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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C파업, 여성 아나운서가 주먹을 불끈 쥔 이유?


MBC뉴스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뉴스의 분량도 줄었거니와 9시 뉴스테스크를 맡고 있는 배현진 아나운서는 언제부터인가 앵커 자리에서 사라졌고, 주말 뉴스를 담당했던 문지애 아나운서도 TV에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 MBC의 간판 프로를 진행하던 아나운서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파업 출정식에 참가하고 있는 문지애 아나운서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들은 MBC노동조합이 30일부터 벌이고 있는 전면 파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번 파업은 더이상 MBC 뉴스가 세상 돌아가는 진실을 전할 수 없으며, <피디수첩>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목격자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석고대죄 마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MBC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이 나가지 않는 한 엠비(MB)씨의 엠비시라는 멍에를 벗어날 수 없다'며 퇴로 없는 싸움을 하겠다고 선언하며 이번 파업의 목표점을 명확히 제시하였습니다.


김재철 사장은 낙하산 인사라는 구설수에 올랐고, MBC 노동조합의 판단으로는 그가 취임한 이후 MBC의 언론사로서의 공정성과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런 강도 높은 파업에 연약한 여자 아나운서까지 참여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

한때 방송사는 예능화(?)라는 시대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아나테이너(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를 양성한 적이 있습니다. 이른바 잘 키운 아나운서 한명, 열 연예인 부럽지 않다는 전략으로 언론인 아나운서를 예능인 아나테이너로 전환시키는 시도는 MBC에도 있었습니다 

[2008년 MBC 예능 프로 지피지기를 선전하기 위해 차려 입은 손정은, 최현정, 문지애 아나운서]

이런 지나친 예능화는 찬반 양론을 불러왔고, 결국 여자 아나운서들은 제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안정적인 뉴스 진행으로 현재 MBC의 아침 뉴스인 뉴스투데이를 진행하고 문지애 아나운서 역시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결국 정확한 어휘와 문장으로 진실을 알리는 역할의 아나운서가 웃음과 재미를 전달하는 역할에서 벗어난 사건입니다. 아나운서의 꽃은 올바른 뉴스 전달이지 시청자에게 웃음 전달의 목적이 아닌 것입니다. 그럴 바에야 텔런트 시험과 아나운서 시험을 함께 볼 것이지 굳이 구분하여 언론 고시로 불리는 아나운서 시험과 연기자 시험을 따로 볼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트위터에 MBC 노동조합 총파업 소식을 전하고 있는 손정은 아나운서]
 

아나운서는 예능인이 아닌 분명 언론인입니다. 이번 파업은 뉴스의 공정성이 가장 큰 이슈입니다. 공정하지 않은 뉴스, 진실을 가리는 뉴스, 진실에 침묵하는 뉴스, 중요하지 않은 일에 방방뜨는 뉴스, 이런 모든 문제들이 언론의 공정성에 관한 문제이고 MBC는 이와 같은 문제와 지금까지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MBC노동조합이 고개 숙여 사과하는 장면 출처 : MBC노동조합 홈피]

MBC 노조는 얼마나 언론인으로서 자괴감이 넘쳤으면 스스로 국민께 올바른 뉴스를 전달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석고대죄의 사과문을 발표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MBC 파업은 너무 늦었다는 비판을 받고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강도 높은 자기 반성과 MBC를 새롭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에 많은 분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당성 높은 파업에 여자 아나운서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MBC의 공정성을 담당하는 한명의 언론인들이기 때문입니다

MBC 파업 3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분들은 MBC가 요즘 '조금 이상하다' 생각만 하실 뿐 MBC가 파업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MBC노동조합이 왜 이번 파업을 벌이고 있는지 그 이유까지 아시는 분은 더욱 드물 것입니다.

그러나 MBC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아나운서들이 파업에 참여하였고, 해당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기 시작하면 MBC 파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생길 것이고, 그리고 당당히 이번 파업의 당위성을 설명해 나간다면 승산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MBC 여자 아나운서들도 자신들이 언론인으로서 진실을 밝히는 역할에 동참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이번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파업 참여는 아름답고 의로운 행동이기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끝으로 MBC 노동조합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