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9시 뉴스를 진행하는 여자 아나운서의 빈자리는 동료 아나운서로 대체하여 공백을 느낄 수 없고, 인기 예능프로 1박2일은 선배 PD를 그 자리에 앉혀놔 전혀 티가 나지 않더군요.
[KBS 파업을 알리기 위한 새노조의 거리 선전전은 더운 날씨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원]
결국 소수에 의한 파업은 그 목적하는 바를 얻어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자본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측에 대해 약자일 수 밖에 없는 근로자가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은 다수가 모여 단체 교섭권을 가지는 것 밖에는 없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KBS의 반쪽짜리 파업은 시작부터 어려운 파업이었습니다.
연일 사측은 이번 KBS 새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고 하고 아예 협상 자체를 회피하고 법대로 하자고 주장하던데 , 법원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울고법 “KBS, 새 노조와 단체교섭 해야” - 기사 참조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3주 이상 전체 직원의 4분 1 가량이 파업을 하고 있는 KBS가 전혀 방송에 차질을 빚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KBS의 인력 구조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요? KBS는 공영방송이고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방송사입니다. 그런데 너무나 과다한 인력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청주에서 오신 파업 원정대라고 하네요]
이전 KBS 정연주 사장을 쫓아낼 때 대외적인 이유를 KBS의 적자 경영이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KBS 사장 자리가 민간기업처럼 흑자를 많이 내는 것이 덕목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알권리와 정확한 진실을 보장하는 미디어로서 위로나 아래로나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이 사장의 역할일 것입니다.
그러면 낙하산이라는 비난을 얻고 있는 현재 KBS 사장님도 그리 썩 훌륭한 경영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KBS 경영에 문제가 있나요? 때아닌 시청료 인상안으로 사람들의 반대를 샀고, 현재 새노조의 파업에 대해 잘 대응하지도 못하고, 그리고 새노조 파업으로 직원의 4분의 1이 빠져나갔는데도 멀쩡히 운영되는 방송국이라면 인력구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이겠죠. 이것이 사실이라면 경영상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그런데 정연주 사장 때는 그렇게 엄했던 분들이 지금은 다들 침묵하고 있네요.
[이 분들 광주에서도 가셨습니다]
그리고 인원감축이 필요하다고 하면 얼씨구나 하실 분들이 있을 텐데 인원감축의 대상은 현재 새노조분들을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동료가 자신의 자리를 걸고 파업을 하고 있는데 그 빈자리에 어떤 이유로 간에 올라서서 방송을 하고 있는 대체인원들이 그 인원감축의 대상이되겠죠. 얼마나 할일이 없고 한가했으면 다른 사람의 빈자리까지 도맡아 가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죠? 평소에 하는 일이 없었던 것임에 분명합니다. 그런 분들은 나가주셔야죠.
물론 이것은 저의 억측입니다.^^ 외부대체 인력까지 갖다 쓰고 현재 사측이 이번 파업을 덮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KBS 새노조 조합원 천 명 돌파 ‘초읽기’-기사 참조
[부산 앞바다 : 방송이라는 거대 미디어와 플랜카드 선전전. 어느 것이 더 진실할까요?]
모든 사진 출처 : http://kbsunion.net
저는 일 잘하는 몇사람이 일을 도맡아서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회사보다는 서로서로 나누어가며 많은 사람이 일할 수 있는 회사가 사회적으로 더 건전하다고 봅니다.
KBS파업, 사측의 성의있는 자세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KBS "전체 노조원"은 서로서로 한마음이 되어 원하는 바를 얻어내셨으면 합니다.
지금 KBS에 필요한 것은 예능인, 기능인이 아니라 진정한 방송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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