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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KBS아나운서 파업동참 하루가 지났는데.


KBS 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파업이고 왜 하는 파업인지 철저히 가려진 채, 가끔씩 결방되는 프로그램을 보며 사람들은 KBS의 파업을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결방되는 프로그램 밑으로 사측에서 내보내는 '불법파업' 운운하는 것을 보며 참 인정사정 없는 회사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구요.

그런데 7월 14일, 파업을 이끌고 있는 새노조의 KBS아나운서 조합원 일동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15일 0시부로 파업에 동참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나운서는 결코 영혼 없는 방송기능인이 아니다.

언론사에 근무하는 언론인이고, 우리말의 수호자이며, 방송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봉사자이다.

비뚤어진 언론사의 특별한 사원이기 보다는, 바로잡힌 회사의 평범한 사원이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순정(純正)한 소망을 지키기 위해 새 노조가 나서고 있는데 어찌 우리가 힘을 보태지 않을 수 있으랴!

새 노조가 KBS의 건강함이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조직이라면, 아나운서 조합원은 새 노조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존재들인 것이다.  -일부 발췌-


 2010년 7월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아나운서 조합원 일동

 
무척이나 반가운 성명이었고 예능PD가 참여하는 파업에 아나운서들이 방관한다고 비난을 받던 KBS아나운서들이 드디어 자신의 목소리와 행동을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올렸던 글들을 살펴보며 연예인과 다를 바 없는 아나운서라는 나의 비난이 너무 성급했구나 하는 반성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집에 돌아와 뉴스를 보면서 '혹시나'가 '역시나' 가 되었습니다. 
KBS 방송 진행 전혀 차질이 없더군요. 눈에 띠는 MC와 앵커의 교체도 없구요. 파업에 동참하는  아나운서는 정세진, 김윤지. 이광용, 박노원, 이재후 등 17명뿐 이라고 합니다. 


[사진출처 : 전병헌블로그]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파업에 동참하는 아나운서들은 경력이 되는 중견 아나운서 분들이십니다. 도리어 파업을 방관하고 있는 분들은 요즘 여러 프로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보이는 젊은 아나운서들이라는 것이죠. 

예전에 방송사가 파업을 하면 간부 사원이 방송을 진행하고 젊은 아나운서들은 파업에 동참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런에 이번 KBS파업을 보면서 정말 웃기는 것은 젊은 아나운서들은 여전히 나와 웃고 떠들고 있는데 어느정도 경력이 되는 분들만이 파업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지금 파업을 방관하고 말 안듣는 젊은 아나운서들이 나중에 간부사원 내지는 중견사원이 되었을 때 신입 아나운서들한테 어떤 선배의 역할과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언론인의 예능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언론인은 언론고시라 불릴 정도의 많은 지식과 인내와 능력을 가지고 뽑힌 책임있는 자리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다루는 것이 '농담'이 아니라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새노조의 파업에 참여한 KBS 아나운서분입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얼굴 뿐만 아니라 정신이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출처 : 한겨레신문] 

KBS 아나운서들이 파업에 동참하겠다던 하루가 지났습니다.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행동하는 아나운서와 말 안듣는 아나운서가 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본인이 진실을 말한다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용기없는 진실은 앵무새도 말할 수 있는 진실입니다.
그것조차 분간이 안된다면 할말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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