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가 공지영 작가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습니다. 왜일까요?
그들의 이름은 '나라사랑실천운동'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작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조사 중인 국정원 여직원의 신상을 트위터 상에서 RT 했다는 이유로 공 작가를 고발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공지영 작가의 죄는 " 국정원 여직원의 거처를 수십만 팔로워들에게 알려서 한 국민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명예에 훼손을 가했다'는 것이랍니다.
<손바닥 꾹>
[공지영 경찰조사]
국정원은 참 일하기 편하겠습니다. 이런 듣도보도 못한 단체까지 나서서 국정원 직원의 명예를 챙겨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모든 국민의 명예는 당연히 존중받고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정원과 같은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국가 업무를 진행하면서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공권력 스스로가 빨리 조사하고 진실을 밝혀서 국민의 의혹을 먼저 해결했으면 합니다.
그런데 국정원 여직원 사태는 중요한 증거들이 수없이 나왔지만 사건 발생 후 넉달여가 지나도록 결과를 속시원이 말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도리어 국정원이라는 공기관이 국민 개인을 상대로 명예훼손을 걸며 국정원 여직원 사건을 물타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 국정원 여직원 사건, 수사를 안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더군다나 작년 대통령 선거서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이 사건에 대해서 선거일인 12월 19일 당일 까지 경찰과 여론은 무고한 정보기관 여직원을 민주당이 매우 야만적으로 감금하고 폭로한 사건으로 인식되어졌습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 마자 국정원 여직원의 가명 아이디가 발견되고 대북심리전을 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는 친 정부 활동과 문재인 후보를 반대하는 야당 이미지 훼손 작업을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보에 민감하고 다급했던 사람들이 국정원 여직원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뿜어냈고 그 중에 신상이 담긴 트위터 내용을 공 작가가 리트윗한 것입니다. 리트윗 내용이 국정원 여직원이 사는 집주소까지 공개되었다면 그것은 잘못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하고 민감한 시기인만큼 발빠른 수사와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온라인 상에 이와 같은 일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법을 집행하고 판단하는 기관이 어떤 사건에 대해서는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일을 처리하는 반면 다른 사건에 대해서는 세월아 네월아 인간 기억력의 한계에 도전하게 만듭니다. 이런 일에 자주 발생하면 국민들은 언론과 국가 기관을 신뢰하기보다 인터넷 게시판 ,트위터 등 제3 의 여론 광장을 기웃거리거나 이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공지영 작가 트위터 대문]
▲ 남의 일에 송사까지 벌이고 다니는 보수단체들
그리고 정말 이해가지 않은 것은 공지영 작가를 고발한 보수단체입니다.'나라사랑실천운동'이라는 이름처럼 정말로 자신들이 나라를 사랑한다면 국정원 직원이 국가 안보 업무가 아닌 국내 정치 활동을 한 것에 대해 먼저 책임을 물었어야 합니다. 자신의 사무실 놔두고 오피스텔에 앉아서 인터넷 사이트에 차명 아이디를 가지고 각종 게시판 놀이를 하고 있었다면 인력 낭비, 예산 낭비 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고 공 작가에 대해서만 명예훼손 고발을 한다는 것이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공지영 작가는 이날 경찰에 자진 출두하여 묵비권을 행사한 후 1시간여만에 집으로 귀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공지영 작가는 2월 12일 이후 트위터를 접고 있는 상태입니다.
[공지역 묵비권, 공지영 작가 트위터]
▲ '다케시마 날'에는 침묵했던 보수단체들, 어느 나라를 위한 단체인가?
언제부터인가 왜 만들어진 단체인지,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 모를, 듣도보도 못한 단체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그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정부의 실정을 따지거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린 집회 현장에 '종북 좌파 물러가라' 식의 플랭카드를 가지고 입니다. 그리고 정작 이와같은 보수단체들은 얼마 전 '다케시마의 날'과 같은 진짜 보수의 가치를 드높일수 있는 날에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이들이 말하는 애국 애족 나라사랑은 어느 나라를 의미하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공지영 작가에게 신상 공개의 책임을 물어 국정원 여직원 본인이 고발했다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름도 생소한 단체가 나라 사랑의 대의(?)를 가지고 이와 같은 송사를 벌였다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꽃피는 봄이오면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광장 집회가 빈번할텐데 정말로 나라를 사랑하는 단체의 진정한 애국심을 보고 싶습니다. 그런 단체라면 후원도 하고 참여도 하고 싶겠지만 아직까지 그와 같은 단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2013/03/02 - [까칠한] - 주식 사고 파는 목사님이 존경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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