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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오드리 헵번의 아들, 외국인이 세월호 '기억의 숲'을 제안하다

세월호 1주년이 다가옵니다. 다음주 목요일 (4월 16일)이 세월호가 바다 속에 잠긴 지 1년째 되는 날입니다. 무능한 대응으로 일관했던 정부는 여전히 죽은 자들과 살아남은 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죽음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석연치 않다는 주장에 일부 무리들은 보상금이 충분한 위로를 대신한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마음 속의 슬픔과 분노가 1년을 맞이하니 한이 되었고 인정과 화해는 바다에 잠긴 배처럼 묘연해져만 가는 시기입니다. 힘 있는 자들은 지루한 동영상을 빨리 돌려보듯 세월호라는 영상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듯 합니다. 처음에는 세월호 때문에 경제가 살지 않는다는 억측이었고 지금은 해도 해도 너무 오래 끄는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트집 입니다.


1년이 지났지만 세월호에 대해서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진짜 과적과 해류가 침몰의 원인인지, 배가 가라앉는 가운데 선원들은 어떻게 살아나왔고 승객은 왜 대부분 물에 수장되었는지, 우리나라 수상 구조 활동을 왜 민간 기업이 전담했는지, 유병언과 청해진해운은 사이비 종교 집단인지 민간 기업인지.... 


도무지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는 세월호에 대해서는 언제나 해명 시기도 늦었고 방식도 적절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 세월호는 나쁜 기억이 아닌 아픈 기억이다 

나쁜 기억을 빨리 잊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는 나쁜 기억이 아니라 아픈 기억입니다. 아팠던 기억을 빨리 잊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면 비슷한 경우가 닥쳤을 때 똑같은 불상사를 당할 수 있습니다. 아팠던 기억을 언제나 기억할 필요는 없겠지만 가슴에 새겨 두 번 다시 같은 상처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의 방식은 어딘가 흔적을 남겨 지나가다 아니면 돌아보다 언제나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오드리 헵번, 출처 : 트리플래닛]




▲ 오드리 헵번의 아들에 의해서 제안된 세월호 추모 기억의 숲

20세기 최고의 여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던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 페러가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기억의 숲' 조성을 제안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제안이 현실이 되어 4월 9일부터 오드리 헵번 가족과 함께 하는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 사업이 시작됩니다. 



추모숲은 전라남도 진도군 팽목한 부근에 2015년 상반기 조성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숲을 만드는 사람들은 오드리 헵번의 첫째 아들인 션 햅번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오드리 헵번 가족, 416 가족협의회,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이 함께 협의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 트리플래)



세월호 기억의 숲 참여하기 - 클릭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 페러가 제안한 세월호 '기억의 숲' 출처 : 트리플레닛 캡처]

  



배우 오드리 헵번의 첫째 아들인 션 햅전 또한 세월호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의 어머니 오드리 헵번은 평생 아이들을 위한 구호 활동에 헌신적이었는데, 션 또한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희생당한 아이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위해, 역사에 영원히 남아 기얼될 숲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숲을 만들기 위해 트리플레닛에 연락하였습니다. 


[트리플래닛 기억의 숲 페이지 발췌]



한편으로는 많이 부끄럽습니다. 이와같은 행동이 우리나라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국인의 시각에서 제안되었다는 것이 말입니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았을 때 세월호가 어떤 의미가 있길래 '기억의 숲'을 만들자고 제안했는지 눈과 귀와 머리가 있다면 바라보고 들어보고 생각을 해 보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없는 자들은 눈과 귀와 머리만 가지고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2014년 세월호가 빠졌던 그날, 아이들과 가족들의 절규와 슬픔 그리고 흘린 눈물의 의미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