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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국정원 국정조사, 대한민국의 정치가 국민을 버렸다

본격적인 휴가철입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라는 광고 카피처럼 1년 동안 줄기차게 달려온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달콤한 휴식기간인 것입니다. 그러나 휴가를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름철 관련 장사나 중요한 업무가 여름에 몰려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시즌이 지나고 늦여름이나 가을에 밀려있던 휴가를 떠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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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정조사 며칠이나 했나? 출처 : 오마이뉴스]




▲ 휴가떠난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위원들

그런데 정말로 휴가를 가지 말아야할 사람들이 떠난 경우가 있으니 바로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입니다. 파행에 파행을 거듭한 국정조사는 새누리의 남재준 국정원장 비공개 주장에 따라 보이콧에 들어갔고 양당 간사간 회동에서 특위 위원들 휴가가 끝나는 다음달 5일부터 다시 하기로 했답니다. 


물론 5일부터 하는 국정조사는 국정원장 기조발언만 공개가 되고 모두가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으며 결과보고서 채택일을 12일로 정했기 때문에 정말 며칠 안 남은 국정조사가 되었습니다. 새누리는 처음의 성과(?), 어떻게든 국정원 국정조사를 막아보겠다는 의도를 제대로 성공시키고 있는 것이고 민주당은 국정원 국정조사 하긴 했다는 '경력'으로 뽐낼 수 있게 되었으니 여의도 의원들은 아쉬울 것이 없는 듯 합니다. 그러니 입에서 휴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겠죠


그들이 제정신이었다면 국정원 국정조사가 끝나는 8월 15일에 마무리 짓고 의미있는 휴가를 떠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었습니다. 8월 15일이되면 여름 휴가 막바지이긴 해도 태양은 뜨겁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기입니다. 여름철 수영장, 모기장, 아이스크림 장사도 여름 휴가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한철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휴가 사랑은 말릴 수가 없는 듯 합니다. 








▲ 새누리가 단지 휴가를 위한 휴가를 떠났을까?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목적있는 여름 휴가를 떠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새누리당은 처음부터 국정원 국정조사를 막거나 방해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귀태' 발언, 진선미 김현 특위위원 제척, 국정원장 비공개 등 때마다 트집을 잡고 의사 진행을 방해하였습니다. 며칠 진행되지 않았지만 국정조사장에서도 국민들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쓸데없는 질문과 막무가내 발언으로 국정조사의 질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들이 왜 이렇게 했을까요? 그들은 이번 국정원 국정조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온 몸은 다해 막은 것이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잘 보이기 위해 국민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충성을 바친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정조사 기간에 비친 새누리당의 모습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국정원 국정조사를 막기 위해 국조에 임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과 접근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 모든 것을 건 새누리, 아무것도 걸지 않은 민주당, 승패는?

이에 비하여 민주당은 어떤가요? 새누리 특위위원들이 일부 깨어있는 시민들로부터 갖은 욕을 먹으면서 국정원 국정조사를 방해하는 동안 민주당 특위위원들은 무엇을 걸었나요?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었나요? 국민을 위해 목숨 바쳐 일하겠다는 포부를 실천하기 위해 생명이라도 걸었나요? 민주당은 고귀한 '자기원칙'만 내걸었을 뿐 희생할 각오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은 정치 생명을 걸고 죽기살기로 달려드는데 한쪽에서는 아무것도 희생할 준비도 각오도 없이 자기 과시의 매너리즘에 빠져 국정원 국정조사를 하고 있었으니 승패가 어떨지는 뻔한 것이었습니다. 


민주당의 간사의 발언처럼 현재 민주당의 합의와 선택이 국정원 국정조사라는 소중한 옥동자를 구하기 위한 '솔모몬의 선택'이었다구요? 아니요 민주당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들이 구한다는 옥동자는 이미 눌리고 밟혀서 질식사했는데 솔로몬의 지혜 따위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 대한민국 정치가 국민을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 밖에는 없습니다. 이번 국정원 국정조사를 통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대한민국의 정치가 국민을 버렸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힘'을 제외한 정치권이 국정원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헛된 꿈과 같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의 기대와 아쉬움은 접고 분연히 일어나 촛불을 밝혀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