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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이외수경고, 네티즌이 아니라 조선일보에게

박근혜 후보가 이외수씨를 만났다는 소식에 사실 약간 불안하였습니다. 이외수씨가 워낙 감성적인 분이기에 적과 아군의 구별이 불분명하여 선뜻 박근혜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저의 단순한 추측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도 야권 성향의 표심을 보이다가 막판에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였던 전적이 있었기에 저의 추측은 더욱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그러던 중, 조선일보의 기사 한줄을 보고서는 저의 추측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미디어오늘] 




그럴듯한 기사, 그러나 과연?


조선일보 3일자 기사를 보게되면 이외수씨가 박근혜 후보에게 친근한 말을 던지고, 1시간여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볼 때, 상당한 교감이 있었던 것을 느끼게 만듭니다. 그리고 박 후보를 만났다는 것에 대해 야권 성향 네티즌들의 악플이 이어지니, 참다 못한 이외수씨가 '니들의 싸가지 없는 언사, 수십만 표 잃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날렸다는 것입니다. 


평소 야권 성향이 짙었던 이외수씨가 스스로 야권 성향 네티즌에게 반기를 든 사건처럼 느껴지기에 충분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의 목표점은 한마디로 '분열'이 아닌가 싶습니다. 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외수씨가 박후보를 만난 이후 스스로의 정체성을 뒤집어 야권 성향 네티즌들에게 막말로 공격했다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이외수 트위터 캡처]




▲ 트위터 인용 기사의 한계


컴퓨터를 모르고 더군다나 트위터를 다뤄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기사를 나름대로 '사실'을 가지고 있는 신빙성 높은 기사로 보일 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사실'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인 '본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내용 전개를 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실은 오직 이외수씨 본인만이 알고 있을 뿐, 이 기사를 내보낸 조선일보에게,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윗을  날립니다. 




[출처 : 이외수 트위터 캡처]




이외수씨의 트위터 내용만 잘 읽어 보아도 조선일보가 왜 찌라시라고 비판 받는지 충분히 나와 있습니다. 첫째, 추측에 의해서 둘째, 육하원칙을 무시하고 셋째, 당사자에게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사를 내보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뿐만 아니라 이외수 씨가 언급하지 않는 한가지가 더 있으니 그것은 특정 후보를 이롭게 하고자하는 비뚤어진 마음입니다. 







차라리 정체성을 밝혀라!


조선일보는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 언론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친여 성향이 매우 짙습니다. 저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본인들은 보수 기득권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고, 새누리당의 영원한 집권을 위해서 기사를 쓴다고 밝히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치 공정 언론인 것처럼 자세를 취하면서 실상은 여당에게 매우 유리한 기사만 취사선택 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런 조선일보의 보수 성향으로 보았을 때, 당연히 이외수씨의 '싸가지' 트위터 내용은 야권에 대한 공격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본인들이 찾고 이해하고 싶은 것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일반적인 인간의 심성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필요한 언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야 하고, 이해해야할 보편 타당한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찌라시와 언론의 차이점인 것입니다. 




▲ 찌라시와 언론의 차이점


이번 트위터 해프닝은 이외수씨가 명확하고 소상히 밝힘으로서 조선일보가 오보였고, 사실이 아니었음이 명백히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에 대해 '오보'였다는 공지는 매우 소극적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보 기사'를 보는 사람보다 '오보 정정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 매우 적은, 왜곡된 보도 관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이것이 어쩌면 제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대선 시계가 빨라질수록 사실을 가장한 의도된 오보가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사실의 확인이 중요하고, 눈에 보인다고, 귀에 들린다고 모든 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어렸을 적, 아버지는 '뉴스를 많이 보는 사람이 똑똑하다'고 하셨는데, 아버지의 그 말씀이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생각은 요즘 들어 처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