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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추적60분 한미FTA 의약품 분야를 미국 의원이 걱정?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생겨날 수 있는 모든 우려를 괴담이라고 치부해 버렸던 보수 언론의 행동은 무책임한 일이었습니다. 

추적60분 '의약품 한미FTA, 미국은 왜 제외되었나?'편에서 지금까지 약값 폭등 괴담으로만 알려졌던 의료 분야 FTA의 진실을 파헤쳤습니다. 한미FTA가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에 사람들의 논리는 간단했습니다. 미국의 다국적 제약 기업들이 한국 정부의 제재를 받지 않고 시장 논리에 따라 약값을 책정하게 되면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고, 이것에 대해 문제 제기 역시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항상 절대 그런 일 없고, 모든 것은 현행대로 유지된다고 국민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심지어 FTA 실무자가 자신도 한국 사람인데 설마 한국에 불리한 협상을 왜 했겠냐는 상황 논리까지 내세우며 사람들의 걱정을 기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페기 로텐도 오거스타주 미의회 의원이 한미FTA는 불공정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추적60분  의약품 한미FTA, 미국은 왜 제외되었나? 를 보게 되면 그분이 정말 한국 사람 맞나 라는 의심이 들게 됩니다. 추적60분의 문제 접근법은 참신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이 찬반 양론을 취재한 것이 아니라 제 3자인 호주의 경우를 예로 들며, 호주와 미국간 FTA에서 쟁점이 되었던 의약품 문제를 파고들며 호주 관계자들의 육성 증언을 나열해 줍니다.

호주 관계자는 한미 FTA에 의약품 분야는 분명 불공정하고 귀뜸해줍니다. 왜냐하면 자신들도 의약품 협상에 있어서 약값 책정 문제는 미국과 많은 이견이 있었고, 그리하여 자신들은 의약품 관련하여서는 제외시켰다고 합니다. 그가 제기한 FTA의 문제점은 약값은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공공적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시각은의약품 역시 일반 상품과 동일하게 보는 데서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문제는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의료 제도가 취약한 미국 역시 문제였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미국 주정부가 자신들이 약값 책정의 권한을 행사하려 했고, 호주는 그것을 이용하여 의약품을 FTA에서 제외시키는 전략을 섰는데 한국은 여기에 아무런 저항도 없이 해당 조항에 대한 더 정확한 명시까지 양보하며 FTA 를 통과시켰다는 것입니다. 
 
[ 페기 로텐도 의원의 논리는 현실적입니다. 국제 무역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의료와 환경법 같은 분야는 경제 논리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이것이 한국의 정치인들과 완전히 다른 점입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미국의 제약 회사는 한국 내에서 파는 자신들의 약값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주정부가 가격 통제권을 갖게 되는 불공정한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해당 보건복지부는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문제 없다고만 대답을 합니다. 

현재 한국의 약값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결정하고 이것을 넘겨 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종 승인을 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가 처음 원했던 가격보다 판매가는 낮아지게 되고, 국민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미FTA가 발효되면 미국의 제약사는 시장 경쟁에 따라 의약품값을 결정하게 되고, 여기에 대해 한국 정부가 문제 제기 하기도 힘들고, 제기 한다 해도 가격을 되돌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FTA 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풀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MOU(양해각서)가 아니라 실제로 구속력을 갖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는 제소를 당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이 따르는 무서운 협정이라는 것입니다. 
 

[샤론 트리트 메인주 공화당 주의원 역시 의약품은 한국 미국 모두 FTA에서 제외되길 원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공화당 주의원이 도리어 한국을 걱정해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자신들은 의약품이 국민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FTA의 구속력에서 벗어나길 원하여 오바마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냈고, 50개 주정부와 연합하여 약값만큼은 자신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 결과 한미FTA에서 의약품 분야는 자신들의 주정부가 권한을 갖게 되었는데 왜 한국은 거기에 동의를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고, 한국을 위해서도 한미FTA에서 약값 관련 조항을 모두 빠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국회의원들로부터 받지 못했던 관심과 배려를 미국의 주정부 의원으로부터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보기에 얼마나 답답하고 한심했으면 FTA 협정 대상국의 국민을 걱정했을까요? 

추척60분 마지막에도 이야기 하였지만 미국의 주의원의 우려가 사실이고 제 3국인 호주에서 바라보는 한미FTA의 불평등이 진짜라면 우리의 의약 분야 한미 FTA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을 하소연 할 곳도 없어 보입니다. 

다행이 아직 한미FTA가 발효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재협상과 잘못된 조항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와 수정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한미FTA 의약품 한 분야만 해도 이렇게 문제점이 많은데 다른 분야는 어떤지 참으로 불안하기 이를데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