 것은 재판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거만함의 극치라고 생각합니다. 



▲ 일반인에게 엄격, 권력자에게는 배려, 


일반인들에게는 한없이 엄격한 법이 이런 중대한 범죄 의혹자에게 황당한 배려를 베푼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최시중 위원장은 현 정권 들어서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올랐고, KBS정연주 사장 해임, 종편 밀어주기, 그의 비서관인 정욕욱의 온갖 몹쓸 비리와 해외도피, 방송의 공정성 훼손 등 이루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실정에 대한 책임자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KBS, MBC, YTN 등의 방송사에 대한 주관 부서로서 장기 파업이 일어나게된 원인 제공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실로 많은 일에 관여를 하였고,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방송 및 신문사에 대한 직할 관청이었습니다. 여러가지 문제를 낳았던 KBS 수신료 인상 부터, 미디어렙법 등 방송통신위원회는 직간접적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관리해 왔습니다. 이런 방통위가 다스린 한국의 언론 상황은 심각하게 품질이 저하되었고, 가장 중요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 방통위의 실정


그래서 MBC는 4개월여의 파업을 벌이고 있고, KBS ,YTN, 국민일보 등 사상 초유의 다수 언론사의 장기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언론사의 장기 파업의 원인은 월급이 적어서도 아니고, 직원들의 처우개선이 목적이 아니라 오직 언론의 공정성 회복에 있습니다. 2008년 부터 개편되어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 언론이 공정성이 바닥을 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하고 시정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업무를 방치했다는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 


여기의 수장이었던 최시중 위원장은 대형 비리 의혹에 휘말리자 전격 사퇴를 했고, 그 죄가 중하여 구속 구감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구속정지신청이 받아들여지기도 전에 자기 볼일을 보러 갔다는 것 자체가 이분이 얼마나 법과 상식을 무시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황당한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방치한 서울 구치소와 법무부의 행동입니다. 최시중 위원장이 갑자기 심장 발작이라도 일으켜 병원으로 실렸갔으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벌써 구속 전부터 심장 수술 받는다고 언론에 흘리더니 법의 일정이 아니라 자기의 수술 일정에 따라 구치소를 넘나드는 이런 안하무인격인 행동은 참으로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일반인들이 대형병원에서 진료 한번 받으려면 몇달을 기다려야 하고, 수술을 하려면 또한 몇달을 기다려야하고 병실 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이분은 일사천리로 자기 편한데로 수술 받고 입원한다고 하니 할말이 없습니다. 



▲ 법을 무시하는 사람이 방송과 통신을 관장했으니 결과는?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방송과 통신을 장악하고 행정을 펼쳤으니 방송이 온전할 리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고 대기업 총수들이나 정치인들 감옥에만 가면 환자복 입고, 휠체어 타고 나타나며 쇼하는 것을 진절머리가 나도록 보아왔는데 이제는 더 나이스하게 아예 수술하러 들어간다고 해도 별 문제 없어 보입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현 정권들에서 정말로 황당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명백한 죄임에도 흐지부지 넘어가 버린 것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역사의 언젠가 그런 일들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다시 일어날 것이고 여러번 반복되다 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질 것입니다. 이제 범법자들이 감옥에 가면 수술하러 자기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하면 구치소가 어떻게 답변할지 궁금해 집니다. 이러다가는 구치소는 텅텅비고 병원에 범죄자가 득실거리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심히 염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