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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KBS 일베 이미지, 공영방송으로서의 자격

얼마 전에 KBS는 일베 활동 회원을 정식으로 기자 임명했습니다. 그가 신분을 속이고 몰래 '기자'가 된 것이 아니라 수습기간 동안 사내 게시판에 물의를 빚고 일베에서 비도덕적 활동을 했다는 것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결정된 사안이었습니다. 국민의 방송, 우리가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일베 회원을 기자로 채용했다는 것은 KBS가 공영 방송 언론사로 자격이 없음을 반증하는 계기였습니다. 





공중파 방송 MBC는 MB 정부 시절부터 부적격 사장에 의해서 철저히 망가져 이제는 종편보다 못한 방송으로 전락하였습니다. MBC를 정말로 사랑했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사실이 슬픔으로 다가왔지만 MBC의 지금 모습에 아주 만족해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바라보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권력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KBS는 MBC 처럼 처절히 싸우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망가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KBS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덜 손상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KBS는 언제부터인가 시골에 사시는 노인분들의 애환을 달래줄 방송이지 민감한 정치나 시사 보도에 강점을 가진 방송국이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 이슈는 JTBC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종편 뉴스가 만들어내지 KBS 뉴스는 더 이상 예리하지도 논쟁적이지도 않습니다.




▲ 공영방송의 일베화? 

이런 티미한 KBS가 일베 기자를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부모가 '문제아'를 나무라할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아니면 일베의 생각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경영진에 많은 것일 수도 있구요.


그런데 KBS는 일베 기자도 모자라 이제는 일베이미지 까지 방송 중에 노출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행동이 실수라고 보기 힘들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kbs 바이에른 무현 ,일베이미지 KBS 캡처]




▲ 이광용의 옐로우카드에 등장한 MUHYUN

지난 8일 KBS에서 방송된 '이광용의 옐로우카드2' 프로그램에서 해설자 뒤의 배경 화면에 "바이에른 뮌헨'의 표시가 'FC BAYERN MUNCHEN'에서 'MUHYUN"으로 바뀌치기 된 것입니다. 일베가 언제나 공격 대상으로 삼는 분이 '고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고인이 되신 분을 이처럼 연관성 없는 곳에 등장시킨다는 것 자체가 비아냥과 비웃음인 것입니다. 


KBS에서 이와 같은 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KBS 개그콘서트에서는 '베충이' '김치녀'' 등의 일베 언어가 등장하여 논란이 되었고 '부엉이' 코너에서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묘사해 고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KBS 아찔한 인터뷰 프로그램에서도 방송 중 '쎄시봉의 슈퍼스타 조영남'의 그림자 모습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음영 사진을 넣어 '일베'의 존재를 알렸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그림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좌우 바꿔서 사용한 것입니다 .




[고 노무현 대통령 영정사진]




  [고 노무현 대통령 영정 사진]



[고 노무현 대통령 영정 사진 좌우 반전]




사람들이 일베에 대해서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좌우 대립이 극심한 가운데 '일베'가 단지 극우 성향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어느 나라건 극우파는 존재합니다.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르거늘 극우적 사람들도 사상의 자유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일베는 극우파라기 보다 대단히 비도덕적이기 때문에 비난 받아야 하고 사회에 위험 요소인 것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하 일베 이미지는 MBC, SBS 3사 모두에 있었던 사건] 




▲ 일베의 비도덕 행동이 문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과업과는 상관없이 돌아가신 분의 영정 사진을 저처럼 조작하고 몰래 노출시키는 것은 인간 이하의 짓입니다. 보수파가 하는 행동이라서가 아니라 유아적 발상의 비도덕적 행동이기에 비난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프로그램에 일베이미지가 사용된 것에 대해서 진행자 이광용 기자는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일베이미지 논란, 이광용 기자 트위터 사과문]


 


▲ KBS 공영 방송으로서의 자격

이광용 기자는 KBS 기자 중에 '개념언론인'으로 통합니다. 그가 발빠르게 사과 한 것처럼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제대로 확인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광용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가장 부끄러운 밤'이라고 표했는데 정작 KBS의 경영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KBS는 스스로가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방송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 방송이 일베의 노리개감으로 전락되었건만 반성도 없고 사고 재발 방지의 다짐도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의지가 있었다면 일베 기자, 일베 이미지 모두 막을 수 있었지 않을까요? 아니면 제가 너무 KBS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가다간 KBS VJ특공대에서 일베이미지 일러스트 작가들을 찾아나서는 코너가 생기는 것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