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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CNK주가조작 의혹, 대한민국의 정당성이 흔들린다


보수 언론이 진실을 조작하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축소 은폐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미리 매를 맞거나 부풀려 책임을 다른 곳에 넘기는 방법입니다.

CNK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KBS도 이례적으로 헤드라인 뉴스로 다루고 있고, 조선일보 또한 적극적입니다. 마치 CNK 주가조작 의혹에는 정권이 연루되지 않은 경제 사범만의 작품인 것처럼 자신감이 넘쳐보입니다.

보수 언론의 자신감 넘치는 보도 형태는 얼마 전에 또하나 있었습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이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모습은 정광석과 같은 예리함과 빠르기로 사건을 파헤쳐 나갔습니다. 언론에서 먼저 휘몰아쳤던 결과인지 지금은 약간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 버렸고, 도리어 이제 민주통합당이 쩔쩔매고 있는 것 같습니다.

CNK주가조작 의혹도 언론이 휘몰아치는 강도로 볼 때 무엇인지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CNK 주가 조작 의혹은 다이아몬드 게이트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CNK 라는 조그만 회사가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을 땄다고 본인들이 자랑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외교부가 선전을 해 주었고, 이 소식이 증권 시장에 퍼져 나가며, 3,000원대 하던 주가가 한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무려 18,000원대까지 급등을 하였다는 의혹입니다. 이쯤 되면 돈벌기 참 쉽죠 라는 말이 나올 법 합니다. 미리 이런 정보를 아는 사람이 일천만원을 투자했더라면 한달 안에 5~6천만원을 벌 수 있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 증권 시장에서 돈 벌기란 참 어렵습니다. 특히 개미 투자자라는 개인들은 자금과 정보력에서 외국인들과 국내 기관에 비하여 현저한 열세를 보이며 항상 손실을 보는 축에 섭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악성 작전 세력들의 주가 조작에 휘말리면 아주 큰 손실을 보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그래서 얼마전 금감원이 증권시장에 테마주 위주의 작전 세력을 단속하겠다고 '박멸 작전'까지 들고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CNK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결국 단속해야 하는 것은 외부의 작전 세력은 물론 내부의 외교부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했습니다. 외교부는 CNK인터내셔날이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에 대한 기업 공시를 내기 전에 보도자료를 먼저 배포했다는 이유로 1월 29일 검찰로 부터 압수수색이라는 전대 미문의 모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외교부 압수 수색 출처 : 한겨레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어쩌다가 대한민국의 외교부가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는 것인지 한마디로 엄청 창피합니다. 하지만 이번 CNK 주가 조작 의혹은 창피하다고 덮고 가기엔 사건의 질이 너무나 안 좋습니다.

CNK인터내셔날에 실제로 작전 세력이 있었고 그들이 외교부까지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2011년도 10월 부터 현재까지 세번에 작전을 펼칠 수 있었고 상당한 차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작전 세력의 가상 매수 매도 타임 - 빨간 화살표 :매수. 파랑 화살표 : 매도] 

위 그림은 CNK인터내셔날의 주가 그래프입니다. CNK주가 조작과 관련된 외교부 개입 의혹은 화살표 1번과 2번을 통해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외교부가 보도 자료를 낸 시점 부터 2011년 1월 12일 주가가 최고점에 오를 때가지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이것이 미리 짜여진 각본이었다면 주가를 조작한 사람들은 1번 빨간 화살표 시점에서 주식을 모두 매집 했을 터이고 2번 파란 화살표에서 팔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가상이지만 CNK인터내셔날은 그 이후에도 주가가 가파르게 요동을 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빨간 화살표에서 사고, 파란 화살표에서 팔았다면 주식으로 돈 벌기 참 쉬워지는 것입니다.

[개미 투자자들의 가상 매수 매도 시점  - 빨간 화살표 :매수. 파랑 화살표 : 매도] 

이번 것은 개미 투자자들의 가상 매도 매수 화살표 입니다. 듣고 보도 못한 회사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이아몬드 광산의 채굴권을 땄다는 소식을 듣고 개미 투자자들이 몰렸을 들었을 때는 이미 이곳은 개미들의 무덤이었습니다. 1월 12일 이후 CNK 주식은 7천원대로 반토박이 나 버립니다. 다이아몬드가 실제로 많이 매장되어 있다는 외교부의 보도 자료를 철썩 같이 믿은 투자자가 일천만원을 투자했다고 한다면 500만원을 한두달만에 날려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위 주가 차트에서 가장 마지막 부분 빨간색의 물음표가 문제입니다. 현재 CNK인터내셔날은 7일 연속 하한가를 맞고 있습니다. 만약 CNK 주가 조작의 배후가 있다면 그들은 외교부를 움직일 정도로 용의주도하고 힘 있는 세력이었습니다. 그들이 이번에도 CNK 언론 보도와 검찰의 수사 시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면 이번 역시 당하는 것은 일반 개미 투자자들 뿐인 것입니다. 바로 이점이 CNK주가 조작 의혹의 몸통을 반드시 밝혀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1월 17일 언론 보도 이후 CNK 주가는 7일 연속 하한가를 맞았습니다. 9,140원 하던 주식이 7일만에 2,945원으로 주저 앉았으니 이 주식을 가지고 있었던 개미 투자자들은 아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추리가 가능한 것은 올해 1월 17일 언론 보도가 최초도 아니었고, 특종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작년 8월 11일에 나는 꼼수다 14회에서 CNK 관련 내용이 언급되었고, 충분한 의혹을 제기한 사건이었습니다.
 

2012/01/17 - [까칠한] - 에너지 자원대사 직무정지, 자원 외교의 꼼수? 관련글
쿨한 무위도식에서는 1월 17일 위의 해당 포스팅을 통해 이미 자원 외교의 허상을 지적했다 


아무도 모르던 사건을 언론이 특종으로 터트려서 CNK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이 불거진 것이 아니라 알만한 사람을 다 알고 있었는데
단지 언론에 터트려지는 시점이 올해 초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모르고 있던 개미 투자자들은 외교부의 다이아몬드 보도 자료를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때로 주식 시장에 근원도 모르는 회사가 몇배의 폭등을 하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실체도 없고, 내용도 나쁜 그런 회사가 일부 작전 세력과 결탁하여 벌이는 추악한 짓입니다. 그런 회사에 잘못 투자하여 손실을 본 투자자는 자신의 탐욕을 탓해야 하고, 잘못된 판단력을 반성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CNK 주가 조작 의혹은 엄격힌 말하면 작전이 아니라 외교부가 보도 자료를 통해 이 회사를 띄워준 사건입니다. 개미들이 탐욕에 눈이 어두워 근원도 없는 회사에 묻지마 투자를 한 것도 아니요, 잘못된 투자 판단으로 스스로를 반성할 이유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외교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훌륭한 회사에 투자를 안 하는 것이 바보였으며 그리고 정부 기관의 발표가 설마 거짓이라고 생각이나 했겠냐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이 문장에는 자유 경제 수호와 민주주의가 국가의 근간을 이룬다는 국가 존립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우리는 1026 선관위 디도스 공격을 겪으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근간이 흔들린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가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되어졌다는 의혹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CNK주가조작 의혹을 통해 국가 정당성의 또다른 축인 자유 경제 체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번 CNK주가조작 의혹은 단순한 경제 사범의 주식 시장에서의 작전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코스닥에 상장된 조그만 회사의 주식을 올리기 위해 외교부가 국가의 근간을 흔들면서 까지 무리한 행동을 감행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그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가의 정당성과 맞바꿀만큼의 거대한 탐욕과 불의한 세력이 배후에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번 CNK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은 전모를 밝히고 국민들 앞에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