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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정수장학회, MBC지분 매각으로 얻으려는 것은?

오늘 포스팅 내용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MBC와 정수장학회와의 관계를 미리부터 알고 있지 않다면 제목부터 이해하기 힙듭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MBC의 지분은 국가가 운영하는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70%, 정수장학회가 30%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익 추구의 국가 지분 70%를 제외하면 나머지 30%의 소유주인 정수장학회가 실질적인 MBC의 임자라는 세간의 주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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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향신문]




▲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MBC지분 30%


그런데 정수장학회가 가지고 있는 MBC 지분 30%를 시장에 매각해 버린다는 계획이 세워졌고, 이것을 정수장학회 스스로가 아니라 MBC 추진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언론보도에 의해 드러났습니다.


정수장학회의 최필립 이사장은 MBC 민영화 계획의 한 부분으로 MBC 경영진과 지분 매각 논의를 했다는 것에 대해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MBC지분)30% 밖에 갖고 있지 않은 우리가 결정항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합니다. 이어 MBC 이진숙 본부장과 어떤 부장이 와서 민영화 계획 브리핑을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러라고 했고 내용을 다 들었다" 고 하였습니다.(관련보도)


언론 보도만 듣자면 내외적 위기를 겪고 있는 MBC 민영화 방침을 정수장학회에 전달하였고, 박근혜 후보의 꼬리표가 붙는 정수장학회는 부담스러운 MBC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팔음으로써 여론도 잠재우고 자금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빅딜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 왜 MBC 지분을 매각하려 하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추진하는 배경입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MBC는 정수장학회 30% 지분을 제외하면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공영방송사입니다. 국가의 언론을 소유를 제어하기 위해 여야가 함께 이사진을 뽑는 방문진을 둠으로 언론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공공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 지분 30%를 시장에 내다판다면 이것을 매입하는 민영기업이 MBC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MBC 현 경영진의 계획은 구체적이었다고 합니다. 내년에 MBC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정수장학회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정수장학회의 이름으로 반값등록금을?


정수장학회는 매각 대금을 가지고 부산 경남 대학생을 대상으로 '반값 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아 '10월 19일' 반짝 언론 발표를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꼬리표가 붙는 정수장학회가 대선을 코 앞에 두고,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등록금과 예전 선거판에 비해 치열한 접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부산 경남 지역 대학생 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은 '정책과 지역판세' 모두에서 박 후보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과정 상의 불협화음은 감수하더라도 어마어마한 매각대금(수천억 예상)으로 장학금을 전달한다면 그것을 받은 학생과 가족들이 정수장학회에 고마와할지, 박근혜 후보에게 감사해 할지는 너무나 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관련보도)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증인채택 문제를 가지고 대립하는 여야 , 출처 : 연합뉴스]




▲ 정치적 꼼수?


이번 정수장학회 MBC지분 비밀매각 계획이 사실이라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MBC라는 방송사를 어떻게 이용해 먹으려고 했는지 잘 드러낸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방문진의 70% MBC 지분은 정부의 동의없이는 매각이 불가능한 지분입니다. 또한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30% 지분 역시 MBC가 가지는 공공성 때문에 장외에서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에 상장을 시켜 매매가 원활하게 만들고, 이 틈을 타서 자연스럽게 '매각'하여 공영방송에서 민영방송으로 탈바꿈 시키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MBC 경영진이 혼자만의 생각으로 추진하기에는 무리스러운 작업입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MBC는 방문진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부 소유 방송사입니다. 


MBC는 방문진의 이사진을 대통령과 국회 여야가 동수로 뽑고, 여기서 선출된 이사진에 의해 MBC 사장이 선출되는 구조입니다. 현재 김재철 사장 역시 동일한 절차에 의해 선출된 전문 경영인일 뿐입니다. 전문 경영 사장이 자기 회사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여 민영화시키겠다는 계획을 혼자서 세울 수는 없는 것입니다. 만약 이것이 발각된다면 바로 '해임'은 당연한 것입니다. 




정부의 동의 없이는 추진할 수 없는 일


전문 경영인은 회사의 경영만 하는 것이지 소유 구조에 대해서는 관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유 구조에 대한 변화를 꾀하려면 당연히 소유주와 사전 논의를 하여야 하고 그것이 없이 독자적인 행동을 했다면 자신을 뽑아준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배신' 행위라고 까지 비추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삼성전자의 전문 경영인이 이건희 회장 몰래 삼성전자 지분 30%를 시장에 내달 팔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면 이건희 회장이 그 전문 경영인을 가만 놔두겠습니까? 현재 MBC의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은 이런 맹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전에 정부와 조율 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것의 목적은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김재철 사장의 구제책이거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더 큰 '꼼수'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정수장학회 역시 박근혜 후보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MBC지분을 이참에 털어버림으로써 대선 전 정수장학회 관련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매각 대금으로 '좋은 일'을 하여 후광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박근혜 후보가 미리 알았으리라고는 상상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역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던 최필립 이사장과 MBC 경영진 사이에 밀담이 오고 갔다는 것이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 언론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밑에 사람들이 과잉 충성을 하였건, 사리 사욕에 눈이 멀어 이와 같은 일을 추진하였거나 간에,이번 일이 사실이라면 공영 방송사에 대한 '저들'만의 생각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인 것 같습니다. 현 정부 들어 유령처럼 배회하던 '민영화'는 이제 MBC에게도 불어 닥쳤고,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MBC가 공정성을 회복하려는 노력보다 어떻게든 '꼼수'를 부리려는 행동들이 나타고 있는 것입니다. 


MBC 민영화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민간기업의 돈으로 하는 민영화라면 그것은 반드시 막야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언론의 자본에 종속화가 더 심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민영화를 한다면 얼마 전 '뉴스타파'와 같이 시민이 소유할 수 있는 형태의 지배구조라면 대 찬성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사회가 성숙해져야만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