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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한식세계화'와 '독거노인도시락'의 불편한 관계

2010년 한식세계화 사업에 정부가 지원한 금액은 203억원, 그러나 서울시 독거노인 주말 도시락 지원금 2억은 여지없이 삭감되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장애아 무상보육지원금 50억원, 보육시설 확충비용 104억원, 장애인 차량 지원비 116원 등 장애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예산을 모두 없애버린 것이 이명박 정부였습니다. 이 외에도 학자금 대출, 건강보험 지원금, 기초수급 생활자 의료비 지원 등 같은 해 날려버린 복지 예산은 부지기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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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감한 복지예산을 가지고 4대강 사업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때의 복지예산 삭감의 이유가 '4대강'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되돌아 생각해보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의 이른바 '여사님프로젝트'에 쏟아부은 예산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 발견하게 됩니다. 


'세계인들에게 한식 맛있다고 떠벌리는 일'보다 불쌍한 독거 노인분들에게 따뜻한 '한식' 도시락 나눠드리는 일이 더 소중한 일입니다. 대통령이 4대강 공사 벌인다고 바깥으로 나돌면 영부인이라도 나서서 국민들에게 온정어린 복지사업을 펼칠 법도 한데 김윤옥 여사는 '한식세계화'라는 거창한 사업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영부인을 명예회장으로 삶아 한식의 세계화를 펼쳤던 한식재단은 어떠한 성과를 거뒀을 까요? 뉴스타파에서는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한국에 오기전에 한식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냐고 말입니다. 


대답은 모두 "아니오" 였습니다. 




▲ 한식세계화 성과물은 돈주고 촬영한 브룩 쉴즈 고추장 사진

그리고 왕년의 스타 '브룩 쉴즈'가 한식 애호가라고 떠벌리며 선전했던 사진은 돈 주고 촬영한 사전 제작물이었다고 합니다. 브룩 쉴즈가 한국 상품 판매점에서 고추장을 고르며 장바구니에는 이미 한국 당면을 담아놓은 장면이 '실제'였다면 참으로 인상 깊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진은 꼼꼼히 살펴보면 브룩쉴즈가 담은 장바구니의 '당면'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당면 두 봉지에 고추장을 고르고 있는 컨셉, 아마도 한식을 전혀 보는 사람들이 연출했을 가능성이 큰 사진입니다.  



 




'한식세계화'를 위한 4년 동안 757억원의 막대한 예산은 브룩 쉴즈의 사진 촬영비와 같은 홍보에 홍보를 위한 비용으로 상당수 쓰여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외에도 한식세계화를 위한 예산 낭비는 여러 곳에서 보입니다. 한식 홍보 책자를 만들어 외국 관광객의 불모지라는 동네에 배포하고,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대단치 않은 내용을 연구하면서 100억원이 용역비를 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외국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는 인터넷 홈페이지는 새로 만드는데 10억여원을 들였고 그처럼 돈이 많이 들어간 홈페이지 곳곳에는 오류가 여전하다고 합니다. (뉴스타파 N 10회 보러가기)




▲ '한식세계화'는 우리가 우리 것을 소중하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

한식세계화, 해외 나가보면 가장 비싼 음식이 우리 한식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가장 대접 못 받는 음식이 또한 '한식'이지요. 스파케티 피자는 양식당에서 만원 넘어도 적당한 가격이라 생각하지만 육개장 설렁탕은 만원 넘었다가는 '바가지'소리 듣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원가 비율은 밑반찬 나가고 손이 많이가는 한식이 더 높다고 합니다. 


결국 '한식세계화'는 우리가 우리 것을 소중하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다시 말하면 해외의 것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않는데서 한식세계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치볶음밥보다 리조또가 더 고급스럽다는 생각, 빈대떡보다 피자가 더 훌륭한 음식이라는 생각, 이러한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은데 외국 사람들이 우리 음식을 대단하게 봐줄리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예산 편성하여 '한식세계화'를 외칠 사업도 아니었고 해당 분야도 아닌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다보면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홍보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정 하고 싶다면 민간 단체가 주축이 되어 해당 기업의 후원으로 했어야 합니다. 









▲ 누구를 위한 예산인가?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독거노인 도시락비는 삭감하면서 한식세계화에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업의 성과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한식세계화를 이끌었던 '한식재단'은 뉴스타파 취재결과 현재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 부인이 명예회장을 맡고 '한식세계화'라는 그럴듯한 이름이 정해졌다고 하여 정부 예산을 만들고, 국민의 세금을 대책없이 사용했다면 분명히 누군가 책임지고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 돈이 혼자 사시는 불쌍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얼마 안되는 도시락 비용까지 삭감하면서 마련한 예산이라면 더더욱 철처한 단죄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 어디에선가는 돈 몇만원 때문에 도둑질을 하다가 범죄자가 되는데 몇백억원의 세금을 함부로 사용하고서도 전혀 두려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는 뻔뻔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처벌받지 않은 한 우리 사회의 정의는 요원한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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