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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중국내란을 조장하는 한국 언론?, 그리고 선거

인터넷을 열어보고 중국에 전쟁이라도 터졌는지 알았습니다. 중국과 업무 관계에 있는 저에게는 중국 관련 뉴스는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었습니다. 바로 오전까지만 하여도 중국 담당자와 메신저를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생각이 들더군요. 중국 담당자한테 전화를 걸어 '너희 나라 괜찮냐'라고 물어보는 것은 실례가 될 수도 있고 참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음 실시간 검색 캡처]

그래서 '중국내란' 뉴스가 과연 사실인가 나름대로 분석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이것이 어디에 근거한 소식인가 부터 찾아보았습니다.

"중국 내란 조짐…군 베이징진입" -S본부 뉴스


S본부 뉴스가 가장 원색적인 기사 제목을 선택하였더군요. 기자 제목만 봐서는 내란이 시작되었고 그것 때문에 군이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 진입했다는 소식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실제로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면 모두 가정에 불과하고 중국 내부 언론이 전하는 소식이 아니라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화권 신문 '대기원시보'라는 매체의 뉴스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은 관영 신화통신, CCTV, 봉황위성 등은 알고 있으나 대기원시보라는 매체는 처음 들어보는 신문사였습니다. 그래서 대기원시보에 대해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니 파룬궁 관련 탄압 받던 사람들이 해외에서 만든 신문사라는 언급들이 보이더군요.

대기원시보(한자大紀元時報, 영어: The Epoch Times)는 2000년 8월 미국 뉴욕(본사)에서 출범한 중화권의 글로벌 신문그룹으로, 전 세계 32개국에 41개 지사를 두고 있다. 인성, 인권, 자유를 지향하며 각 지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2003년 2월에는 대한민국에 지사를 설립해 중국어판과 한글판을 발행하고 있다. 중국어판은 전세계에서 매주 150만 부를 발행,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 배포되는 중국어 신문이다. 중국어 사이트(www.epochtimes.com)는 중화권의 대표적인 뉴스사이트이며, 그 외 영어, 불어, 독일어, 러시아어판 등 17개 어종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 : 위키백과]
 
위키백과에서는 파룬궁 관련 내용이 없지만 조금만 검색해 보면 대기원시보가 파룬궁과 관련된 매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대기원시보 한국어판 내용입니다. 

[대기원시보 캡처]

중국을 '중공'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기사의 제목은 "중공 고위층, '집단망명 검토'"로, 한발 더 나가 있습니다. 이미 이 신문사의 기준으로는 중국 내란이 일어났고, 고위층은 망명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파룬궁' 탄압과 관련되었다니 이 신문사의 편협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쯤되면 이 매체는 언론사라기 보다는 특정 종교를 지향하는 '사보'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들은 당연히 중국에 내란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 내란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이슈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중국은 이제 세계 최강의 나라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주저앉은 미국의 내수를 자국에서 떠받쳐주고, 휘청이는 유럽에 유일한 구원투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국이 내란에 빠진다? 이것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줄 사안입니다. 그래서 한국 언론이 중국 내란으로 혼란을 겪고 있을 때 세계 질서의 바로미터인 미국의 주식시장이 어떤지 들어가 보았습니다 


미국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은 하락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내란이 반영되어 폭락을 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정보가 가장 빠른 나라는 아직까지는 미국이고, 정보에 가장 민감한 것이 경제와 관련된 주식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전혀 중국의 내란을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고, 반응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중국내란'이라는 뉴스는 단순한 헤프닝으로 끝나버리는 것일까요?

그런데 중국내란은 좀 느낌이 안 좋습니다. 제가 위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중국내란'은 조금만 신경써서 바라보면 뉴스조차 되기 힘든 변두리 신문의 자기 주장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미비한 정보를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신문, 방송할 것 없이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퍼뜨린 것입니다. 그리고 평소 정치적 이슈에 지극히 소극적인 반영으로 비난 받았던 검색포털 N사에서는 당당히 1위로 등장하였습니다. 
 


지금은 민간한 시기입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으며, 방송 3사는 사상 초유의 총파업에 들어가 있고, 제주 강정마을은 발파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과는 이어도 영토 분쟁, 북한 광명성 3호 등으로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내란은 인접국인 한국에게는 안보에 대한 위협을 느끼게 하는 중대한 사안이고 이런 중대한 사건이 정말로 희박한 근거에 의해 주요 언론사 뉴스로 등장한다는 것은 대단히 불쾌한 일입니다. 중국내란을 보도한 대기원시보는 자신들의 바램을 기사화한 것 뿐입니다. 그들은 파룬궁으로 중국에서 탄압을 받은 반체제 성향이라고 치면, 한국의 언론은 무엇 때문에 대기원시보의 바램을 그대로 따라한 것일까요? 한국의 언론도 '중국내란'이 일어나길 바라고 조장하려는 것일까요?   

한국 대사관에서는 중국내란 관련하여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고 하지만 언론사의 기자라는 사람들이 이런 중대한 기사를 쓰기 전에 해당 기관에 확인도 안하고 내보냈다는 것 자체가 하자인 것입니다. 그리고 하자를 넘어 결국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듭니다. 왜냐하면 제 글을 처음부터 읽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뉴스로 만들기에는 정말로 근거없는 사실을 가지고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절이 하 수상합니다!.

안보위협 뉴스가 미디어를 도배할수록 이득을 얻는 집단이 어디인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얼토당토 안한 뉴스로 이득을 보는 집단을 이번 선거에서 뽑지 말아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권리이자 의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