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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부동산 대책 "무대책"이 대책이다.

부동산 DTI를 놓고 하냐 마냐 연일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DTI의 규제는 우리나라 정책 중에 가장 건전했던 정책이며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지만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와 유럽의 재정 위기에서도 우리나라 재정을 건실히 떠받친 숨은 공신 중에 하나였다고 봅니다.. 물론 이것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그것은 본인의 판단이구요. 

그런데 어제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을 담은 기사가 스쳐가듯 하나 지나가더군요. 일반시민들이 이런 기사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시의적절하지 않아 뒤로 밀린 것인지 오늘 다시 찾는 데 애 먹었습니다.

"집 사지 말고 임대 해서 살아라" 미 국 주 택  정책 개 혁 ( 2 0 1 0년 7 월 2 2 일) - 참조

부동산 대책은 최소한 이런 것이 대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시장'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말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부동산이 '주거'의 개념이 아니라 사고 파는  '상품'의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부동산이 자신의 거처가 되고 가정이 되어 가족들과 생활하고 일터에서 돌아와 쉬는 곳이 아니라 '상품'으로서 사고 팔아 이윤을 남기는 돈버는 대상으로 인식시키게 만든 것이죠 

그래서 요즘은 부동산으로 돈 벌었다고 하면 부끄러워 하지도 미안해 하지도 않고 도리어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복부인

복부인(1980)

  • 감독 : 임권택
  • 생활비 절약 문제를 놓고 남편과 입씨름을 하던 한여사는 운좋게 아파트 입주 청약 신청에 당첨되어 하루 아침에 오백만 원을 번다. 그때부터 .. 더보기

1980년 복부인을 아십니까?

1980년대는 '복부인'이 설쳤던 시대입니다. 그리고 복부인은 남편 몰래 활동했고 동네사람 모르게 투기를 일삼았고 나중에 경찰한테 잡혀갔죠. 그 시대의 복부인은 복덕방(현재의 부동산 중개소를 말함)을 자기 집 처럼 드나들며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버는 사회악으로 간주 되었고 드라마와 영화의 주된 소재였습니다. 그런데 차라리 그때의 '복부인'이 더 양심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잡히면 부끄러워 했고 미안해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이것이 능력있는 사람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고 파는 것에 규제를 없애고 활성화를 시키겠다니 참으로 많은 시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침대가 '과학' 이라면 주택은 '상품'이 아닙니다. 상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 정부가 나서서 그런 생각을 갖지 못하게 하고 정책을 입안하는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동산은 실수요자가 있습니다. 신혼부부, 직장 또는 학교 이전 등등 이사가야 할 이유가 있기에 부동산은 거래되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시세차익을 노리고 대출까지 무한대로 늘려가며 사고 파는 활성화는 재고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상품)을 풍자한 삽화입니다 출처:dyn.politico.com)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의 꽃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입니다. 지금 집이 안 팔린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런데 그것에 접근하는 정치인들의 방식은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집을 마련하고 싶어사는 서민들에게 DTI 규제를 풀어서 쉽게 표현하자면 '빚'을 더내서 그만큼의 부가가치를 더 지불하고 주택을 구입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정신에도 위배되고 형평의 원칙에도 맞지 않으며 건전하지도 않습니다. 

부동산을 '시장'의 논리로 바라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비싸니까 안 사는 것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 왈 '급매물'만 나가고 정상가격으로 내놓으면 나가지 않는다. 그 중개업자는 언어를 잘못 선택한 것입니다. 현재 급매물 가격이 정상 가격이고 정상가격이라고 생각하는 가격이 터무니없는 가격인 것입니다. 예전에 꼭지에 있었을 때 거래가만 기억하고 그것보다 낮으면 '급매물' 가격이라는 생각 자체가 틀려먹은 것이죠.

[이런 집을 원하시나요? 출처 : www.businessweek.com]

부동산은 미국과 같이 '상품'의 개념이 아니라 '임대'의 개념으로 전환시키는 착한 정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면 그냥 무대책으로 있는 것이 진정한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거품은 꺼져야 하고 아직도 끼어 있는 거품을 빚으로 지불하고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악한 행동입니다. 물론 부동산을 상품으로 보는 '시장'에서는 이런 행동을 악하게 보지 않습니다. 판매자의 능력이라고 말하죠

부동산은 이제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본인이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라는 식의 생각도 사라져야 겠죠. 부디 시장에서 형성되는 수요과 공급에 의한 '정상적인' 가격으로 부동산이 거래되는 그날까지 '포에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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