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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9차 범국민 촛불집회, 문재인 막는 시국회의

국정원 진상규명 국정조사는 예상했던 대로 파국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몇가지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있었고 권은희 과장의 양심선언에 국민이 감동한 것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시작부터 깽판을 작정한 새누리의 방해공작과 타락한 언론의 은폐 왜곡으로 국민적 관심을 얻어내지 못한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손가락 꾹><추천 꾹>




[국정조사에서 답변하고 있는 권은희 과장 출처 팩트티비]




▲ 국정조사 파국, 공은 다시 국민에게로

어쨌거나 국정원 진상규명은 계속되어져야하고 책임자 처벌은 이 시대의 과제이며 후손들에게 정의로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이제 공은 다시 국민에게로 넘어왔습니다. 생업에 바쁜 국민들이 대표기관 국회에 위임한 공화국의 권력은 '야당'의 무기력으로 다시 국민이 직접 행사해야만 하는 현실에 닥친 것입니다. 


결국 시민의 힘, 촛불 밖에는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권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민의 거대한 저항만이 시궁창에 빠져버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9차에 걸친 범국민 촛불집회 역시 위기에 빠진 것 같습니다. 불의한 권력에 경고를 보낼 수 있는 서울광장 10만명 운집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고 원세훈 김용판 증인 선거거부로 분노가 극에 달한 다음날 촛불집회에 4만명 밖에는 모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실날같은 희망이었던 국정조사가 파국으로 끝났고 국민의 힘 밖에는 믿을 것이 없다는 '한계론'에 봉착한 상황에서 바로 내일 9차 촛불집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8월 23일(금) 오후 7시에 청계광장에서 있을 촛불집회에 지금보다 적은 수의 시민들이 참석할 경우 지금까지 힘들게 이끌어온 촛불집회는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촛불집회의 힘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의 힘이었습니다. 정치인이 이끌어서도 아니었고 주최측인 시국회의가 잘해서 나왔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잘못된 세상에 대한 위기감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조직화된 것이 지금까지의 촛불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정조사가 흐지부지 끝나고 불의한 자들이 반성은 커녕 도리어 증인선서거부, 가림막 그림자 증언, 새누리의 막말 등으로 최악의 국정조사가 되었습니다. 결국 국민이 나서서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벼랑 끝 상황에 내몰린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무더웠던 여름을 관통하며 범국민 촛불대회는 9차에 이르렀고 시민들의 피로감 또한 역력해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국조 실망감과 무기력으로 집회 참여 인원의 감소가 생기기 시작한다면 촛불의 힘은 심각하게 사그러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주최 측인 시국회의의 변화와 문재인 안철수 등의 야당 지도자가 나서서 지쳐있는 시민들과 함께 해야만 합니다. 








▲ 시민들의 촛불집회 달라져야 한다

촛불집회 시국회의는 천편일률적인 집회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합니다. 설익은 자유발언과 공연 등으로 시간을 축내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심지어는 이전 차수에서 나왔던 공연팀이 중복으로 출연하여 재탕하는 집회 진행은 소중한 시민들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엄중하고 심각한 국면인데 했던 말 또하고 공연 했던 것 재공연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촛불집회가 아닌 것입니다. 


그럴 시간이 있다면 집회를 빨리 마무리 짓고 거리로 나가 아직도 국정원에 대해서 꽁꽁 갖혀 있는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무엇이 그리 두려워 거리의 시민 만나기를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촛불집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이미 SNS를 통해 진상에 대해서 어느정도 공유하거나 뉴스타파, 고발뉴스 등의 대안언론의 통해 '분노'를 가진 분들입니다. 


멀리서 찾아온 분들에게 원론적인 이야기나 나열하면서 시간을 축내는 것은 시국회의가 제대로 집회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는 공동대표가 공공연하게 "지금의 촛불집회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단계에 불과하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대선결과 불복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 박석운 '국정원 시국회의' 공동대표  출처 고발뉴스



시민들의 자발적 촛불집회에 숟가락 얹고 가는 시국회의가 이제는 촛불집회의 내용까지 규정하는 주제넘는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박성운 공동대표는 "문재인 의원이 촛불집회에 오는 것에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촛불집회가 주장하는 본질인 민주주의 훼손 문제와 국정원 선거공작 문제라는 논점이 흐려진다"라고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시국회의가 이 정도 수준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촛불집회가 단지 사람 수 모이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주말에 시간 내어 멀리서 찾아오고 두세시간을 더위와 싸워가며 자리를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절실함'에 기인합니다.   


그 절실함이 열매를 맺으려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서 함께 촛불이 되어 불의한 자들에게 저항의 메세제를 분명히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재인 안철수 의원과 같은 작년 대선의 당사자 내지는 야당 지도자들이 나서서 힘을 불려 나가야만 합니다. 









▲ 촛불집회 주최 시국회의 문재인의원 참석 반대? 

그런데 촛불집회 주최 측인 시국회의가 아무런 변화없이 아홉차례에 걸친 범국민 대회를 이끌어오고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문재인 의원의 참여를 독려하지는 못할 망정 '반대한다고' 인터뷰나 흘려내보내니 촛불집회의 성과가 제대로 될리 없어 보입니다. 


내일 9차 촛불집회는 이러한 의미로 볼 때 매우 중요한 집회가 될 것입니다. 4만~5만에서 정체된 촛불집회는 더 이상 권력에게 두려움이 되지 않아 보입니다. 서울광장은 경찰 버스 등으로 둘러싸여 있기에 차를 타고 가면서 보면 그냥 '사람들 모여있구나' 정도이지 저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관심 끌기 힘든 상황입니다. 


극단적인 비교로 그 시간 대에 잠실구장에 3만명이 모였다고 해도 TV 중계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알지도 못하고 사람 많이 모였다고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고립된 서울광장에 매주 2~5만명 모이는 것이 불의한 권력에게 두려움도 경각심도 일으킬 수 없다는 것이 두달여 동안의 촛불집회 결과입니다. 


새누리당은 한결같이 국정조사를 망가뜨렸고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두달여 동안 촛불 들고 헌신하고 노력했지만 광장을 통해 지금까지 얻은 것이 전혀 없게 된 것입니다. 








▲ 문재인 참석만이 정체된 촛불을 다시 살릴 수 있다

촛불집회는 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촛불집회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이었기에 시국회의가 개념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입니다. 시국회의는 사사로운 의견 내는 것을 자제하고 시민들의 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였으면 합니다. 


또한 정체된 촛불집회에 문재인 의원이 참석하여 시민들을 위로하고 진실을 바로잡는데 앞장 서 주었으면 합니다. 문재인 의원은 스스로 짊어진 십자가가 본인을 위한 것인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자문해 보았으면 합니다. 민주당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시국회의가 말하는 대선불복 프레임은 정치적 계산일 뿐입니다. 


지금 국민들은 사망한 민주주의를 살리고자 하는데 고려의 대상이 정치적 배려 수준에 머물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와같은 행동은 문재인 의원 스스로는 매우 반듯하니 품위를 지킬 수 있지만 국민의 기본권은 처참히 망가지는 것을 방조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문재인 의원이 9차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촛불집회는 동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큽니다. 


작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던진 표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일 있을 9차 범국민 촛불집회, 가볍게 10만을 넘고 청계광장이 넘쳐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모여야 저 부도덕하고 불의한 권력이 조금은 두려워하고 무엇인가 추스리려는 시늉 정도할 것입니다. 그 정도로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입니다. 


내일 광장에서 촛불로 수렁에 빠진 민주주의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지금 꺾이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2013/08/23 - [까칠한] - 정치에 무관심 하면서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