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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박 대통령 사내눈치법과 떼법 근절, 모두가 좋은 말씀이지요?

요즘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 중인 박 대통령이 '사내눈치법'과 '떼법'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22일 '국민행복'을 주제로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6개 정부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 였는데 "경력 단절 방지 등 여성 능력이 국가발전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와 법이 도입됐지만, 이 법보다도 더 높은 위치에 있는 법이 사내눈치법이라고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즉 윗 사람의 눈치가 보여서 잘 만들어진 법과 제도를 못 쓰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이 되는가 검토하라는 내용이었던 듯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사항 법들이 많이 있다" 며 '떼법'이라는 것도 있고 그런 게 다 선진국으로 나가는데 있어서 우리 발목을 잡고 있으니 이런 게 없어져야 선진 대한민국이 탄생할 것이라고 또한 밝혔다고 합니다. (출처)


모두가 좋은 말씀이지요.


휴식을 위해 보장 받은 연가, 월차, 출산휴가 등등 모두 노동자의 생산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삐딱한 경영자의 눈으로 앞에 열거한 모든 것들이 '비생산성'과 연관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요즘 귀가 아프도록 듣는 창조(?)적인 업무 성과는 잘 먹고 잘 쉬는 데 있음을 선진국의 문턱에 와서야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직장은 월급만 많이 주는 직장에서 복지후생이 잘 갖추어졌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되곤 합니다. 그래요 맞습니다. 기존에 있는 제도를 눈치보지 않고 필요한 때와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선진국의 조건입니다.





▲ 사내눈치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이유

 이런 점에서 볼 때, 사내눈치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거 잘 안되고 있어'라고 말할 때에는 상당한 걸림돌이 있는 것이 확실한 것이겠지요? 


사내에서 눈치를 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갑질'의 대상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는 것이죠. 특히 그 갑질의 최고봉이 월급 주는 사장님인 경우 더더욱 눈치를 보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말로 멋지고 훌륭한 사장님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한국은 인색한 사장님, 갑잘대왕 사장님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고 , 특히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존경받는 사장님은 온데간데 없으며 '경제범' 수준의 질타와 비난의 대상이 되고 합니다.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횡포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제도가 미비한 이 나라에서 사업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서 일 것입니다. 대기업의 경우는 정부가 나서서 그들의 탐욕을 제어하기 보다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대기업은 '문어발'경영으로 의리와 양심도 없이 돈을 버는 전 영역을 넘나들고 (얼마 전 신세계 그룹이 호프집까지 오픈하여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합니다 출처) 자신들의 배 채우는 비자금 확보는 거의 세계 수준급 입니다. 하지만 경영이 어려워지면 언제나 노동자의 생산성 운운하며 정리 해고, 비정규직 전환, 임금 삭감이 주된 경영의 해법들입니다. 


이러한 사장님들이 있는 회사에서 '사내눈치법'은 가히 최고의 법으로 불려질 것입니다. 사람의 인격은 일관적입니다. 개 같이 돈을 번 사람이 정승처럼 돈을 쓰는 것은 속담에서의 바램일 뿐 현실에서는 '더럽게' 돈을 버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더럽게' 대하게 됩니다. 단 필요에 의해 자기 측근들만 챙기는 버릇은 예외의 상황입니다. 



 





▲ 관내눈치법은 없는가?

그런데 문제는 정치권이 '사내눈치법'이 사라지도록 "잘 좀 하세요" 하고 기업과 국민에게 요구할 수 있냐는 점입니다. 대기업이 저렇게 왜곡되고 비뚫어진 데는 정치권의 방관과 협조가 일조를 했습니다. 또한 사내눈치만 문제인가요? '관내눈치법'은 얼마나 악명은 높은지요? '누구한테 잘 못보이면 목이 날아간다', '아무개가 실세다' 하는 것은 최근 정권들의 유행어 였습니다. 


국가의 최고 기관부터 '관내눈치법'이 통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사내눈치법'을 척결하라니요? 말은 좋으나 듣는 사람들이 마음을 움직여 솔선수범 따르기에는 역부족인 언행같습니다. 


그러면 함께 언급되었다는 '떼법'은 어떤가요? 이것은 너무나 광범위하지만 사내눈치법이 '갑'이 시정해야하는 법이라면 떼법은 '을' 한테 하는 이야기 같습니다. 다 가진 사람들이 떼를 쓸 일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최근에 가장 큰 '떼' 사건은 생각해 보았는데 슬프게도 '세월호'가 생각났습니다. 


많은 국민이 아직도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고 그 사건의 부당함을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고를 막지도 못했고 사고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으며 사고 이후에도 좀처럼 속시원한 해결은 없었습니다. 무능한 정부의 표본이었죠.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정말 일부였기를 바랍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슬픔은 과잉이고 피해 보상으로 '떼'를 쓴다며 비난의 눈초리로 몰아부쳤습니다. 




[출처 오마이뉴스]





▲ 진보와 보수가 아니라 인간과 짐승

어디선가 읽었던 말 중에 인상 깊게 남았던 말이 있습니다. 자신은 우리나라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져 너무나 첨예한 대립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세월호 사건 이후에 진보와 보수가 아니라 '인간'과 '짐승'의 대립이 아닌가 라고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가족을 잃고 여기에 대한 제대로 해명도 없는 정부에게 철저한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하라는 유족들에게 "떼'를 쓴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입니다. 만약 제 가족이 세월호와 같은 일을 당했더라면 저는 '떼'보다 더 심한 일이라도 했을 것입니다.


세월호 가족들은 정부에게 '떼'를 쓴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요구를 한 것입니다. 그것을 들어주지 않고 사이비 교주 하나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 고작 세월호 책임자 처벌의 전부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간다'는 것도 '떼'로 보일 인간들입니다. 


'떼법'을 논하기 전에 이 나라가 '떼'를 쓰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나라였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어야 합니다. 이러한 고민은 부재한 채, 자꾸만 이유를 사내눈치법, 떼법 등과 같은 외부의 요인에서 찾는 것이 선진국의 문턱에서 발목 잡는 행동인 것입니다.   


누군들 눈치보고 떼 쓰면서 살고 싶겠습니까? 이것이 다 따져보면 잘못된 정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