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도 높습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등 학창시절 윤리나 세계사 책에서나 보던 저자들의 책이 다시금 읽혀지고 그 가치가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물론 고전을 읽은 이유가 인격적인 것보다 교육적 측면, 경쟁과 지식 확보를 최우선시하는 한국에서의 배움 방식의 일환이라는 것이 조금은 우려스럽지만 고전의 저자가 대부분 철학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손바닥 꾹>
▲ 철학이 빈곤한 시대
지금의 시대는 철학이 빈곤한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지혜와 지식의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며 오직 지식에만 몰두합니다. 지식은 보고 들으면 알 수 있지만 지혜는 사고를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철학은 보고 듣고 사고하며 성찰한 것이 자신의 삶에 행동으로 옮겨져서 깨달았을 때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시대를 철학이 빈곤한 시대라 이야기하는 이유는 잘못된 것을 보고 들으며 그것의 참거짓을 사고할 수 없으며 성찰의 과정은 생략하고 오직 행동으로 옮겨 깨달음이 아니라 경제적 이득만이 삶의 목표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모두다 잘못된 지도자, 정치인, 기업가, 학자와 언론인들이 조화로운 합작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오바마 취임 선서 장면 왼손은 성경에 올라가 있다 ⓒ로이터=뉴시스
▲ 오바마 동성결혼 지지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오바마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대통령직을 선서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당장에 미국의 극우보수층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며 교회로부터도 따돌림 당할 것이 확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은 동성결혼이 종교적 규범보다 개인의 인권이 더 중요하는 판단에서일 것입니다. 물론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에게 어짜피 표를 얻지 못할 오바마가 확실한 자기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선거를 위한 단지 꼼수라기보다는 오바마가 가지고 있는 인권에 대한 철학에서 기인한 것이라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 근거없는 원칙과 철학은 분명히 다르다
왜냐하면 이전의 부시행정부가 어지럽혀 놓은 미국을 추수리느라고 취임 첫해부터 정신 없었던 오바마지만 부자 증세, 의료보험 개혁 등에 관한 의지를 보이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시는 자신의 사리사욕과 표를 얻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재정 파탄이 명백한 의료제도를 통과시키고, 전쟁을 하면서도 세금을 깎아주는 엄청난 원칙주의(?)자였습니다. 그 원칙은 극우보수가 보기에는 철학이 있다고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철학이 아니라 근거 없는 고집이며 탐욕의 정신과정일 뿐입니다.
철학의 인간에 관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위하는 결론이 나지 몇몇 개인의 영달과 탐욕의 결론을 도출하지 않습니다. 결국 빈곤한 철학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며 일개 꼼수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 부시 빈곤한 철학의 대통령
오바마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상관없이 동성결혼 지지를 선언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인권에 대한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이 없다면 사고할 수 없고, 성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의 기득권과 규범들을 개선해 나갈 수 없습니다. 오직 꼼수와 사리사욕에 갖쳐 있었던 부시같은 사람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정치적 선택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시같은 사람은 자신의 이득이 없으면 사고하지 않고, 인권에 대해 고민하거나 개선하려기 보다는 기존의 법치를 그대로 놔두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빈곤한 철학의 결과입니다.
동성결혼은 얼마전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와 레이디가가 내한 공연으로 한국에서는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입니다. 장로 대통령을 만든 이 후, 교만하기 이를 데 없어진 한국의 개신교가 큰소리로 비판했던 내용입니다.
▲ 개신교의 아버지 나라 미국, 한국의 개신교는?
이제 한국 개신교에게는 오바마도 비난의 대상이며 악마의 꼬리표가 붙을 것 같습니다. 물론 오바마가 일개 한국의 개신교 목소리에 움찔할 사람은 아니지만 참으로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장로 대통령이 그렇게 좋아하고 친하려고 노력하는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 한국의 보수단체에게 항상 모국과도 같은 나라 미국, 미국이 개신교의 나라라며 미국을 종교적 우방이 여기는 개신교도들에게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인 것입니다.
자신들이 그렇게 존경하고 사랑해마지 않았던 미국의 개신교 대통령이 자신들이 가장 미워하는 동성애를 인정하고 지지하였습니다. 이들에게는 학생인권조례에서 말하는 인권의 문제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레이디 가가가 말하는 학교 폭력에 대한 저항과 인권에 대한 존중은 별나라 이야기 입니다. 오직 한국의 개신교가 피아식별을 하는 기준은 동성애를 인정하냐 마냐라는 간단한 기준입니다. 나머지 사회의 제현상에 관한 문제는 자신들과 무관한 이야기 입니다.
▲ 자신의 현실과는 무관한 동성애에만 열 올리는 한국이 개신교
한국에서 개신교의 사회참여는 자신의 실제 삶과는 무관한 것에 올인하고, 우리 삶과 밀접한 민간인 사찰, 광우병 쇠고기와 같은 민간한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마치 자신들이 점잖은 것처럼 말이죠. 이것은 종교적 신념은 있을지 모르지만 철학이 빈곤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아마도 오바마를 까야하나 말아야 하나 무척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스스로 판단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것이 옳으냐 안 옳으냐,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의 철학이 있기에 종교적 규범과는 다소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에도 대통령의 종교가 개신교입니다. 이분은 취임이래 항상 법치와 도덕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행복과 권리를 위해 법과 도덕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나름대로 원칙을 가지고 있는 분 같습니다.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법과 도덕을 잘 조정하여 그 뜻을 부합하려 할텐데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 필요한 시대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 우리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수정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정신적 수양이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올해 대선이 치루어집니다. 기존의 대통령들은 모두 개신교입니다. 재미있게도 미국과 한국 모두 개신교 대통령을 원하고 환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신교는 대통령의 조건이 될 수 없습니다. 종교적 신념이 아니라 철학이 있는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어야 국민들이 행복한 것이고, 철학이 있다면 개신교이건 아니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철학 없이 종교적 신념만 갖는 대통령은 국민에게 행복을 주기 쉽지 않다는 우리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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