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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김재범 캠프탈퇴, 네티즌 탓이라는 언론의 천박함

추석 연휴 동안 인터넷을 소리없이 달군 사건이 있었으니 런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김재범 선수의 박근혜 선거 캠프 탈퇴였습니다. 사실 전 김재범 선수가 박 후보 선거 캠프에 합류한 소식도 잘 몰랐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이미지 좋은 스포츠 스타, 인기 연예인을 빗자루에 쓸어 담듯 영입하고는 직함을 남발하는 정치권의 이미지 정치에 환멸을 느껴왔기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던 이순재씨와 원로 배우 최불암 씨의 박근혜 후보 캠프 합류 소식을 듣고 바야흐로 선거 시즌이 도래하였구나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강직하고 연기자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던 이순재씨가 왜 말년에 악수를 두나 생각을 했었고, 전원일기의 푸근한 인상을 주었던 최불암씨의 정치 참여도 그닥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 개인의 취향일 뿐, 저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가 자기의 정치적 성향을 내보이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문재인 후보를 존경한다는 김기덕 감독의 경우 저 역시 매우 좋아하는 영화감독이고 그의 진지한 작품 세계가 결국은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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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다음 인물]




▲ 27살 젊은 체육인이 경상북도 경상북도 선대위 공동위원장?


김재범 선수는 올해 27살의 젊은 나이입니다.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선수권, 아시안 게임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였습니다. 무척이나 강인한 모습으로 상대 선수를 제압하고 금메달을 딴 김재범 선수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한 듯 합니다. 


그런데 열심히 올림픽을 위해 피땀흘려 연습하고 노력했던 체육인이 갑자기 박근혜 후보 선거 캠프에 참여했다는 것이 놀아왔고, 더욱이 그의 직함이 '새누리당 경북선대위 공동위원장'이라는 것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김재범 선수에게 외곽 조직의 지지 또는 참여자라면 모를까 경상북도 전체 판에 대통령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인이라는 중책을 주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김재범 선수를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체육인들도 정치 참여 할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선거에 개입할 있다고 봅니다. 정치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체육인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치 경험도 없고, 4년 동안 런던 올림픽에 올인 했을 것이며, 10월 11 ~ 17일에 열리는 전국체전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운동 선수에게 경상북도의 공동위원장이라는 중책이 과연 어울리고 수행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  '통합'의 가치인가? '표'의 가치인가?


박 후보 측은 '대통합'이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자신들의 정치와 이념과는 절대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손짓하며 물리적인 결합만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손 숙 전 장관에게도 실수하였고, 김지하 선생에게도 일언지하에 거절 당했습니다. 아무리 정권을 잡는 것이 목표라고 하여도 자신들의 본질에 대한 성찰 없이 아무에게나 들이대는 새누리당의 통합 행보는 그야말로 한편의 쇼와 같은 것입니다. 


결국 런던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김재범 선수에게도 통합의 이미지만을 얻고자 달려들었지만 김 선수가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 같습니다 .




 [김재범 선수 트위터, 이전의 트윗은 모두 삭제됨]




▲ 김재범 선수 무엇을 그리 잘못했다고 국민께 사과?


김재범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운동선들 욕보인거 죄송하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갈 길은 열심히 해서 운동 선수로 이름을 높이는 '성장한' 재범이가 되겠다고 끝맺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억지스러운 선거캠프 합류로 훌륭한 운동 선수 한 명을 잃을 뻔 했습니다. 경북 선대위원장을 맡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이번 달에 열리는 전국체전 연습은 등한 시 하게 될 것이고, 강력한 경쟁자가 많은 체급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면 국제 대회 출전의 기회는 영영 놓쳐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의 선거 전략은 무조건 표가 된다면 캠프에 끌어들이는 것이고 그 개인의 미래와 성장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김재범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 새누리당 포항 지역구의 의원은 김 선수와 포항 동지(상)고 출신이라는 학연을 내세우면서 축하의 글을 남겼다고 합니다. (동지상고는 이상득 전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이기도 합니다)(관련기사)


경북 김천 지역구 의원 역시 당시 트위터에 "김천 출신 김재범 선수의 그랜드슬램 달성을 축하' 했다고 합니다. 지연과 학연으로 묶인 국회의원들이 금메달 소식에 축하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기 지역구에 있는 또는 학교 후배인 김재범 선수의 장래를 위해주고,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올바른 조언을 해주었어야 할텐데, 이들 국회의원들은 김재범 선수 경북 선거캠프 영입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졌을 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런던올림픽 당시 김재범 선수, 출처: SBS]




▲ 김재범 캠프탈퇴, 보수 언론의 독특한 시각


이와 같이, 김재범 선수 박근혜 캠프 탈퇴는 새누리당의 지나친 욕심이 불러온 과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재범 선수 자신도 잘못된 일이었다고 사과하고, 자신의 길을 걷겠다고 하는 마당에 언론의 독특한 물타기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박근혜를 돕겠다던 유도 금, 김재범, '실인미수범'이라는 말에.."


한마디로 김재범 선수를 두 번 죽이는 기사일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언론의 박근혜 후보 감싸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기사제목입니다. 내용인 즉슨, 김재범 선수는 박근혜 후보를 돕고 싶지만, 네티즌들의 떼거지 공격과 과거 김 선수의 음주운전 과거까지 들먹이며 '살인미수범'이라는 인신공격이 있었기에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진 탈퇴하였다는 주장입니다.


저는 김재범 선수가 과거에 음주운전을 했는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언론의 새누리당 구하기를 위해서 김재범 선수의 숨기고 싶은 과거까지 털어버리는 비열한 기사를 내보낸 것입니다. 이 정도로 센 기사를 내보내야 김 선수가 악성 네티즌들에게 얼마나 시달렸으면 캠프 탈퇴를 했을까라는 당위성을 얻어내기 위함 같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밝혔지만 27살, 과거에는 런던올림픽에 매진하였고, 앞으로는 코 앞에 전국체전을 앞두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에게 대통령 선거의 지역 공동위원장을 맡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일이며, 새누리당은 실날한 비판 받아야 할 일입니다.




▲ 짝퉁 통합, 천박 언론, 대선에서 경계의 대상들


과거 역사에 대한 인식, 현재 사회에 대한 판단, 미래에 대한 가치에 대하여 심사숙고 할 때, 진정한 '통합'의 가치가 나오는 것이고, 자신들의 가치와 맞는 사람들에게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미는 것이 합당한 '통합'일 것입니다. 그런데 눈 앞에 표를 의식하여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더 많은 '기회비용'을 가진 젊은 운동 선수에게 '선대위원장' 자리로 '통합'의 가치를 세우는 정당은 기본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잘못했다고 지적하기 보다 해괴한 논리를 들이대며 물타기를 하고 잘못을 억울한 일처럼 보도하는 언론의 천박함도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짝퉁 '통합'을 외치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천박한 언론의 해괴한 논리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대선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더 꼼꼼히 후보들의 공약과 행보를 관찰하고, 언론의 참말과 거짓말을 잘 분별할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꼭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대통령이 우리 곁에 선출되기 바랍니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