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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나경원 서울대 교수임명, 대학이 정치인들의 휴식처?

오세훈 전 시장이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이번에는 나경원 전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대 초빙교수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연달아 전해지는 정치인들의 대학 교수 임명 소식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한국 사회의 '정치인'에 깊은 불신에 기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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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 상아탑에 정치인이 왠말인가?

대학은 일명 '상아탑'이라 불리며 속세에서 벗어난 순수 청정지대이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는 학식 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합니다. 단지 지식만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면 대기업 연구소가 적당하지 교수라는 직업에는 사회적으로 바라는 품격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상아탑[] : 1. 속세를 떠나 조용히 들어앉아 오로지 학문이나 예술에만 잠기는 경지난 그러한 생활, 또는 학자들의 현실 도피적이고 관념적인 연구 생활이나 그 연구실

2. 순수 학문을 지향하는 대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출처 : 다음사전]




그래서 토론 프로그램에 대학교수가 패널로 나오면 기업가 또는 정치인보다는 객관적이고 순수한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보겠지라는 기대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상아탑'이라는 대학을 바라보는 저의 기대였습니다.





[출처 : 캠퍼스위크]





▲ 박희태, 오세훈, 나경원 교수 임용

그런데 얼마 전 건국대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석좌교수로 임용하였고, 한양대는 오세훈 전 시장, 서울대는 나경원 전 의원을 교수로 앉힌 것입니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정치인'이라는 것과 이들 모두 정치인으로서 존경보다는 의혹과 혐의에 쌓여있다는 것입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대표적인 친이계 정치인으로서 돈봉투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입니다. 또한 그의 비서는 2011년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의 배후인물로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가 얼마만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지 몰라도 대학 강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어제 청산 결정이 난 용산개발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하는 인물 중에 하나이며, 새빛둥둥섬, 무상급식 투표 등 서울시 예산 낭비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점을 갖게 하는 인물입니다 



2013/04/07 - [까칠한] - 한양대 오세훈 교수임명, 모교에 대한 자부심이 사라졌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자위대 행사 참석, BBK의혹 사건에 대해서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설립했다고만 했지, 내가 설립하였다고 하지는 않았다' 라는 주어가 없다는 황당한 답변, 그리고 장애우 알몸 사진 등 많은 의혹이 있었던 정치인입니다. 




▲ 정치 재개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대학교수 자리는 적절치 않다

이들의 이름 뒤에는 모두 '전'이라는 호칭이 붙습니다. 현재 정치적 타이틀을 가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였고 나머지 두사람은 선거에서 패배하여 일반인으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정치 인생을 내려놓은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정치에서 물러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언제든지 다시 정치로 돌아갈 사람들입니다. 박희태 전 의장은 나이가 있어서 어떨지 몰라도 오세훈, 나경원 전 의원은 정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대학은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순수하게 학문 하는 곳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회는 무척이나 혼탁하고 욕심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이 균형을 맞추려면 종교와 학교는 순수함을 유지하고 정치와 기업은 욕심을 쫓아 세상을 발전 또는 타락시키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치인이 학교에 가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정치 재개를 노리고 있는 인물이 교수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반대로 학교는 자신들의 정치적 인맥을 강화하기 위해 정치인 교수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현장 경험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은퇴 또는 자진 사퇴한 정치인 중에 학식과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강의를 맡겨도 충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을 채용한 대학교의 이유를 보면 모두가 '현장 경험 풍부'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 대학이 정치인들의 휴식처가 되어서는 안된다 

대학은 대학다와야 합니다.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과 지혜에 대한 갈망을 채워줄 좋은 스승을 찾고 선발하는 것이 대학교측의 첫번째 과제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름 있는 정치인을 정교수가 아니라 석좌, 특임, 초빙 교수 등으로 임용하여 강의를 맡기는 것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정치인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하려는 것인지 대학의 진심을 알 수가 없습니다. 요즘 대학들, 언제나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지나친 친절로 밖에는 안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히 반성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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