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까칠한

글로벌 호크 판매 비판, 기사를 쓰려거든 뉴욕타임즈처럼

새해가 밝았습니다. 제야의 종이 울렸고, 새 달력이 나왔으며, 우리는 한살씩 더 먹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겸손해 지고 삶의 지식보다 지혜가 쌓여야 할텐데, 시절이 하 수상하여 예민함과 짜증만이 느는 것 같습니다.


올해 역시 COOL한 무위도식 블로그는 미디어 분야를 주요한 포스팅 주제로 다룰 것이며, 미디어를 언론에만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매체들의 사용법과 진화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까 합니다. 미디어의 총아라고 불리고 있는 SNS 에서도 트위터, 페이스북, 유투브 등에 대한 관찰이 있을 것이고 이것을 담아내고 있는 스마트폰, 테블릿의 진화 과정도 가끔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년 전, 제 블로그에는 이런 글도 있었습니다. 



  


예전 IT 관련 포스팅을 할 때는 전적으로 해외 언론을 의지했습니다. 아이폰의 나라 미국이 스마트폰 혁명을 이끌었고, 영어권 국가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등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였기에 정보의 양과 질을 국내 언론이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환경 차이에서 오는 국내 언론의 뒤처짐은 비난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에 관한 문제에 대해 해외 언론보다 날카롭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취재와 결론을 도출해 낼 때는 실망하고 비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 <사진=US AirForce>]




▲ 글로벌 호크 도입 과연 필요한가?


얼마 전 미국의 '글로벌 호크' 무인 정찰기 도입에 관해서 한바탕 논란이 있었습니다.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라는 주장과 수백KM 밖에 되지 않는 영공을 수천KM를 정찰하는 무인정찰기 도입은 과분하다는 주장이 팽팽이 맞섰습니다. 이것 외에도 2009년 당시 4300억 달러 하던 것을 2012년에 3배가 넘는 약 1조 3000억이라는 판매금액 역시 문제거리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호크는 그 역할과 설계에서 1950년대 개발된 노후한 록히드 U-2기와 비슷하다. 야전지휘관에게 전역(戰域)의 전체적인 상황 정찰과 특정한 목표에 대한 정밀 정찰을 제공할 수 있다. 글로벌 호크는 목표지점에서 오랫동안 체공하며 넓은 지역에 걸쳐 고해상도의 합성개구레이더(合成開口 레이더, Synthetic Aperture Radar, SAR) — 구름층이나 폭풍우를 통과하여 볼 수 있음 — 영상과 전자-광학/적외선(EO/IR)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글로벌 호크는 대규모 전쟁이나 지역분쟁, 위기 상황 등에서 다양한 범위에 걸친 폭넓은 첩보를 수집을 할 수 있다. 정찰능력이 탁월하여 보다 정밀하게 표적를 타격할 수 있게 해주고 아군이 안전하게 방어할 수 있게 해준다고 미 공군은 주장한다.


RQ-4A란 명칭은 "R"은 정찰, "Q"는 무인항공기, 4는 네 번째 시리즈, "A" 또는 "B"는 형식 또는 개량형을 각각 지칭하는 미국방성의 공식 호칭이다. 글로벌 호크는 미국 연방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FAA)으로부터 사전신고없이도 미국 영공의 민간 공로(空路)를 비행할 수 있도록 인증받은 첫 번째 무인 항공기이다. [3] 이 결정은 향후 자동조종 민간항공기를 포함한 무인항공기의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위키백과]




이러한 경우에 미국, 북한, 군사 라는 3가지 단어가 떠오릅니다. 이 3가지 단어는 참으로 어려운 단어입니다. 이것을 잘못 조합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종북좌파로 몰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일단 미국에 반대하면 빨갱이고, 북한을 동정하면 종북이고, 군사 안보를 등한시하면 좌익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올바른 언론, 제대로된 기자가 있다면 글로벌 호크 도입에 대한 득과 실, 그리고 문제점을 깨알같이 취재하여 국민들에게 알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장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아니라면 포기하는 것이고 정말로 필요하다면 구입하는 의사결정의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글로벌 호크 도입과 관련하여 메이저 언론 중에서 비판하거나 문제 삼는 곳이 없었습니다. 소수 언론과 SNS 상에서만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입니다. 




▲ 뉴욕타임즈가 비판하는 글로벌 호크 한국 판매, 정당한 이유들


그런데 놀랍게도 미국의 뉴욕타임즈가 미국 의회의 글로벌 호크 한국 판매가 부당하다는 비판 기사를 실었다고 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기존 가격의 3배가 넘는 바가지 금액으로 한국에 팔아버린다면 국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눈 앞의 이익과 상관 없이  이것이 효과적이지 않으며, 결국에는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다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


내용은 이렇습니다. 정찰 감시 기능이 뛰어난 글로벌 호크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위기 국면에서 돌발적인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주변국인 중국 러시아를 자극하여 무기 도입 경쟁이 일어날 수 있으며,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구속력을 악화시킬 개연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즈 로고]




결국 눈 앞에 보이는 금전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한반도가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가정 하에서 글로벌 호크 한국 판매는 부정적이다 라는 주장입니다. 


저는 뉴욕타임즈의 주장이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국방비 긴축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1조 3000억 짜리 정찰기를 판다면 경쟁국과 군비 경쟁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렇다면 어려운 미국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한 돈이 국방비로 허비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즈는 사사롭게 미국 군수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미래를 위하는 논지로 기사를 쓴 것입니다. 이것이 참다운 언론의 모습이 아닐까요? 미국의 극우주의자들은 국익과 군수 회사의 이익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군수 회사가 비싼 가격에 남의 나라에 정찰기를 팔아 먹는 것은 국가를 위한 행동입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즈는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기사를 싣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이었으면 아마도 뉴욕타임즈는 좌빨 신문이라고 비난을 먹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 내에도 보수 강경파가 있으니 이번 뉴욕타임즈의 글로벌 호크 한국 판매 비판 기사를 어떻게 대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 사실을 말하고, 세상에 대한 고민, 그리고 용기


언론은 사실을 말해야하고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나라와 국민 그리고 인류가 잘사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가감없이 밝힐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올해 2013년에는 용기 있는 언론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뉴욕타임즈 기사처럼 제대로된 기사라 많이 나오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2013/01/02 - [까칠한] - 대안언론 추진, 48%만의 언론이 되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