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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이케아코리아 한국 상륙, 시급 9,200원의 수상한 임금체계

이케아코리아가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광명 1호점이 정식오픈 하기 전에 온라인몰을 먼저 열고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이미 오래전 부터 알고 있었던 이케아였고 한국에도 매장하나 생겼으면 바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가구 전문 유통 공룡 이케아, 한국 상륙 환영만 할 일인가?

이케아는 가구 전문 대형마트로서 양질의 품질과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합니다. 이케아가 상륙한 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가정에 이케아 가구 하나 없는 집이 없을 정도 강력한 시장 점유율을 자랑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가구점에서 백만원을 호가할 것 같은 침대, 쇼파, 식탁 등이 20~30%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이케아 가구는 거의 구매자 직접 조립 형태로 완성품에 비해서 원가 절감의 노력이 집약된 제품들 입니다. 


또하나의 유통 공룡이라고 할 수 있는 이케아가 한국에 상륙한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영세한 국내 가구 제조사와 유통업자들에게는 매우 큰 시련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케아 국내 상륙이 단지 가구 관련 종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열악한 국내 노동 시장에 또하나의 나쁜 사례가 탄생하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감이 생깁니다. 


이케아 국내 상륙은 스웨던의 이케아 본사가 직접 한국에 '이케아코리아'를 설립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국내 대기업과 손잡고 간접 진출 방식을 취하는 것과 달리 이케아는 한국 시장이 돈되는 시장으로 판단하였는지 직접 투자진출을 한 것입니다. 


이케아는 누가 뭐래도 세계적인 성공기업입니다. 가구만 팔아서 2012년 기준 276억 유로(약 37조 8000억), 영업이익이 35억 유로(4조 7000억), 순이익 32억 유로(4조 3000억)의 엄청한 기업입니다. 글로벌 가전 기업인 LG전자가 2012년 기준 연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1조 1000억을 기록하는 것으로 봤을 때 이케아는 가구 전문 기업으로 매출도 크고 이익율도 높은 알짜 기업인 것입니다. 









▲ 이케아의 수상한 임금 조건

그런데 이와같은 글로벌하고 알짜기업인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수상한 임금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케아는 올 12월 광명점 오픈에 앞서 여기에 필요한 직원을 채용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케아는 유독 임금체계에 관해서 비밀로 하는 이상한 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이케아는 먼저 임금이 얼마인지 외부에 절대 노출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면접을 본 당사자에게 합격여부를 2개월 후에나 알려준다고 말하는 등 배려없는 채용절차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원 대부분의 급여를 시급으로 계산하는 황당한 임금체계를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개인의 연봉은 비밀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연봉체계를 비밀로 한다는 것은 자랑스럽지 못한 일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취업 당락 여부를 두 달이 지나서야 알려준다는 것은 일하려는 사람들의 사정을 고려치 않고 오직 기업의 편의만을 생각한 친 기업 정신입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의 급여를 연봉 또는 월급으로 계산치 않고 시급으로 계산하겠다는 심보는 모든 근로자의 비정규직 또는 계약직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정규직도 시급으로 계산, 9200원

물론 시급 설정이 그 나라 실정에 맞는 타당한 금액이라면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케아코리아가 국내 노동 시장을 상대로 제시한 시급은 9200원이 고작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한민국 최저임금 시급 5,580원을 떠올리시는 분들에게 9200원이라고 하면 매우 많은 급여가 아니냐고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급 5,580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고정된 금액입니다. (출처 : 데일리 한국  '시급논란' 이케아 "최저 시급은 9,200원")


대졸 기준 정규직 직원으로서 9,200원을 시급으로 계산한다면 이케아가 제시하는 연봉은 1,840만원이 전부라는 것입니다. 연봉 1,840만원은 국내 잡코리아가 조사한 중소기업 신입연봉 2,331만원 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액수입니다. 


국내 한 일간지는 이케아가 정말로 좋은 기업이고 낮은 연봉 또한 기업의 고유 문화로서 문제는 커녕 이케아를 강하게 만드는 경쟁력이라고 극찬한 기사를 내 보낸 적이 있습니다. 

 





▲ 한국에서만 낮은 임금 

하지만 세계적인 기업이 유독 한국에 와서만 이렇게 가혹한 임금 조건을 노동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언짢은 일입니다. 이케아에 대한 왜곡된 기사를 보면 이케아의 기업 경쟁력이 낮은 임금에서 나온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이케아가 그렇게 연봉을 적게만 주는 기업은 아닙니다. 



  [PAY SCALE. com출처] 



전 세계 기업들의 연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페이스케일 닷컴에 따르면 이케아의 유럽 연봉은 위의 표와 같습니다. 이케아 유럽 기준 매장 직원의 연봉은 최대 19,173 유로(약 2천638만원) 이고 물류 담당 직원 최대 연봉은 58,094유로 (7천 965만원) 정도로 국내 대기업 과장 수준과 동일합니다. 


그런데 이케아는 한국에 들어오면서 처음부터 임금 조건에 대해서 투명하지 않았고 직원 채용 절차 또한 무례하였습니다. 그리고 연봉 수준 역시 최저 수준으로 책정한 것입니다. 




[중국 이케아]




▲ 이케아 임금 조건, 한국 정부는 무관심? 

왜 이와같은 일이 생겨났을까요? 저는 먼저 우리나라 국민들은 부모 없는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이 이케아와 같은 기업이 한국에 들어와서 안하무인 격으로 우리나라 근로자를 홀대하는 원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이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 관리하는 기관과 사회가 공정한지 아닌지 따져보는 행정부서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을 보듬어야 하는 정부가 있구요. 


그런데 일개 해외 기업이 우리나라 정부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국내에 들어와서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노동조건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그들이 보기에 한국 정부의 국민을 대하는 태도, 아니 노동자를 대하는 자세가 담 넘어 불보듯 한다는 것을 간파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이케아와 같이 저렴하면서 질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해외 기업이 국내에 들어온다는 것은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서민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국내에 들어와서 벌어들일 막대한 수익을 그들의 시장 진입 때문에 소외될 사람들을 위해 배분할 수 있는 안전 장치는 마련해 두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국내 영업 활동을 함에 있어서 자국민에 대한 존중과 정당한 대우를 하고 있는지는 정부가 나서서 감시하고 챙겨야 할 일입니다. 




▲ 한국 노동 조건 무시하는 이케아, 한국 실정에 맞게 조정자의 역할, 정부 몫

이케아는 이전에도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에 시급 5,210원에 구직공고를 냈다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최저임금 5,580원보다 370원 낮은 금액입니다. 


고아가 타인으로부터 구박과 설움을 당하는 것은 부모가 없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입니다. 도대체 우리나라 정부는 언제쯤이나 집을 나가서 돌아올 지, 그리고 부당함과 불공정에 허덕이는 국민들을 언제나 보호해 줄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