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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가맹사업법 연기, 새누리당은 남양유업 편인가?

남양유업 덕분에 '경제민주화'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삶이 '힘들다, 힘들다' 하여도 꿈쩍도 안하다가 젊은이에게 노인이 협박과 욕을 얻어먹고, 몰래 녹음한 녹취록이 공개되고, 국민들이 분노를 해야지만 움직이는 것이 정치권인 것 같습니다. 결국 사람이 죽기 직전까지 내몰려서 생존권을 걸고 싸움을 시작해야 '개선'의 여지를 보이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의 이유는 어디까지나 '정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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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민주당 국회의원들 출처 : 한겨레]





▲ 경제민주화 법안 '가맹사업법' 4월 국회 무산의 책임은?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4월 상정된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사실상 폐지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연기시켰습니다. 남양유업 사태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갑'의 횡포를 막기위한 대표적인 법안이지만 새누리당은 FIU(금융정보분석원)법과 연계시키면서 '숙력기간 미도래'라는 이유로 4월 임시국회처리를 무산시킨 것입니다. 


FIU법, 간단하게 의미를 살펴보자면 국세청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하루 2,000만원 이상 거래되는 고액거래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권리를 대폭 확대하자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양성화'에 따른 투명한 세수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조항입니다. 


먼저 FIU법 수정안을 반대하는 새누리당이 이해가 가지 않으며 이것을 빌미로 편의점, 제과점 등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가맹사업법 통과까지 무산시킨 행동은 더더욱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먼저 FIU법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국세청이 FIU에서 고액거래에 관한 개인 정보를 넘겨받을 경우 명의인에게 6개월 안에 통보하도록 법안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대한 것입니다. 


정당한 세금을 걷기 위해 국세청이 FIU 개인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이고 개인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본인에게 통보하는 것 또한 문제될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FIU(금융정보분석원)법이 왜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지, 새누리당의 상식이 심히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가맹점사업단체 출처 : 뉴시스]





▲ 가맹사업법을 무산시킨 새누리당

그리고 가맹사업법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편의점, 빵집, 커피전문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모아두었던 목돈을 가맹본부에 납입하고 힘차게 가게를 열었지만 본사의 각종 횡포로 돈을 벌기는 커녕 '건강과 돈'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경제민주화의 중요한 핵심 법안 중에 하나로 '가맹사업법'은 국회에서 통과했어야 옳은 것입니다. 그런데 '숙려기간 미도래'라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대며 4월 국회 통과를 무산시킨 새누리당은 가맹점주의 편이 아니라 가맹본부의 편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물구나무서기해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번에 이슈가 되었던 '남양유업' 사태의 피해자 '대리점주'는 가맹사업법에 혜택을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대리점'은 회사와 같은 체계로 바라보고 가맹점주만 개별 사업자로 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3/05/07 - [까칠한] - 남양유업 사태, 창조경제 잘못된 군대식 경영 뿌리 뽑아야



하지만 경제민주화법안인 '가맹사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남양유업과 같은 대기업 대리점주들의 권익도 법의 관심 안에 들어갈 것이고 '대리점'도 가맹사업주와 같은 권리를 갖도록 법개정을 추진하면 되는 것입니다. 현재 '대리점주'와 '회사'는 공정거래법에 의해 서로의 권리와 의무가 보장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다음 임시국회인 6월에는 반드시 '가맹사업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비슷한 처지의 '대리점주'들도 '가맹사업법'의 수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가 자신의 삶을 규정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금은 불편한 소리 한마디 하겠습니다. 


고통에 처해있는 가맹점주, 대리점주 분들 중에 50% 정도는 새누리당을 지지했을 것입니다. 사는게 힘들고 하루 일과가 바빠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 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행사한 투표가 결국 당신들의 삶을 규정하는 중요한 행동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여러분들의 삶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 서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가맹사업법'을 어떠한 이유에서건 뭉게고 앉아있는 새누리당이 이제는 우리나라의 집권 여당으로 창피하지 않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