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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4.29 재보선 사전투표, 관심이 부족하다

오늘은 금요일이었습니다. 주 5일제가 시행되면서 금요일은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 하여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푸는 불같은 요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금요일은 일보다는 놀이, 근심걱정보다는 즐거운 하루로 즐기려고 노력합니다. 

  





▲ 429 재보선 사전투표율 2.61% 매우 저조

오늘은 그런데 금요일이면서 429 재보선 사전 투표가 있었던 날입니다. 재보선은 사고친 국회의원들의 빈 자리를 다시 뽑는 선거일로 광구 서구을, 인천 서구 강화군을, 경기 성남 중원구, 서울 관악구을 이렇게 4곳에만 치뤄지는 선거입니다. 사전투표는 투표 당일 선거를 치룰 수 없는 국민을 위하여 마련된 선거제도로서 이번에는 본 선거(4월 29일) 5일 전에 치뤄졌습니다.  


그리고 방금 전, 하루 일과가 끝나는 시간을 기하여 429 재보선 사전투표가 마감되었습니다. 투표율은 예상과 다르게 무척 저조하여  2.61%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관련기사) 이 수치는 지난 해 730 사전투표 첫날 3.13%보다 0.52 포인트 낮습니다. 


제가 다른 때에 치뤄질 사전투표에 비하여 겨우 0.52% 낮은 것에 대해 '무척 저조'하다고 말한 이유는 지금 선거가 치뤄지는 4월의 분위기 때문입니다. 4월은 대한민국에게 매우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자]







▲ 대한민국에게 4월 잔인한 달

4월 16일은 세월호 1주기 였습니다. 사건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진상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없었고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은 여전히 거리에서 절규 중입니다.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하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관한 정치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또한 4월 9일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었던 (경남기업 회장이라는 호칭은 적절치 않다) 고 성완종씨가 자살하면서 현 정부 실세들에게 돈을 줬다는 유서와 함께 경향신문 녹취록이 함께 폭로되었습니다. 유사 이래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 3명과 총리가 검은 뇌물 의혹에 한꺼번에 걸려들었다는 것이 대단한 정치 이슈 였습니다.


이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치뤄지는 429 재보선에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갖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사전투표율이 예전보다 높기는 커녕 도리어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429 재보선 사전투표율이 예전에 비해 0.52% 떨어졌다는 것은 무척 저조한 투표율이라 평가해도 무방한 것입니다. 





[성완종 리스트 출처 : 경향신문]





▲ 낮은 투표율 : 언론의 침묵과 패배주의

세월호 1주기, 성완종 리스트와 같은 매우 굵직한 정치적 이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무엇을까요? 하나는 언론의 침묵과 상식적 사람들의 패배주의인 것 같습니다. 


오늘 429 재보선 사전투표일임에도 불구하고 포털 사이트 검색어 이슈는 오늘의 날씨, 조희연 교육감, 강용석 등 사전투표와 무관한 것들이었습니다. 그 어떤 언론사도 429 재보선 사전투표에 대해 집중 보도를 하거나 이슈 거리를 찾아다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냥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하루의 뉴스거리로 지나친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치에서는 개판을 치지만 선거에만 나가면 승리를 거머쥐는 새누리당의 높은 벽을 보고 지레 관심을 끊은 듯 합니다. 선거가 좋은 정치인을 지도자로 선출하고 잘못된 정치에 대한 심판의 기능을 해야 하는데 나오기만 하면 새누리에 몰표를 주는 표심은 불가항력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손해'

그러나 언론이 침묵을 한다고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결국 우리만 손해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새누리가 그림 같은 승리를 거둔다해도 언젠가는 패배할 날이 올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완종 리스트에서도 알 수 있지만 거기는 어쩐지 모를 검은 그림자가 언제나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검은 그림자가 정말 악인지 거짓 악인지 조차도 선거를 통해 제대로된 정치인을 뽑아야 판단 가능합니다.


우리가 선거만 제대로 했더라면 세월호 304명 희생자 중에 상당수는 구하지 않았을까요? 또한 때마다 적극 투표했더라면 성완종 전 의원이 유서를 세상에 폭로하는 일은 없었지 않았을까요? 429 재보선 사전투표 투표율이 낮다고 하니 별의별 상상을 다 해보게 됩니다. 


누가 뭐래도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이 행복 추구권도 정치가 올바를 때 제대로 추구할 수 있습니다. 


429 재보선 사전투표는 내일(4월 25일 토요일)도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