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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주말에는 마트가서 카트 밀고 영화관 가서 카트 보자

영화 인터스텔라가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는 인셉션에 이은 또하나의 시간과 영상에 대한 이슈를 낳으며 대박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영화가 그것도 조폭(도둑), 스릴러, 코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영화 '카트'입니다. 




 




▲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일어났던 이야기, 좋은 소재, 잔잔한 감동 

저는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다룬 '카트'가 개봉한다고 해서 무명 배우들의 다큐 형식의 지루한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요즘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벅찬 데 영화까지 이런 억울하고 힘든 내용의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은근히 영화관을 피해가려고 했는데 결국엔 아내의 손에 이끌려 개봉 즈음에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감상을 말씀드리면, 억울하고 분해서 풀이 죽고 마음이 꺽이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 이웃, 아니 우리가 몸 담고 사는 공동체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사람들이 서로 돕고 억울한 사연을 세상에 알기면 더디긴 해도 조금씩 희망에 다가갈 수 있겠지 하는 잔잔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익은 유명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스토리 전개, 등장인물들의 자잘한 사연 역시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너무 엄숙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과장되지 않아서 보는 가운데 부담스럽거나 화면을 대하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래간만에 참 좋은 한국 영화가 탄생한 것 같아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는 흐뭇하기까지 했습니다.    









▲ 해외 영화에 밀려 개방횟수 반토막

이렇듯 잔잔한 흥행을 해오던 카트가 주 후반부터 외국 영화들의 공세에 밀려 개봉관 개봉회수가 줄어들면서 하루 관람객 수가 감소했다고합니다. 영화 카트는 11월 13일 개봉 후에 평일 3만 5000 ~ 3만 7000명, 주말 10만 ~13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20일까지 누적관객수 53만 3525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출처 노컷뉴스) 20일(목) 당일 만 해도 전국 508곳 스크린에서 2370회 상영되어 3만 7763명이 관람, 박스오피스 2위에 랭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 후반부터 헝거개임3, 모킹제이, 퓨리 등의 외국영화가 개봉하면서 상영관수가 386개, 상영횟수 1080회로 반토막 나면서 관람객수가 2만 명대로 주저앉았다고 합니다. 









물론 저 역시 영화는 '오락'으로 다가갑니다. 지치고 복잡한 세상에 살면서 주말에 영화 한편으로 심각해지기 싫어진 나이가 된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말씀드렸다시피 영화 카트는 무거운 주제이지만 그리 무겁지 않고, 구질구질하지만 서민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소재를 담담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 좋은 영화란 무엇일까? 

그래서 영화가 주는 오락성도 좋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하고 분노해야할 지점이 어디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행복과 권리를 되찾아올 수 있는지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흥행대박을 치고 있는 인터스텔라와 같은 영화의 주제는 당장의 우리 현실과는 많은 괴리가 있는 '형이상학적' 이야기들입니다. 누군가는 언제가 다가올 미래라고 대단한 가치를 부여하지만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들이 인터스텔라가 다루는 세상을 살아생전 보기에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하여 인터스텔라가 황당한 영화, 의미없는 영화라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스텔라와 같은 영화는 언제나 미국의 영웅이 세상을 구하는 스토리, 조폭들이 나와서 의리 따지는 영화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매우 큰 가치가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진영의 영화가 미래와 시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철학을 담았고 또한 세상에 '인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 고 있기 때문입니다. 









▲ 개봉관은 적어져도 봐야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그러나 제 주장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카트 같은 영화가 인터스텔라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봉 일주일 만에 영화관에서 사라지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같은 흥행 저조가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서 세상이 각박해져서가 아니라 영화관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관점'에 기인한다면 더더욱 안된다는 것입니다. 


영화 '카트'는 분명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심도 불러일으키고 있구요. 얼마나 많은 영화가 소리 소문도 없이 개봉하고 사라지는 데 영화 카트는 제 주변 사람들도 몇 번씩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사회적 의미 뿐만 아니라 시기적인 면에서도 충분한 흥행성을 가지고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제시한 데이타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영횟수는 2370회에서 1080회로 반토막 이상이 났지만 관람객 수는 3만 5천에서 2만 대로 반토막이 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충분한 상영횟수만 보장되면 잔잔한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텐데 기회가 부족하니 자연히 잊혀지는 영화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모든 사진 출처 : 영화 카트 홈페이지]




▲ 좋은 영화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없다는 분들은 영화가 주는 재미,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등의 제법 유명한 배우들의 명 연기가 있어 즐겁고, 사회에 관심 많은 분들은 생각처럼 그렇게 진부하지도 무겁지도 않으니 좋은 관람 시간이될 것입니다 .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많은 가정들이 마트에 가서 시장을 보실텐데 마트에서는 카트를 끄시고 후에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 가서 '카트'를 보는 일도 좋을 듯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주말을 보냈으면 합니다.   


대형마트 강제 휴무를 다루는 언론의 천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