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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정태호 분노, 윗분들이 성범죄를 책임져야 하는 이유

주말에는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한 주를 마무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채널 고정하고 가장 편한 자세로 한 시간여 동안 즐겁게 웃으면 스트레스로 풀리고 새로 시작할 한 주가 그리 버겁게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



<추천 꾹><손바닥 꾹>




제가 개그콘서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지 재미있어만은 아닙니다. 현 정권 들어서, 뉴스와 시사 가 죽고, 공정성도 마비되어 버린 방송 언론에 있어, 그나마 개콘에서 다루는 풍자와 해학이 보는 이를 즐겁고 마음 후련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개그콘서트 용감한 녀석들, 출처 : KBS]




▲ 뉴스보다 더 시사스러운 개콘


어제 개콘 용감한 녀석들 편에서는 '정여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정태호가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분노를 작렬시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태호는 아동 성폭행범에게 "아직 피지도 않은 어린 꽃을 짓밟는 몇몇 사람들, 아니 짐승들, 쓰레기들" 이라고 말문을 엽니다. 인간을 쓰레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방송에서 적절치 않은 용어이겠지만 성범죄자의 죄질이 너무나 극악무도하기에 용인되고 호응을 얻는 대목이었습니다. 


이후 정태호는 더 심한 욕(?)을 하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신보라와 박성광의 제지로 입을 떼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성범죄에 대한 분노의 방향을 '쓰레기'가 아닌 '윗분'들로 옮겨갑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윗분들께 한마디만 하지, 매일 똑같은 기사로 똑같이 분노하는 것도 지쳤다. 우리가 원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 이라고 통쾌한 한마디를 날립니다. 




▲ 성범죄 문제, 윗분들이 문제?


이날 정태호의 발언은 시중 언론이 떠드는 성범죄에 대한 시각과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 텔리비전이나 신문을 보면 우리나라가 온통 성범죄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여기서도 성폭행이 있었고, 저기서는 성범죄자가 활개를 치고 다닌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범죄에 취약했다고 하면 이미 오래 전에 예방 대책을 세우고 감시와 처벌을 통해 안전망을 구축했어야 하는데 정부의 대응과 예방책을 전혀 없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경찰청과 한국형사정책연구언이 공동발간한 <2011 범죄통계>에 나온 강간, 강제 추행 연도별 발행건수. 출처]




▲ 정부와 새누리당은 집권 기간 동안 성범죄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위의 도표를 보시면 알 수 있지만 현 정권 들어서 성인대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행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었습니다. 이런 명백한 자료가 있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정부와 새누리당(한나라당)이 얼마 전에 있었던 잔인한 아동 성폭행 사건에 호들갑을 떨며 마치 성범죄 척결의 전능자 마냥 유세를 떨고 있는 것입니다 .


이들에게 성범죄를 예방하고 진정으로 이것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였다고 한다면 집권 기간 동안 대비책을 세웠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 할때는 4대강, 방송 악법, 의료, 인천 공항 민영화 등에만 관심 기울이던 분들이 선거철을 맞이하여 새로운 쑈를 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천박한 언론의 성범죄 띄우기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찌라시 언론들의 열렬한 호응에 있습니다. 언론은  연일 성범죄 소식만 집중하며 주변의 낯선 남자는 모두 성범죄 가능 자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성범죄 사건까지 들추어 내며 오직 성범죄 보도에만 열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천박한 시각은 성범죄의 원인을 영화와 게임에 두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수준 낮은 인간들의 질 떨어지는 사고의 결과물입니다. 영화와 게임이 성범죄의 원인이라면 영화와 게임이 존재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는 성범죄가 없었어야 하는데 과연 그랬을까요?


영화와 게임은 여러 원인 중에 하나일뿐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성폭행의 원인은 사회 구조적 문제(사회 정의, 부의 불평등, 복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현 정부가 그렇게 애써 외면해 왔던 빈익빈 부익부, 보편적 복지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성범죄 뉴스로 도배하는 언론, 출처 : 다음]




▲ 성범죄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취약계층


성범죄자의 직업을 보면 대부분 일용직이고, 사회 취약 계층입니다. 그리고 피해자 역시 취약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국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서 성폭행과 같은 사건이 끔찍한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안정된 직업이 없어 결혼하기도 힘들었고, 많은 돈을 가지고 호사스러원 해외 여행을 다니며 취미 생활을 할 수 없던 사람들입니다. 


PC방에서 몇 푼 돈으로 자신의 여가를 떼우며 살아가는 사회의 낙오자와 같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여당이, 그리고 언론이 성범죄와 같은 사회적 범죄에 대해 더 많이 숙고하고, 제대로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서서히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언론은 성범죄 자체에 집중을 하며 아주 큰 일이 발생한 것처럼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고, 정작 원인으로는 겨우 음란영화, 게임이라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재집권에만 눈이 어두워, 사회가 불안해지길 원하고, 여성의 안전이 보장 받지 못하는 세상이라고만 계속해서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범죄 증가의 원인이 무엇이고 현 정부와 여당이 집권 당시 어떤 정책을 했는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들이 얼마나 양심이 없는 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개그맨이 뉴스 앵커다운 시각


그래서 개그맨 정태호의 시각은 신선하고 통쾌합니다. 연일 성범죄 기사가 불편하다는 것이고, 영화나 게임 들먹이지 말고, 윗분들이 좀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주문이자 분노였던 것입니다. 사실 이 정도의 내용은 이미 일간지 논설 주제로 나왔어야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성범죄가 생겼다고 불신 검문이니, 음란물 규제 강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현재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은 성범죄 척결을 위해 영원히 길거리에서 남자들에 대한 불신 검문을 계속할 것인가요? 


제가 예상하거던데, 아마도 선거 끝나고 얼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불신검문도 사라지고, 음란물 규제도 느슨해 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결국 이와 같은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고 정치하는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팍팍해지는 우리네 삶


우리네 삶이 점점 팍팍해지는 것 같습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으면 자신과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받기 힘든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취약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증거입니다. 이런 잘못되어 가는 사회에 대해 언론이 나서서 비판을 하고 원인을 분석해야하는데 미디어의 자세는 정치인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파렴치한과 다를 바 없습니다. 


겨우 의지하고 믿을 것이라고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용감하게 외치는 풍자와 해학 뿐이니 지금이 무슨 독재시대라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정태호가 이야기하는 윗분들이 다시 정치를 할 수 없도록 이번 선거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투표를 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